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대산문학상에 강성은·최은미·우찬제·조은라·스테판 브와

김유진 기자
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스테판 브와, 조은라(이상 번역), 강성은(시), 최은미(소설), 우찬제(평론). 대산문화재단 제공

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스테판 브와, 조은라(이상 번역), 강성은(시), 최은미(소설), 우찬제(평론). 대산문화재단 제공

제26회 대산문학상 시 부문에 강성은 시인(45)의 <Lo-fi>(문학과지성사)가 선정됐다. 소설 부문에는 최은미 작가(42)의 <아홉번째 파도>(문학동네)가 선정됐다. 평론 부문은 우찬제 서강대 교수(56)의 <애도의 심연>(문학과지성사), 번역 부문은 스테판 브와 홍익대 교수(52)와 조은라 박사(51)의 불역 <La Remontrance du Tigre>(<호질: 박지원 단편선>)가 선정됐다.

5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상자들은 세월호 참사 등 최근 한국 사회를 달군 사건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강성은 시인은 “세월호와 문단내 성폭력을 겪으면서 시를 쓰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내가 써야할 것과 시가 지켜내야 할 것들이 있다는 마음으로 그 시간을 견디며 썼다”고 말했다. 우찬제 교수도 “세월호 이후 문학의 진정한 역할은 존재에 관한 애도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시대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면서 새로운 희망의 원리를 찾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집 <Lo-fi>는 유령이나 좀비 등으로 상징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투명한 언어로 번역한 작품이다. ‘Lo-fi’는 인디 음악가들이 홈레코딩으로 만든 앨범의 저음질을 뜻하는 단어다. 강 시인은 시집 제목과 관련, “시를 쓰는 한 그와 같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은미 작가의 첫 장편인 <아홉번째 파도>는 동해안의 해안도시 척주를 무대로 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주민들의 갈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 병리 현상을 정밀하게 다뤘다. 최 작가는 “중앙이 던지는 돌에 휘둘리면서 동시에 소외되는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소설을 쓰는 일은 타인을 경유해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발표된 한국문학 불역본을 대상으로 시상한 번역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전문학에 상이 수여됐다. 프랑스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 드크레센조(Decrescenzo Editeur)에서 발간된 수상작은 <춘향전> 이래 프랑스에서 나온 유일한 한국 고전문학 번역본으로, 원문의 해학을 살린 번역과 300여개의 주석이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스테판 브와 교수는 “조선의 아웃사이더였던 박지원의 소설에 나오는 하층민 등장인물이나 풍자적 요소에 관심이 많다”며 “중국 고전문학이나 한국 현대문학에 비해 프랑스에서 덜 알려진 고전문학이 더 많이 번역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종합문학상인 대산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천만원이 각각 지급되며, 시상식은 오는 27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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