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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삶]‘힙한 극우’는 어떻게 청년을 끌어들이나···‘스벅 사태’가 보여준 위험한 문화정치
    [책과 삶]‘힙한 극우’는 어떻게 청년을 끌어들이나···‘스벅 사태’가 보여준 위험한 문화정치

    극우는 어디서 태어나는가신시아 밀러 이드리스 지음 | 조인석 옮김 | 동아시아 | 404쪽 | 2만원스타벅스 경영진은 고의성을 부정한다지만, ‘탱크’ ‘5/18’ ‘책상에 탁’의 뉘앙스와 연상 작용을 몰랐다면 한국 현대사에 대한 무지, 무감각이 심각한 수준이다. 시민들의 분노는 정당하다.극우들의 반응은 졸렬하다. 혼자서 공부하기도, 여럿이 대화하기도 좋았던 카페 브랜드가 순식간에 극우들의 놀이터가 됐다. 독재자가 머그잔을 든 합성사진, 브랜드 로고인 세이렌이 모는 탱크가 북한·중국 주민을 깔아뭉개는 만화가 인터넷을 떠돈다. 한국만의 현상은 아닌 모양이다. 극단주의를 연구해온 사회학자 신시아 밀러 이드리스가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20년 펴낸 <극우는 어디서 태어나는가>(원제 ‘Hate In The Homeland’)는 극우가 더 이상 고립된 소수 집단이 아니라, 주류에서 당당하고 유쾌하게 활동한다고 본다. 이제 극우는 스...

    2026.05.29 06:00

  • 조금만 아파도 수백 가지 검사 “멀쩡한 사람 환자 만드는 사회”
    조금만 아파도 수백 가지 검사 “멀쩡한 사람 환자 만드는 사회”

    장시간 노동·자연적인 노화 등 신체 기능 저하 질병으로 인식 “한국 의료 시스템에 관심을”다음 중 책 <가짜 환자>(창비)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1. 보험사기를 치기 위해 아프지 않은데도 입원을 요구하는 환자. 2. 다른 사람 신분으로 진료받는 환자. 3.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수많은 검사를 받다가 사소한 이상까지 발견돼 ‘환자’가 되어버린 사람.답은 3번이다. 저자 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사진)는 수십년간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환자를 만났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도움을 줄 수 없고 내게 진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환자가 너무 많이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긴 노동시간과 스트레스, 노화처럼 삶과 환경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불편과 통증까지도 병원 검사로 원인을 찾아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여기게 만드는 현대 의료 시스템에 주목했다. 이어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도외시하고 병원에...

    2026.05.28 21:18

  • [책과 삶]부와 권력을 때려부어 시간을 거스르려 한 결과는
    [책과 삶]부와 권력을 때려부어 시간을 거스르려 한 결과는

    억만장자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은 늙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다. 아들의 혈장을 수혈받았고 수많은 영양제와 보조제를 섭취했으며 각종 과학장비를 활용해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체크했다.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호르몬 주사를 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이 책은 존슨처럼 영생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좇는다. 그들에게 죽음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기술적 결함이다. 이를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새로운 욕망에 천착하는 이들이 샘 올트먼,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비탈릭 부테린 등 테크 거물들이라는 점은 섬뜩하면서도 흥미롭다. 10년 전 인류가 오늘날의 챗GPT를 상상하지 못했듯, 10년 후의 인류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긴 수명을 누리게 되리라고 그들은 진심으로 믿는다.불로장생 약을 찾던 진시황과 같이 이전부터 권력과 부를 쥔 이들은 더 오래 살고 싶은 꿈에 집착했다. 노화를 막는 첨단 기술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현재도 부유한 이들...

    2026.05.28 20:15

  • [책과 삶]동물권이라며 인간만 생각하는 인간
    [책과 삶]동물권이라며 인간만 생각하는 인간

    1886년 7월 네덜란드에서 새로 발효된 형법엔 ‘합당한 목적 없이 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고문을 가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었다. 당시 노동자들은 운하 양쪽에 건 밧줄 한가운데 뱀장어를 올려놓고 ‘뱀장어 잡아당기기 놀이’를 즐겼다. 경찰이 형법에 따라 이를 막으려다 밧줄 한쪽을 끊었고, 그 밧줄 끝에 다섯 살 소녀가 맞았다. 이는 노동자 인권 신장과 보통선거권을 요구해온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로 번져 26명이 사망하게 되는데, 후일 ‘암스테르담 장어 폭동’으로 기록된다.네덜란드 출신인 저자는 당시 형법에 대해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동물권을 인정”했다면서도 “동물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데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는 “역사학자들은 뱀장어의 눈높이에서 이 시위를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다”며 당시의 형법이 동물들이 잔인하게 죽는 모습을 사람들이 덜 보게 하려는 것으로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도 했다.책은 일곱 종의 동물에 초점...

