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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크라바트 外
    [새책]크라바트 外

    크라바트소년 크라바트가 마술사의 방앗간에서 자유를 찾기 위해 마술 대결을 펼치며 성장하는 이야기. 18세기 초 소르브족(독일 소수민족) 전설을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안데르센상 등을 수상한 아동문학 거장.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헤르베르트 홀칭 그림. 박민수 옮김. 비룡소. 1만8000원일요일의 예술가‘일요일의 예술가’란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의 별명인 ‘일요일의 화가’에서 온 것으로 평일에는 본업에 종사하다가 주말에만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화가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등단 후에도 번역이 본업이 된 시인의 마음이 담긴 제목이다. 총 57편의 시가 담겼다. 황유원 지음. 난다. 1만3000원나를 지켜줘 아니면 나를 죽여줘외과의사인 폴 가셰는 평생 실용과 합리만을 좇아 살며 예술은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 우연히 마주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퍼포먼스는 그의 세계를 뒤흔든다. 예술은 삶을 바꿀 수 있는가를 묻는...

    2025.11.06 22:43

  • [책과 삶]한낱 벌레?…지구의 가장 성공적 정착자
    [책과 삶]한낱 벌레?…지구의 가장 성공적 정착자

    도심 속 삶이 익숙해진 대다수 사람들은 곤충을 불청객으로 여긴다. 과일에 꼬인 초파리나, 반려견 몸에 붙은 벼룩, 저녁 가로등 아래 나방들까지. 곤충은 자주 마주치지만 그다지 가까워지거나 알고 싶은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곤충들을 연구하는 데 한평생을 바쳐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는 이들도 있다.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온 생물이자, 가장 많은 개체 수를 차지하는 생물 종이다. 전 세계 포유류가 6500여종인 데 반해, 곤충은 현재까지 보고된 수만 100만종에 달한다. 보고되지 않은 종까지 합하면 22억종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지구 내 거의 모든 환경을 견디고 있는 곤충은 다양한 환경만큼 다채로운 방식으로 진화했다. 저자는 각각의 곤충이 가진 특성을 잘 살펴 연구한다면, 인류의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예를 들어 벼룩이 높게 뛰어오를 수 있는 원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신체 이식이 가능한 신소재를 발견했고, 노랑초파리의...

    2025.11.06 22:42

  • [책과 삶]인간 진화의 핵심, ‘목’에 힘 좀 줘도 되는 이유
    [책과 삶]인간 진화의 핵심, ‘목’에 힘 좀 줘도 되는 이유

    머리와 몸을 잇는 짧은 통로, 목은 우리 몸에서 1%도 차지하지 않는 작은 부위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천 번 근육을 수축해 온갖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이고, 산소 공급과 감각 전달의 통로로 생명을 유지한다. 성대를 울려 발성을 담당하며 인간을 소통하는 존재로 진화하게 한 핵심 기관이기도 하다.인간의 목은 동물들의 그것과 다른 형태로 발달했다. 기린이나 말, 거위와 같은 동물들에 비해 인간의 목이 짧고 가는 이유는 손재주를 가진 덕이다. 땅바닥이나 나무 열매에 목을 뻗어 음식을 먹는 동물들과 달리 손으로 물체를 집어 올리는 인간에겐 긴 목이 필요 없었다.<목 이야기>는 오로지 목을 통해 인간을 탐구한 책이다. 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해부학과 고생물학, 인류학, 정치학, 예술사를 넘나들며 목이 인류의 진화와 생존, 관계와 감정 표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파헤친다.진화라는 과학적 개념이 등장하기 전, 목은...

