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삶의 난제를 형태로 만들어가는 게 인생

박송이 기자
[금요일의 문장]끝없는 삶의 난제를 형태로 만들어가는 게 인생

유명한 수학 상수인 파이는 원의 지름에 대한 원주의 비율로, 참으로 매혹적인 숫자다. 그리고 파이 파텔이 말했듯이, 이 숫자는 영원히 계속된다. 파이는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다. 끝이 없으니 딱 떨어지는 분수나 소수로 적을 수도 없다. 주인공의 이름에 빗댄 ‘무리수 파이’에 대한 생각이 바로 이 소설의 핵심 주제다.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미래의 창)

부커상 수상작인 소설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바다에서 조난당한 소년이 벵골 호랑이와 구명정에서 227일을 표류하며 살아남는 이야기다. 주인공의 별명인 ‘파이(Pi)’는 원주율을 말할 때 쓰는 바로 그 파이(π)다. 수학자 새러 하트는 주인공의 이름에 빗댄 ‘무리수 파이’에 대한 생각이 바로 이 소설의 핵심 주제라고 말한다.

바다에서 표류하다 살아남은 파이의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일까. 파이가 망망대해를 떠돌 때, 무작위처럼 보이는 π의 자릿수들이 해수면에 울려 퍼진다. 이는 파이의 이야기 뒤에 숨은 끔찍한 혼돈에 대한 은유처럼 읽힌다. 파이는 이 불가해한 자신의 경험이 의미 있는 형태가 되기를 갈망하며, ‘이야기’를 통해 ‘무리수’를 ‘유리수’로 만드는 불가능으로 나아간다.


Today`s HOT
캄보디아 농부들의 결실, 벼 수확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집단 축제 중국 국제 항공우주 전시회 파나마시티에서 관찰되는 동물들
파이널 테니스 경기 승리자,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 매스추세츠주에서 열린 미국 교사들의 집회
나스카 컵 자동차 경주 승리자, 조이 로가노 미국의 재향군인의 날
레바논 알마트의 구조현장 퍼스에서 열린 해양 포유류 생물학 학술대회 멕시코시티에서 공연하는 최다 수의 뮤지션들 베를린 장벽 35년을 기억하는 박물관의 모습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