너무나 슬퍼서 세상에 더 이상 없는 이야기

백승찬 기자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읽을만한 어린이책을 소개하는 ‘찬이 삼촌의 어린이책 맞아요?’ 여섯번째 편이 업데이트됐다.

이번 시간엔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해룡이>(창비)는 지난해 10주기를 맞은 권정생 작가의 단편에 그림을 더한 책이다. 전염병으로 가족을 잃고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는 해룡이가 주인공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해룡이는 선하고 건강한 청년으로 자라나고, 비슷한 처지의 소근네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하지만 어느날 해룡이에겐 누구도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친다. 해룡이는 피할 수 없는 불행 앞에서 남몰래 혼자만의 결단을 내린다.

<해룡이>는 슬픈 이야기다. ‘그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을 내지 않는다. 해룡이가 보여주는 감정은 요즘 세상에선 너무나 희귀해서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귀한 감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왜 읽어야 하나’는 생각이 들다가도, 자꾸만 생각이 나는 책이 <해룡이>다.

<해룡이>(창비)|글 권정생·그림 김세현

<해룡이>(창비)|글 권정생·그림 김세현

<안녕하세요>(그림책공작소)는 작가가 그리다 만듯한 하얀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가 든 빨간 가방만이 사람의 흔적을 보여줄 뿐이다. 남자는 식물을 심고, 공원을 거닐고, 박물관에 간다. 하지만 남자의 몸은 여전히 하얗다. 종반부에 반전이 일어난다. 남자처럼 하얗게 처리한 여자와 우연히 스쳐 지나면서부터다.

글자가 하나도 없이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은유적으로 표현된 하얀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안녕하세요>(그림책공작소)|그림 카타리나 소브럴

<안녕하세요>(그림책공작소)|그림 카타리나 소브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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