    2025.11.06 22:40

  • [책과 삶]지역의 삶 듣고 기록하고 지키는 보루
    [책과 삶]지역의 삶 듣고 기록하고 지키는 보루

    사람과 시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반면 그 외 지방에서는 줄어드는 현실. 전 일본 총무성 대신 마스다 히로야의 저서 제목이기도 한 ‘지방소멸’로 표현된다. 언론 비평 매체 미디어오늘에서 지역 언론사를 취재했던 저자는 “취재한 지역들은 매일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어떤 지역을 ‘소멸’이라는 단어로 묘사하는 일은 무심하고 폭력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책은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지역 언론사 19곳을 저자가 2022년 7월부터 약 2년간 취재하고 연재해 낸 결과다.국내의 소위 ‘주요 언론사’는 서울에 근거지를 두고 서울에 집중된 정치·경제권력의 이야기를 좇는다. 큰 사건·사고나 행사가 아니면 지역 소식은 부수적으로 다뤄질 때가 많다. 책에서 소개하는 지역 언론은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지역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오랜 시간 진득하게 조명하기도 한다. 주요 언론사들도 해야 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들이다.서울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

    2025.11.06 22:38

  • [책과 삶]인공 태양·로봇…기술이 그려낼 미래, 인간을 묻다
    [책과 삶]인공 태양·로봇…기술이 그려낼 미래, 인간을 묻다

    작가 장강명은 자신을 ‘단행본 저술업자’라고 소개한다. 소개에 걸맞게 올해도 그의 이름이 찍힌 단행본이 여럿 나왔다. 앤솔러지 세 편, 짧은 소설집 한 편, 논픽션 한 편이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지난 6월 출간된 논픽션 <먼저 온 미래>다. 전현직 프로 바둑기사 29명과 관련 전문가 6인을 인터뷰해 인공지능(AI)이 바둑산업의 생태계를 어떻게 재편했는지를 기록한 책은 과학기술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진단한다. 두 달 뒤 짧은 소설 스무 편을 담은 <종말까지 다섯 걸음>을 통해 저자는 종말이 확정된 세계를 배경으로 마지막 날을 기다리는 인류의 모습을 그린다. 두 작품에서 각각 우리 곁에 다가온 미래를 현실에 기반한 르포르타주와 상상에 기반한 소설들로 그려낸 장강명이 또다시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을 들고나왔다. 이번엔 한·중·일에서 활동하는 8명의 소설가를 모아 SF 소설집을 기획했다. <멋진 실리콘 세계>다.장강...

    2025.11.06 22:38

  • [새책]생로병사 삼국지 外
    [새책]생로병사 삼국지 外

    생로병사 삼국지<삼국지>에 깊이 빠진 두 저자가 의기투합해 <삼국지> 속 인물들을 질병의 프리즘으로 해석한 책이다. 관우의 자기애성 성격장애, 손책의 경계성 성격장애, 조조의 두풍(중풍) 등 질병이 정치와 전쟁에 미친 영향을 살핀다. 유수연·정미현 지음. 에이도스. 1만7000원기후의 과학마나베 슈쿠로는 인간 활동과 지구 기후변화의 관계성을 물리학적 모형 연구를 통해 입증해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가 직접 참여한 연구와 기후과학의 역사를 담았다. 럿거스대 대기과학 석좌교수 앤서니 브로콜리가 공저했다. 김희봉 옮김. 사이언스북스. 3만3000원엇박자의 마디저자는 한국계 바이올린 연주자다. 무대공포증으로 20년간 해왔던 음악을 그만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클래식 전공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 한국계 이민자의 애환, 가족 이야기 등을 풀어냈다. 2022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내털리 호지스 지음. 송예슬 ...

    2025.11.06 22:35

  • [금요일의 문장]관객이 단 한 명뿐일지라도 매료시킨다는 마음가짐
    [금요일의 문장]관객이 단 한 명뿐일지라도 매료시킨다는 마음가짐

    “‘가부키 배우라는 사람들은 이런 지루한 공연을 진심으로 대단한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냐고.’…당시 가부키 순회공연은 역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무대에 선 키쿠오는 비록 관객이 단 한 명뿐일지라도 그 한 사람을 꼼짝 못 하게 매료시킨다는 마음가짐이었기에 당연히 설렁설렁할 만큼의 여유나 게으름은 없었습니다.” <국보>, 하빌리스2025년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국보>가 관객 천만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일본 전통문화를 대표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잊혀 가는 ‘가부키’를 소재로 한 영화는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연재된 작품은 단행본도 100만부 이상 팔리는 인기를 얻었다. 작가는 작품을 위해 가부키 극단에서 3년간 검은 옷을 입고 배우를 돕거나 소품을 옮기는 역할을 하는 ‘쿠로코’를 담당했다고 한다. 소설에서 야쿠자 가문에서 태어난 주인공 키쿠오는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가부키로 ...

