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중국의 카프카’ 찬쉐, 첫 한국판 작품

고희진 기자
[책과 삶]‘중국의 카프카’ 찬쉐, 첫 한국판 작품

마지막 연인
찬쉐 지음·강영희 옮김
은행나무 | 516쪽 | 1만6000원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며 ‘중국의 카프카’라 불리는 찬쉐의 작품이 한국에서 처음 번역됐다.

소설에는 두 쌍의 부부와 한 쌍의 연인이 등장한다. 의류 회사에서 영업부 매니저로 일하는 존과 아내 마리아, 의류 회사 사장 빈센트와 아내 리사, 이 회사의 고객이자 고무나무 농장 주인 레이건과 농장 일꾼 에다가 그들이다. 모두 관계의 권태를 겪고 있다. 마리아는 소설책 읽기에 몰두하는 존의 성격이 부부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빈센트는 정체불명의 여성과 외도를 한다. 에다는 연인 레이건을 뒤로하고 모처로 숨어 버린다.

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관계의 불협화음을 견딘다. 리사의 출신지로 여행을 간 빈센트가 황량한 거리를 바라보다 생각한다. 자신은 리사를 처음 만났을 때 산뜻하고 아름다운 얼굴에서 그늘을 보기는 했지만, 아무튼 그녀의 내면이 이토록 혹독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의 고향에 오지 않았다면 그녀를 얼마나 이해했을까 싶었다. 또한 이곳에 왔다 한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그녀에게 얼마나 많을까 싶었다.

이들의 관계를 보다보면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여기는 것은 자기 과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인물의 감정이 작가가 창조한 비현실적인 배경에서 오간다. 소설 속에서 현실은 불쑥 꿈속으로 빠져들거나 환상이 현실로 침투하는데, 독특한 매력을 준다.

작가는 1953년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났다. 문화혁명 시기 부모가 극우주의자로 몰려 생이별한 뒤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중국의 토속 문화를 기반으로 단테와 보르헤스, 카프카 등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형성했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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