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작은 타임머신 ‘책’

김종목 기자
[책과 책 사이]실로 작은 타임머신 ‘책’

책과 독서를 두고 나온 명언이 많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책보다 충실한 친구는 없다”고 했다. “독서 습관을 붙이는 것은 삶의 온갖 비참한 일에서 벗어날 대피소를 짓는 일이다.” 서머싯 몸의 말이다. 최상급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 같다. “나는 천국이 도서관일 것이라고 늘 상상해왔다.”

작가나 애서가라면 책과 독서를 두고 정의를 내리기 마련이다. <서평가의 독서법>(김영선 옮김, 돌베개) 저자 미치코 가쿠타니는 “종이, 잉크, 접착제, 실, 판지, 천 또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벽돌 크기의 이 마술 같은 물건은 실로 작은 타임머신”이라고 말한다. 책은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 역사의 교훈”을 배우게 해준다. “우리가 만날 일 없을 남자와 여자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즈, 중간계, 나니아, 원더랜드 같은 허구의 세계”로 데려간다.

가쿠타니는 어린 시절 “도피이자 안식”으로 책 읽기를 시작했다. 더 자란 뒤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는지 알고 싶어” 계속 읽었다. 1998년 비평으로 퓰리처상을 받으며 ‘영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 반열에 올랐다.

실력과 명성을 겸비한 서평가의 책은 “분명하거나 은밀한 방식으로 우리의 스토리텔링에 계속 영향을 끼치는” <오디세이아>부터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는” 현대 디스토피아 소설 <시녀 이야기>까지 고전과 현대 작품을 아우른다. 회고록과 기술, 정치, 문화 논픽션을 포함해 99편의 서평을 실었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이민자 정체성’을 지닌 가쿠타니는 미국의 인종, 계급, 종교, 정치 문제도 들여다본다. 서평집은 인문교양서로, 시사 평론집으로도 읽을 수 있다. 서평가 정희진은 “한 권의 책을 여러 권으로 증폭하고, 융합의 세계로 이끈다”며 추천한다. 그가 추천에서 내린 정의는 다음과 같다. “독서만큼 가성비 높은 인간 행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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