    2026.05.28 20:15

  • [책과 삶]지정학 질서를 흔들어놓은 기후변화
    [책과 삶]지정학 질서를 흔들어놓은 기후변화

    지정학은 세계 지리를 고정된 것으로 보고 인간사회가 그 요인들에 대응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비옥한 땅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가지게 된다’는 지정학자들의 주장은 지리적 위치의 절대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뉴워>는 불변하리라 여겼던 지리적 요건을 변화시키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기후변화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며 북극 얼음이 녹아 북극항로가 생기고, 황무지로 취급됐던 그린란드가 요충지가 된 것이 그 예다.책은 기후변화를 반영한 지정학인 ‘기후지정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 국가 간 전쟁이 영토나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벌어진 것이었다면, 21세기에는 기후로 인한 ‘새로운 생존 전쟁’이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예컨대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곡창지대 대부분은 폭염, 태풍 등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 반대로 너무 추워 농사에 부적합했던 지역은 기온이 상승하며 농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나중에는 더 나은 농...

    2026.05.28 20:15

  • [책과 삶]조선 후기 건축화에 스민 깊이감, 어디서 왔을까
    [책과 삶]조선 후기 건축화에 스민 깊이감, 어디서 왔을까

    1848년 헌종이 연 왕실 궁중 잔치를 기록한 8폭 병풍 ‘무신진찬도’는 익숙한 듯 낯선 공간감을 품고 있다. 궁궐 공간을 펼쳐보이듯 그린 기존 행사도와는 달리, 서양화법을 절충한 일점투시부감도법이 적용돼 평면성이 줄고 깊이감이 더해진 것이다. 첫 장면인 ‘인정전진하도’에선 좌우 행각이 화면 상단으로 갈수록 축소되며 모여들고, 보는 이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상단 인정전으로 향한다. 투시선을 따라 건축물이 입체감 있게 표현되면서 실제 궁궐 안에 들어선 듯한 현장감을 만든다.<그림 속으로 들어온 궁궐과 도시>에선 이 같은 조선 후기 ‘건축화’가 고대부터 단계별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갑작스럽게 표현력과 화면구성력이 발전하며 집중적으로 제작됐다고 전한다. 이전 시대 회화에서 찾기 힘든 합리적인 공간감과 입체감을 표현하려는 강한 의지가 확인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각적 혁신의 동인을 동시대 동아시아의 시각문화 교류에서 찾는다. 명·청대 민간에서 제작되...

    2026.05.28 20:15

  • [새책]마고가 돈 문제에 대처하는 법 外
    [새책]마고가 돈 문제에 대처하는 법 外

    마고가 돈 문제에 대처하는 법원치 않는 임신으로 대학을 중퇴한 마고가 돈을 구하기 위해 성인 플랫폼인 온리팬스 활동을 하고 스타로 거듭나지만, 비난에도 부딪힌다. 엘 패닝, 니콜 키드먼, 미셸 파이퍼 등이 출연하는 동명의 애플TV 시리즈로 공개돼 있다. 루피 소프 지음. 보탬 옮김. 열림원. 1만9800원우리, 메아리처럼남극에서 유령 입자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엘사는 어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의 의미와 집안 여자들에게 내려진 저주에 관한 진실을 좇으며, 정체성을 찾아간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는 ‘심청’ ‘바리공주’ 등 설화를 소설에 녹여낸다. 앤절라 미영 허 지음. 임슬애 옮김. 열린책들. 2만2000원다가오는 이마와 검은 털 고양이열세 편의 이야기와 세 편의 에세이가 담긴 소설집. 죽어 있는 자신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어제 당신이 오른 산은’), 호텔방이 스스로 그 모습을 바꾸는(‘글자를 만드는 사람’) 등 일상을 새롭게 보도록 하...

