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문화

  • 부스 부족에 ‘사유화 논란’까지···김태헌 출협회장 “서울도서전, 공공성 회복 논의할 것”
    부스 부족에 ‘사유화 논란’까지···김태헌 출협회장 “서울도서전, 공공성 회복 논의할 것”

    내년부터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는 출판사가 대폭 늘어난다. 올해 참가 신청을 했으나 부스를 배정받지 못한 출판사들의 불만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김태헌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13일 서울 종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도서전 운영 방안에 대해 밝혔다. 서울도서전의 인기가 높아져 참여하려는 출판사는 늘었지만,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의 공간은 충분하지 않아 올해에도 40~50군데 출판사가 부스를 배정받지 못했다. 반발하는 출판사들은 서울제대로도서전 등 별도의 행사를 열 예정이다.김태헌 회장은 “서울도서전이 논란에 휩싸여 가슴 아프고 출판인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내년에는 저희가 원한 대로 코엑스 A홀과 B홀을 모두 대여해 신청한 거의 모든 출판사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도서전은 6월 24~28일 코엑스 A홀과 B1홀에서 열린다.서울도서전의 주식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사유화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회장은 “당장 다음 달 도서전이 열리는 만큼...

    2026.05.13 15:10

  • “탕수육에 인생을 ‘부먹’ 했습니다”···주3회 탕수육·40년 덕질로 쓴 ‘탕수육 논문’
    “탕수육에 인생을 ‘부먹’ 했습니다”···주3회 탕수육·40년 덕질로 쓴 ‘탕수육 논문’

    고만고만한 식도락가의 탐방기쯤 되는 줄 알았다. 전국 탕수육 맛집 소개와 주방 숨은 고수들과의 인연, 에피소드를 곁들인 에세이인가 싶었는데 ‘탕수육 논문’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책이다. 어린 시절 추억의 탕수육 맛을 찾기 위해 시작한 노포 중식당 기행은 중국과 동남아, 영국까지 이어지고 한국 중화요리의 역사와 화교 이민사가 뒤얽힌 대사업이 됐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로 일하고 있는 신인철씨(51)는 자타공인 탕수육 ‘덕후’다. 최근 그가 내놓은 <대한민국 탕수육 만유기>는 40년 넘게 즐겨온 탕수육에 관한 치열하고 흥미로운 기록이다. 지난달 28일 그와 만난 곳은 서울 연남동의 중식당 띵하우였다. 틈틈이 ‘관리’하는 전국 중식당 리스트는 400곳이 넘는다. 그럼에도 주 3회 탕수육을 먹으며 늘 새로운 곳을 발굴하는 것을 즐기는 그는 “얼마전에 알게 된 곳인데 2주동안 3번 왔다”고 말했다. 새로운 중국집을 발견하면 탕수육과 함께 반드시 볶음밥을 맛본다....

    2026.05.11 06:00

  • [책과 삶] SNS는 왜 혁명을 완성하지 못했나···변화는 ‘고요한 대화’에서 시작된다
    [책과 삶] SNS는 왜 혁명을 완성하지 못했나···변화는 ‘고요한 대화’에서 시작된다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갈 베커만 지음 | 손성화 옮김 어크로스 | 496쪽 | 2만5000원혁명은 어디서 잉태되는가. 광장의 ‘팔뚝질’인가, 정치범이 갇힌 감옥을 습격한 민중의 쇠스랑인가. 아니면 17세기 프랑스 노인의 편지, 신문의 독자 투고란, 가위와 딱풀로 만든 소녀들의 잡지인가. 갈 베커만은 말한다. “변화는 서서히 시작된다. 사람들은 다짜고짜 왕의 목을 베지 않는다.”미디어 연구자이자 뉴욕타임스 북 리뷰 편집자, 애틀랜틱 도서 담당 수석 에디터를 역임한 저자는 ‘세상을 바꿀 위험한 생각’이 나타나는 과정을 살핀다. 핵심은 미디어를 통해 조심스럽게 전파된 소수의 농익은 생각과 고요한 대화다. 한국어판 제목은 좀 더 직설적으로 읽히지만, 원서 제목은 ‘The Quiet Before’(그 이전의 적막)다.니콜라클로드 파브리 드 페이레스크(1580~1637)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부유하면서 열정적인 자연철학자였던 그는 생...

