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기사

  •  윤동주 시에 나오는 ‘순이’는 누구였을까···창작을 멈춘 1년의 행적

    윤동주 시에 나오는 ‘순이’는 누구였을까···창작을 멈춘 1년의 행적

    윤동주 시인은 왜 1년 넘는 시간 동안 시를 쓰지 않았을까. 창작이 멈춘 그 시기, 그는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길을 걸었을까. 기성 문단의 문예지에 단 한 번도 작품을 발표한 적이 없던 그가 지금까지 저항 시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올해는 윤동주(1917~1945) 시인 서거 80주기가 되는 해이다. 기일인 16일을 전후해 그의 시와 생애를 새롭게 조명하는 책들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최근 출간된 <윤동주-문학지도, 걸어가야겠다>(아르테)는 윤동주 시인의 삶과 문학을 공간의 관점에서 탐구한 책이다. 윤동주를 주제로 여러 권의 저서를 낸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쓴 책으로 이번 책에서는 시인이 살아가며 사랑했던 공간들과 그가 꿈꾸던 유토피아적 장소를 작품과 연결해 분석했다. ‘사랑의 전당’ ‘사랑스러운 추억’ ‘별 헤는 밤’ 등의 시를 공간적 요소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점이 특징이다.특히, 1939년 9월부터...
  •  ‘식민의 상처’부터 ‘로맨스’까지…필리핀 소설, 한국 독자 만난다

    ‘식민의 상처’부터 ‘로맨스’까지…필리핀 소설, 한국 독자 만난다

    “문학적으로 한국과 필리핀은 비슷한 요소가 많습니다. 필리핀 문학에도 한국의 고전 소설에 등장하는 구미호 같은 상상의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또 식민지나 전쟁 같은 역사적 아픔을 작품 속에 녹여내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도 많이 닮았습니다.”필리핀의 국민 작가로 불리는 닉 호아킨(1917~2004)과 주목받는 신진 작가 미카 드 리언(37)의 소설이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로 출간됐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주최로 14일 서울 중구 한국국제교류재단(KF)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출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리아 테레사 B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필리핀 문학이 국내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 마리아 주한 필리핀 대사, 작가 미카 드 리언 등이 참석해 출간 도서를 소개하고 총서 발간의 의미 등을 밝혔다.이번에 출간된 책은 필리핀의 역사와...
  •  [책과 삶] 시각장애인의 시선으로 세상에 대한 감각, 세밀하게 형상화
    책과 삶

    시각장애인의 시선으로 세상에 대한 감각, 세밀하게 형상화

    무지개 눈| 김숨 지음 |민음사 |236쪽 |1만7000원“내가 보고 있던 무지개가 하늘에 뜬 무지개가 아니라는 걸, 내 흔들리는 눈동자에 뜬 무지개라는 걸 나는 도에게 말하지 않았다. 내 오른쪽 눈동자에 눈물이 고이고 햇빛이 사선으로 비쳐 들면 무지개가 뜬다. 눈동자가 진동 속에 있는데다 사시여서, 햇빛이 눈동자에 맺힌 눈물방울을 통과할 때 굴절과 반사가 일어나며 무지개가 뜨는 걸 거다.”김숨 작가의 연작소설집 <무지개 눈>이 출간됐다. 다섯 명의 시각장애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들의 감각적 경험과 내면을 세밀하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선천성 전맹, 저시력에서 후천성 전맹으로 변한 사람, 전맹과 지체장애를 함께 가진 중복장애인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인물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각 작품마다 한 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감각이 생생하게 드러나면서, 단일한 개념으로 인식되던 장애는...
  •  [책과 삶] 핵무기가 초래할 ‘인류 절멸’···72분 만에 수십억 사망
    책과 삶

    핵무기가 초래할 ‘인류 절멸’···72분 만에 수십억 사망

    북한이 미국 워싱턴 외곽에 있는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을 겨냥해 1메가톤급 열핵폭탄(수소폭탄)을 발사했다고 가정해보자. 미국의 방어망이 요격에 실패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열핵폭탄은 섭씨 1억도가 넘는 열을 내며 폭발한다. 1억도는 태양 중심부보다 4~5배 더 높은 온도다. 60만제곱미터 규모의 펜타곤 건물이 최초의 섬광과 열로 인해 먼지가 된다. 직원 2만7000명은 즉사한다. 펜타콘 인근의 건물은 해체되고 사람들은 까맣게 불타버린다. 동쪽으로 4킬로미터 떨어진 야구장에서 야구 경기를 보던 관중 3만5000명의 몸에도 불이 붙는다. 이 관중들은 살아남더라도 극심한 3도 화상에 시달릴 운명이다. 3도 화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지절단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핵미사일이 폭발한 지 불과 3초 만에 벌어질 일들이다. 2분이 지나기 전에 100만명 이상이 사망한다. 핵미사일이 떨어진 그라운드 제로에서 16~19킬로미터 떨어진 구역에서는 불 붙은 새들이 비처럼 떨어져내...
  •  [새책]민낯의 삶 外
    새책

    민낯의 삶 外

    민낯의 삶탈식민주의 문학의 선구자이자 대안 노벨 문학상인 뉴아카데미문학상을 수상한 마리즈 콩데(1937~2024)의 자전에세이. 첫아이를 출산하고 작가로 성장해나가는 청장년기의 삶과 고향을 떠나 자신의 뿌리를 찾으러 갔던 아프리카에서의 여정을 그렸다. 정혜용 옮김. 문학동네. 1만7000원우리 집에 왜 왔어?<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로 잘 알려진 정해연 작가의 소설집. ‘가족’이라는 주제로 연결된 3편의 수록작이 실렸다. 가족에 대한 욕망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애정이 잘못된 선택의 개연성으로 작용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허블. 1만5000원영원에 빚을 져서자신만의 확고한 문학세계로 지난해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작가로 선정되는 등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예소연 작가의 중편소설. 한 친구의 실종소식으로 시작되는,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
  •  [책과 삶] 떡잎부터 달랐던 빌 게이츠 성공은 ‘운’이었을까?
    책과 삶

    떡잎부터 달랐던 빌 게이츠 성공은 ‘운’이었을까?