    2025.11.06 22:33

  • [그림책]그렇게 우리 광장에 함께 앉아 이겨냈다
    [그림책]그렇게 우리 광장에 함께 앉아 이겨냈다

    책상에서 밤새워 공부하는 수험생,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잠긴 수도승, 매일 같은 자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이들 모두 ‘엉덩이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다. 엉덩이 싸움은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며 가장 조용한 저항이기도 하다.작가 둘채는 엉덩이 싸움을 시작한 한 소녀의 투쟁을 오직 검은 펜 선으로 따라간다. ‘앉아있기’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소녀는 대통령의 ‘앉기 금지’ 선포를 맞닥뜨린다. 그러곤 앉을 권리를 되찾으려 광장에 앉는다. 이미 많은 동지가 “서있기를 거부한다” “앉는 게 뭐 어때서”가 적힌 팻말을 들고 앉아 있다. 작가는 폭력 대신 평화를 선택한 삽화 속 시민들을 둥글고 부드러운 그림체로 그려냈다.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휠체어, 안락의자, 바퀴 의자 등 다양한 의자에 올라타 신나게 레이싱을 하기도 한다. 마냥 진지하기만 한 ‘의자 시위’가 아닌, 새로운 문화로서의 시위 현장인 셈이다. 거센 눈발과 추위를 막을 길이 없는 날엔 반짝이는 은...

    2025.11.06 22:29

  • [책과 삶]나쁜 세상을 감각하고 싸우는 자의 힘 ‘연대’
    [책과 삶]나쁜 세상을 감각하고 싸우는 자의 힘 ‘연대’

    저자는 방송을 통해 화력발전소 참사로 숨진 청년 노동자의 모친이 인권 시위 현장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 활동가가 해줬던 말을 떠올렸다고 한다. “인권운동을 하며 가장 울컥할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전까지 한 번도 거리에 나설 일 없던 사람들이 치열한 시위 현장 한복판에 서는 걸 볼 때예요.”이 책은 인간의 존엄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하는 ‘인권교양서’이다. “일상을 그저 성실히 살아가던 이들이 거대하고 구조적인 혐오, 차별, 폭력을 고발하며 길 위에 서기까지의 힘. 나쁜 세상을 감각하고, 울고, 마침내 문을 나서기까지의 서사”에 시선을 두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연대의 본질을 탐색한다.인권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나쁜 세상’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해 약자와 소수자 담론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교차되고 연결되는지를 다룬다. 혐오, 범죄화, 낙인, 배제 등 ‘나쁜 세상’이 발현되는 기저를 탐구...

    2025.11.06 22:28

  • [책과 삶]딸 잃은 엄마는 왜 직접 ‘마약 카르텔’을 쫓았나
    [책과 삶]딸 잃은 엄마는 왜 직접 ‘마약 카르텔’을 쫓았나

    두려움이란 말 따위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동아시아 | 424쪽 | 2만원미리암 로드리게스(1960~2017)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동부 타마울리파스주의 작은 농업 도시 산페르난도에서 자랐다. 세 살 많은 건장한 남자 루이스 살리나스와 10대 후반에 결혼했다. 대학에는 가지 못했지만 농무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1977년 딸 아잘리아를, 1982년에는 아들 루이스 엑토르를 낳았다. 농무부 공무원을 그만둔 다음해인 1992년 태어난 막내딸 카렌은 가족의 마스코트였다.미리암은 2000년대 중반 체중이 150킬로그램까지 불어났지만 위 우회 수술을 통해 90킬로그램을 감량하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남편과 함께 운영하던 가게도 잘 돌아갔다. 남편의 고질적인 외도와 그 반작용으로 엇나가기 시작한 카렌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 2014년 1월24일 카렌이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에게 납치되기 전까지는.뉴욕타임스 멕시코 특파원을 지낸 ...

    2025.11.06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