    2026.05.28 20:15

  • [책과 삶]덜 팔려고 애쓴 자산가…부자로 죽지 않을 결심
    [책과 삶]덜 팔려고 애쓴 자산가…부자로 죽지 않을 결심

    1968년, 남미 파타고니아의 혹독한 설산 피츠로이에서 한 남자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는다. 길 위의 삶, ‘더트백(dirtbag)’을 자처했던 그는 역설적이게도 5년 뒤 연 매출 10억달러의 기업을 운영하는 억만장자가 된다. 오늘날 친환경 경영의 상징이 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그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이야기다. <더트백 억만장자>는 자산가라는 호칭을 모욕으로 여겼던 괴짜 사업가 쉬나드가 2022년 소유권을 전량 기부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는 등산장비 사업을 패션 사업으로 확장해 큰 성공을 거둔 쉬나드가 왜 업계 ‘이단아’로 불렸는지 조명한다. 쉬나드는 이윤 극대화가 미덕인 비즈니스 세계에서 환경을 위해 ‘덜 만들고 덜 파는’ 성장 억제 정책을 폈고,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공급망을 정화했다. 그에게 사업은 돈벌이가 아닌 신념의 실현 수단이었다.저자는 성공 신화 뒤에 숨겨진 쉬나드의 인간적 모순도 함께 파헤...

    2026.05.28 20:05

  • [그림책]심심한 애벌레가 찾아낸 ‘손님 없이 파티하는 법’
    [그림책]심심한 애벌레가 찾아낸 ‘손님 없이 파티하는 법’

    “그날은 정말이지 심심했거든.”뭐든 마음부터 시작이다. 가진 책은 전부 읽었고 많은 발에 필요한 양말 짝도 다 맞췄다. 뒹굴뒹굴하던 애벌레는 따분한 마음을 한 번에 날려버릴 인생 최고의 파티를 열기로 결심한다.필요한 건 이미 다 있다. 먹고 마실 것, 뾰족한 파티 모자, 알록달록 반짝이, 멋들어진 장식, 혼자 사는 집과 소음에 둔감한 이웃들까지. 애벌레는 호기롭게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지만 아무도 오지 않고, 파티원을 구하지 못하자 기운이 쏙 빠진다.애벌레는 인터넷에 ‘손님 없이 파티하는 법’을 검색해본다. 그 결과는 ‘찾을 수 없음’.“그래, 그 방법이 있잖아? 바로 이거야!” 기뻐하며 외친 애벌레가 떠올린 방법은 무엇일까. 어딘가 달라진 애벌레의 모습과 그 옆에 생긴 개성만점 여섯 친구들의 차림새로 짐작해볼 수 있을 뿐이다.둥글게 돌며 같이 춤을 추고, 얼굴 일곱 개만 한 커다란 피자도 먹고, 좋아하는 만화 주제가도 부르며 그들...

    2026.05.28 20:04

  • [금요일의 문장]부드러우면 “자질 부족”, 적극 나서면 “독한 여자”
    [금요일의 문장]부드러우면 “자질 부족”, 적극 나서면 “독한 여자”

    “여성들이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하면, 즉 팀 내에서 합의를 이끌고, 부드럽게 조율하고, 팀 전체를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심성이 나약하니까 우리 업계의 공격적인 문화에서 성공할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요. 반대로 투자은행 업계 사람답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면, 독한 여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죠.” <왜 여성은 일할수록 불리해질까?> 중, 이콘조직 내 젠더 문제를 연구해온 학자 조앤 C 윌리엄스와 변호사 레이첼 뎀시는 직장 여성들이 겪는 편견 패턴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남성은 일단 신뢰받지만, 여성은 능력을 반복해 증명해야 한다(증명 요구). 너무 남성적이어도, 너무 여성적이어도 안 된다(외줄타기). 자녀가 있는 여성은 직업 세계 주변부로 밀려나기 쉽다(모성 장벽). 이런 모든 압력 때문에 여성끼리 서로에게 올바른 여성스러움의 기준을 들이대고 평가한다(힘겨루기). 위에 인용된 인터뷰이의 말은 ‘외줄타기’에 해당한다....

    2026.05.28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