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작은 독립서점 주인의 ‘생각 책장’

백승찬 기자
[책과 삶]작은 독립서점 주인의 ‘생각 책장’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정수윤 옮김
돌베개 | 248쪽 | 1만6000원

‘Title’(타이틀)은 일본 도쿄 서쪽 외곽 오기쿠보에 있는 독립서점이다. 대형 서점 리브로에서 20년 가까이 일한 쓰지야마 요시오가 2016년 1월 독립해 연 곳이다. 낮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손님 몇 명이 들어오면 움직일 공간이 없는 작은 서점이다. 책을 나르는 택배기사를 빼고는 별다른 손님이 없는 날이 있을 정도로 한적한 곳이기도 하다.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은 이 작은 독립서점의 주인장이 조곤조곤 풀어놓은 이야기다. 서점 역시 식당, 옷가게,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돈을 받고 무언가를 파는 곳일 테지만, 서점에는 이곳들과 다른 점이 있다. “책을 파는 일은 물건을 취급하는 일인 동시에, 물건에 실린 사상을 취급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작은 서점인 타이틀에 세상 모든 책이 들어올 수 없으므로, 저자는 서점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서점에 놓인 책과 파는 사람의 생각에 균열이 생기면, 매장은 엉망이 된다.

거리에 상점을 낸다는 것은 예상 못한 손님의 방문을 허용한다는 뜻이다. 즉 “싫든 좋든 나와 ‘약간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물론 이상한 손님이 들를 때도 있지만, 이 상황을 견딜 수 없다면 상점을 차려선 안 된다. 낯선 손님을 만난다는 건 어쩌면 “들어본 적 없는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 이해하기 쉬운 책을 고를 게 아니라, 낯설더라도 몰랐던 지식·감정을 다룬 책을 읽는다면 세계에 대한 인식의 해상도는 한층 올라갈 수 있다. 저자는 “서점 서가에 늘어선 모르는 책은 벽이 아니다. 그것은 끝없이 풍부한 세계”라고 말한다.

이웃 나라 이야기지만, 한국 독립서점에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담았다. 타이틀과 그 주변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담은 사진들도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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