    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 안진환 옮김 열린책들 | 520쪽 | 2만6000원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설명이 불필요한 인물이다. 세계인의 삶을 바꾼 그의 기술·사업적 성취와 이후 자선 활동가로서의 지난날은 마치 신화처럼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이전의 삶은 비교적 베일에 싸여 있었다.<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이다. 유년기부터 운명적으로 컴퓨터와 만난 10대 시절, 스무 살에 하버드 대학을 나와 MS를 창업한 20대 초반 이전까지 이야기를 담았다. 총 3부작으로 예정된 회고록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1955년 시애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게이츠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였다. 무엇이든 흥미를 느끼면 무섭게 몰두했다. 반면 흥미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 특히 ‘사회적 상호 작용’에는 조금의 흥미도 보이지 않았다. ...
  •  [책과 삶] 신의 ‘자기의식’을 분석하다
    책과 삶

    신의 ‘자기의식’을 분석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신학 1·2김상봉 지음도서출판 길 | (1·2권 도합) 1932쪽 | 20만원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제12권에 대한 주석서를 내놨다. <형이상학> 12권 원문은 20여쪽에 불과하나 김 교수의 주석은 2000쪽 분량이다. 서양 고전철학 전공자인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의 서평을 싣는다. <편집자 주>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 그려진 헤라클레이토스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세상을 등지고 웅크린 채 생각에 잠긴 철학자. 실제로 이 철학자는 속세를 떠나 은둔의 삶을 살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나 자신을 탐색했다.” 이런 삶의 모습이 극단적인 형태로 투영된 존재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신이다. 이 신은 세계 밖에서 생각에 몰두한다. 그는 자기 충족적인 존재로서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으며, 순수 정신으로서 생각에 몰두하지만 그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신은 “생각의 생각”이고 이 ...
  •  [새책]시간의 연대기 外
    새책

    시간의 연대기 外

    시간의 연대기19세기 말부터 일제강점기가 끝나는 1945년까지 한국에서 근대적인 시간이 어떤 모습으로 형성됐는지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달력, 종, 오포, 사이렌, 시계, 라디오 같은 사물들이 근대적 시간 형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촘촘하게 기술한다. 이창익 지음. 테오리아. 4만원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역사는 역사가의 해석을 통해 역사로 만들어진다.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학자, 작가, 기자, 혁명가, TV 진행자 등 역사에 대해 쓰고 말한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역사를 서술한 방식을 풍부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리처드 코언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4만9000원다이내믹 코리아정치 시사 토론 채널 ‘토론의 즐거움’ 참여자들이 시사 이슈를 소재로 토론한 내용을 대화체로 담았다. 복제견 찬반 논란, 중도정치의 역설, 아이돌 가수 카리나 연애 논란, 윤석열의 심리 상태, 흑백요리사 인기 이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정주식 ...
  •  [금요일의 문장]쓰기란 아는 것을 버리는 과정이다
    금요일의 문장

    쓰기란 아는 것을 버리는 과정이다

    “쓰기가 최고의 공부이자 지식 생산 방법인 이유는, 쓰는 과정에서 모르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쓰기와 실험 외에는 모르는 것을 아는 방법이 많지 않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한 본인이 아는 것을 쓴 글은 ‘지당하신 말씀’이거나 지루한 글이 된다. 이런 글은 통념의 반복일 뿐이다. 이처럼 쓰기는 아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버리는 과정이다.” <우리 나이 드는 존재>(휴머니스트)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책에 수록된 ‘공부 되기’에서 “쓰기가 최고의 공부”라고 말한다. ‘쓰기’는 알고 있는 내용을 정리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사고를 돌아보고 그 너머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저자는 “키보드 워리어의 ‘긴 글’”이나 “블로그의 ‘편안한 글’”은 ‘공부로서의 쓰기’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소위 ‘아무 말 대잔치’는 본질적으로 논리가 없다는 말이다. 논리란 말의 맥락, 상황, 적절성, 연결, 성장, 확대 넘어섬 등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주장만...
  •  [낙서일람 樂書一覽]지배 이데올로기의 비장함을 비웃어라
    낙서일람 樂書一覽

    지배 이데올로기의 비장함을 비웃어라

    한편 16호: 유머들깨 외 지음 민음사 | 192쪽 | 1만원민음사의 편집자들이 주축이 되어 펴내는 인문잡지 ‘한편’ 16호의 주제는 ‘유머’다.정치평론가 김민하는 초유의 계엄 사태에서 농담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찾는다. 자신들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독재자와 그 독재자를 추종하는 세력은 농담에 적대적이다. 농담은 그런 그들을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태극기’ 집회는 과잉된 비장미로 가득한 반면,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는 ‘강아지발냄새연구회’ ‘민주묘총’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전국 뒤로 미루기 연합’ 같은 익살스러운 깃발들이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런 유머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비장한 측면을 일상적 진부함과 맞닥뜨리게 해 웃음거리로 만들고 그 이면을 폭로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번역가 엄일녀의 유머 소설 ‘미련한 이모’는 ‘페미·운동권·이혼녀’인 이모를 한심하게 여기는 작중 화자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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