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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람들은 왜 꼼장어를 먹었을까·· 인문학자가 알려주는 ‘부산미각’

이혜인 기자

한국인들이 꼼장어를 본격적으로 먹은 것은 근대 이후로 추정된다. 뱀장어나 갯장어에 관한 기록에 비해 꼼장어와 관련된 고문헌 기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의 대표 명물인 꼼장어를 이 지역 사람들이 먹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 때다. 당시 일본인들은 꼼장어의 부드럽고 질긴 껍질을 나막신 끈이나 모자 테두리 등으로 애용했다. 일본인들은 부산 광복동 일대에 있던 꼼장어 피혁공장에서 가죽만 취하고, 꼼장어 고기를 버리거나 헐값에 팔아넘겼다. 이를 조선인들이 사와서 허기를 면하려 구워 먹던 것이 지금의 자갈치 시장을 중심으로 한 꼼장어 구이의 시초다.

나도원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강의교수는 책 <부산미각> 중 꼼장어 식문화를 소개한 글에서 “옛날에는 버려지던 꼼장어가 요즘은 장어보다 귀한 취급을 받으니 참 격세지감”이라며 “꼼장어처럼 역사와 시대의 굴곡을 따라 쓸모 있고 없고를 반복한 물고기가 또 있을까”라며 생각에 잠긴다.

재첩국, 돼지국밥, 꼼장어, 낙지, 밀면… 부산지역 대표 음식들에는 이야기가 있다. 부산포라는 작은 어촌마을이었던 부산에는 개항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이주민과 피란민이 모여 다채로운 음식문화를 만들었다. 최근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부산미각>은 부산에 오래 살며 부산 음식을 먹고 자란 인문학자 열네 명이 ‘부산의 맛’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재첩국에 얽힌 ‘재치국 아지매’의 이야기, ‘경상도 냉면’이라 불린 밀면에 얽힌 피란민의 애환 등 부산지역 사람들의 삶을 통해 부산의 로컬 푸드에 대해 소개한다.

책은 최진아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등 주로 부산지역에서 강의하고 공부하는 학자들이 함께 썼다. 2019년에 한국중국소설학회 활동 인문학자들과 함께 중국 역사와 문학 속에 얽힌 음식 이야기 <중화미각>을 썼던 최 교수가 이번에는 부산에 관심을 가진 것이 계기가 됐다. 최 교수가 부산대에 자리를 잡으면서 부산 지역 학자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음식 사교 클럽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책 집필까지 이어졌다. 구민정 문학동네 논픽션 편집팀장은 “최 교수님과 저는 기본적으로 먹으면 뭐든지 해결된다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이”라며 “맛있는 것을 먹는 중에 자연스럽게 나온 역사와 인문학 이야기를 책으로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출간 배경을 밝혔다.

부산미각. 문학동네 제공

부산미각.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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