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사랑의 재료로 나의 삶을 꾸려가겠다”

박송이 기자
[금요일의 문장]“내가 받은 사랑의 재료로 나의 삶을 꾸려가겠다”
“삶의 경험들을 재료로”에 밑줄. 나는 잠시 밑줄 아래 작은 화살표를 그려넣고 책의 문장을 바꿔보았다. 내가 받은 사랑의 재료로 나의 삶을 꾸려가겠다, 라고. 손에 잡히는 대로 재료로 삼지 않고 사랑의 재료를 알아보고 골라 쓰겠다는 다짐이었다. <우리의 여름에게>(창비)

저자가 받은 “사랑의 재료”는 할머니가 준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한 후 할머니 곁에서 자랐다. 무엇이든 혼자 잘해냈지만, 유독 머리 감기만은 무서웠다. 할머니는 열한 살 손녀를 품에 안고 머리를 감긴다. 어느 날은 왜 머리 감는 걸 무서워하냐며 혼을 내고 또 어느 날은 달래도 보면서. 저자는 할머니가 준 “사랑의 재료”가 “인내의 마음”이었다고 말한다. 그저 참는 마음이 아니라 믿음의 다른 말. “대책 없고 허망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나 혼자 머리를 감는 날이 올 거라는 믿음…곧 그리될 것이기에 지치지 않고 반복했던 믿음이라고.”

할머니가 준 “사랑의 재료”들은 다른 경험들마저도 다시 쓰게 만든다. “나의 몸, 나의 말, 때때로 나의 밤이 되어 내내 나와 함께할 사랑의 재료들. 이 생각의 끝에는 내게 나쁜 것을 던지고 유유히 사라진 사람들마저 연민할 수 있을 것 같다. 멈춰서게 하는 나쁜 기억들에 밑줄을 긋고 화살표를 달아 이전보다 더 많은 말을 이어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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