    2026.05.08 06:00

  • [금요일의 문장]우리가 삶을 바쳐서 돈을 버는 존재라는 것
    [금요일의 문장]우리가 삶을 바쳐서 돈을 버는 존재라는 것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잘못되어 간다. 받아들여야 하니까. 우리가 삶을 바쳐서 돈을 버는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증오하게 된다. 우리를 남김없이 발라먹으려는 상사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일을 너무 잘해서, 일을 너무 못해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말을 너무 안 해서. … 언제나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죽이고 있었다.”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수록작 ‘퇴직금 돌려받기’ 중, 문학동네보통 사람의 먹고사는 일을 담아내는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앤솔러지다. 소설가 장강명이 주도해 2023년 첫 권을 펴내고 이번에 네 번째다. 올해는 강보라, 권석, 김하율, 박연준, 성혜령, 정선임, 함윤이, 이태승 작가가 참여했다. 이태승 작가는 이번에 처음 실시된 ‘월급사실주의 단편소설 공모’에서 당선되며 작품을 싣게 됐다. 여덟 편의 소설은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권고사직을 당한 사람, 웨딩 헬퍼, 방송 ...

    2026.05.07 20:06

  • [그림책]느릿느릿 저의 속도로 세상을 따라가면 안 될까요?
    [그림책]느릿느릿 저의 속도로 세상을 따라가면 안 될까요?

    나무늘보가 아무리 느리다지만, 그림책의 주인공 ‘메부’는 조금 심한 편이다. 하도 움직이지 않아 온몸에는 초록색 이끼가 자라났고, 새가 떨어뜨린 씨앗이 머리에서 싹을 틔웠다. 나무에 매달리는 것조차 귀찮은 메부는 숲 바닥에 누워 꼼짝 않는다. 메부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그런 메부에게 작은 나방이 찾아온다. 이끼가 포근하게 자라난 메부의 몸이 마음에 든 나방은 메부의 몸 위에 알을 낳고 둥지를 꾸린다. 메부의 몸 위에서 작은 알들을 소중히 돌보는 나방의 모습은 무기력하기만 한 메부의 마음속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킨다.게으름을 타박하고 성실·근면을 강조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한 존재의 의욕과 노력을 꺾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책이다. 메부가 처음부터 무기력했던 것은 아니다. 메부도 나무 위에서 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메부의 속도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아기 원숭이를 위해 열매를 따주려 하지만, 메부의 움직...

    2026.05.07 20:05

  • [새책]권위 外
    [새책]권위 外

    권위1992년생 트랜스젠더 작가 안드레아 롱 추의 비평집.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자유주의자와 예술의 순수성을 옹호하는 비평가에게 반박한다. <리틀 라이프> <오페라의 유령> <라스트 오브 어스> 등 다양한 미디어를 분석한다. 허원 옮김. 동녘. 2만5000원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초록1953년 한국에 온 고 임피제 신부는 가난한 제주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그렇게 탄생한 이시돌협회는 목장을 짓고 축산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제주 한림 초원에 자리한 이시돌 목장의 70년 이야기를 다뤘다. 김태훈 글·준초이 사진. 남해의봄날. 2만3000원X와의 안전한 이별이혼 전문 변호사 레베카 정이 나르시시스트와의 안전한 이별 방식을 알려준다. 나르시시스트는 겉으로는 멋진 사람이지만 속으로는 극심한 결핍에 시달리며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 관계에서 고통받는 이가 새로운 자신을 마주하게...

    2026.05.07 20:05

  • [책과 삶]‘봄 春’엔 싹틔우는 풀잎, 햇빛, 소리가 담겼다
    [책과 삶]‘봄 春’엔 싹틔우는 풀잎, 햇빛, 소리가 담겼다

    한자는 모양, 소리, 뜻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주로 모양의 측면에서 바라본 한자 역사 이야기다. 한자의 얼굴은 어떻게 변화했고 왜 지금과 같은 모양이 되었을까 하는 질문에 관한 연구이자 답변이다.한자의 모양에 대한 이야기는 기존의 학문 분류로는 고문자학과 서예론에 속한다. 고문자학은 오래전 한자가 형성되던 시기의 자료를 판독하고 연구하는 학문으로 주나라대의 갑골문과 금문, 진한 이전의 간독문자를 다룬다. 고문자학이 까다롭고 엄밀한 고증이 필요한 학문이라면 서예는 생생한 예술의 세계다. 글씨에는 크게는 한 시대의 정신이, 작게는 예술가의 고민이 담겨 있다.춘(春)이라는 글자를 예로 들어보자. 봄을 뜻하는 이 글자는 원래 풀을 나타내는 초(艸) 아래에 어려울 준(屯)이 있고 다시 그 아래에 해를 뜻하는 날 일(日)이 있는 모양이었다. 여기서 핵심적 요소는 준(屯)인데, 이 글자는 음성기호 차원을 넘어 의미적으로도 중요한 ...

    2026.05.07 20:01

  • [새책]자매의 책 外
    [새책]자매의 책 外

    자매의 책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성장한 트리스탄은 동생 레티시아에게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쏟아붓는다. 기묘한 자매 관계와 이들을 둘러싼 인간 군상을 통해 가족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탐구한 소설.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열린책들. 1만5800원어느 날, 코트가우연히 코트를 바꿔 입게 된 우편배달부 이야기. 매일 똑같은 날을 보내던 우편배달부는 바꿔 입은 코트에서 조개껍데기를 발견한 뒤 일상에 변화를 맞고, 코트 주인을 만나 새 이벤트를 구상한다. 우연이 불러 준 기쁨을 이야기하는 동화. 클라리스 로크만 지음. 박재연 옮김. 원더박스. 1만6000원우리가 소실되는 풍경사랑이 끝난 뒤의 폐허를 직시해온 시인은 이제 그 모든 것들이 지나간 뒤 우리가 소실되는 풍경에 다다른다. “사랑이 저만치 가고 있네/ 선풍(旋風)이 너를 실어왔다/ 보고 싶었어” 집념을 내려놓은 이의 초연함이 느껴지는 ...

    2026.05.07 20:00

  • [책과 삶]자연에 박제된 체르노빌의 시간
    [책과 삶]자연에 박제된 체르노빌의 시간

    체르노빌 원전 영점 인근에는 ‘붉은 숲’이라는 기이한 장소가 있다. 1986년 4월26일 폭발 직후 소나무들은 붉게 변하며 쓰러져 죽었다. 하지만 그 나무들은 지난 30여년 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쌓여 있다. 미생물과 균류, 곤충들마저 사라지면서 부패와 소멸이라는 생명의 순환 과정이 멈춰버린 것이다. 접근 금지 구역의 쓰러진 나무들은 증언의 작업을 묵묵히 이어간다. 극단적인 방사선량의 영향과,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기술의 폭력성은 그들의 줄기와 낙엽에 박제된 채 남아 있다.시각예술가 아나이스 통되르와 철학자 마이클 마더의 <체르노빌의 식물 표본>은 재난 이후의 시간을 식물의 몸을 통해 들여다본다. 체르노빌의 토양에서 자라난 식물들을 채집해 만든 방사능 포토그램 이미지와 철학적 단상을 엮은 사진책이자 철학 에세이다. 통되르는 식물들을 암실에서 감광지에 밀착시켜, 유령 같은 실루엣이 스스로 나타나게 했다. 방사능을 머금은 식물이 제 몸의 윤곽을 ‘쓰게’ ...

    2026.05.07 20:00

  • [책과 삶]어디서든, 누구든…당신이 이야기를 완성하시오
    [책과 삶]어디서든, 누구든…당신이 이야기를 완성하시오

    추리소설의 열광적인 팬인 C는 잔뜩 기대를 품고 읽기 시작한 새 소설의 진행 속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쯤 됐으면 진작에 시신 하나쯤은 발견되어야 하는데.’ 답답함을 느낀 C는 무언가 결심했다는 듯 직접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사건을 저지르기 시작한다.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올가 토카르추크는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유명한 작가다. 이 책은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으로, 토카르추크의 작품세계와 서사적 실험을 엿볼 수 있는 19편의 단편이 실렸다.수록된 이야기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게 역동적이다. 책을 읽다 모험에 휘말리는 추리소설 팬, 비상계엄령이 내린 낯선 도시를 헤매는 교수, 낡은 극장에서 홀로 춤추는 나이 든 발레리나 등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 전혀 다른 결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특정한 해석이나 결론을 제시하는 대신 독자가 흩어진 이야기 조각들을 자유롭게 이어 붙여 자신만의 의미를 찾도록 이끈다...

    2026.05.07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