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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일의 문장]부드러우면 “자질 부족”, 적극 나서면 “독한 여자”
    [금요일의 문장]부드러우면 “자질 부족”, 적극 나서면 “독한 여자”

    “여성들이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하면, 즉 팀 내에서 합의를 이끌고, 부드럽게 조율하고, 팀 전체를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심성이 나약하니까 우리 업계의 공격적인 문화에서 성공할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요. 반대로 투자은행 업계 사람답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면, 독한 여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죠.” <왜 여성은 일할수록 불리해질까?> 중, 이콘조직 내 젠더 문제를 연구해온 학자 조앤 C 윌리엄스와 변호사 레이첼 뎀시는 직장 여성들이 겪는 편견 패턴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남성은 일단 신뢰받지만, 여성은 능력을 반복해 증명해야 한다(증명 요구). 너무 남성적이어도, 너무 여성적이어도 안 된다(외줄타기). 자녀가 있는 여성은 직업 세계 주변부로 밀려나기 쉽다(모성 장벽). 이런 모든 압력 때문에 여성끼리 서로에게 올바른 여성스러움의 기준을 들이대고 평가한다(힘겨루기). 위에 인용된 인터뷰이의 말은 ‘외줄타기’에 해당한다....

    2026.05.28 20:03

  • [새책]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外
    [새책]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外

    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조력존엄사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지만 정작 그 현실적 진단과 해석은 보기 힘들다. 정신과 전문의 박혜윤, 내과 전문의 신성준, 의료인문학자 최은경이 죽음을 둘러싼 윤리적, 제도적, 사회·문화적 이슈를 조명한다. 조력임종의 찬반 쟁점을 꼼꼼히 살핀다. 아몬드. 2만1000원몸은 어떻게 스타일이 되는가17세기 서양 귀족 여성들이 얼굴에 붙인 점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메시지였다. 권력을 과시하려는 귀족 남성들은 머리카락을 자르고 가발을 썼다. 신체 부위를 통해 패션의 역사를 살핀다.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과 그에 새겨진 권력을 읽는다. 김수영 지음. 곰출판. 2만3000원샤머니즘의 모든 것샤먼은 보이지 않는 존재와 교섭하는 중재자, 공동체의 위기 앞에 선 치유자였고 때론 이해할 수 없는 위험한 존재였다. 전 세계 샤머니즘의 세계관과 시각 문화를 탐구한다. 방대한 도판 450점이 이해를 돕는다. 맥스 카로치 지음. 서경주 옮김...

    2026.05.28 20:03

  • 90년대생 여성 덕후와 70년대생 남성 교수, ‘일리아스’로 탄핵광장을 읽다
    90년대생 여성 덕후와 70년대생 남성 교수, ‘일리아스’로 탄핵광장을 읽다

    <일리아스>는 기원전 8세기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지은 전쟁 서사시로 알려져 있다. 서양 문화의 원류가 되는 작품이지만, 1만6000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구성 때문에 읽기 어렵다. ‘누구나 알지만 읽은 사람은 드물다’는 것은 고전의 오랜 속성이기도 하다.12·3 불법계엄부터 탄핵에 이르는 고비마다 광장에선 “분노를 노래하소서, 민중이여!”라고 적힌 노란 깃발이 휘날렸다. 놀랍게도 <일리아스>의 첫 문장 패러디였다. 불법계엄이 선포된 날의 국회, 농민과 경찰이 대치한 남태령,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한강진 대통령 관저 앞, 파면 선고를 앞둔 헌법재판소…. 깃발을 흔든 20대 여성 ‘일리아스 덕후’는 고대 희랍 고전에 담긴 메시지가 오늘날의 세상을 관통한다고 믿었다. 덕후는 SNS에서 자신이 읽은 <일리아스>를 번역한 50대 남성 교수를 만났고, 고전을 더 깊이 공부하기로 해 그가 재직중인 방송통신대학교에 편입하기에 이...

    2026.05.27 06:00

  • ‘애정’ 담은 덕질, 이게 바로 ‘진심’
    ‘애정’ 담은 덕질, 이게 바로 ‘진심’

    직업이라 할 수는 없고, 취미라고 하기에도 어색하다. 돈이나 명성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속수무책으로 끌려 오랜 시간 애정을 다한다. 이런 것들에 ‘적당히’는 통하지 않는다.출판사 어크로스가 최근 새롭게 선보인 ‘진심’ 시리즈는 “한 사람이 온 마음을 다해 탐구하고 아껴온 대상에 대한 에세이”를 모았다. 시리즈 첫 네 권의 주제는 ‘오래된 물건’ ‘불교’ ‘농담’ ‘하우스콘서트’다.프리랜서 에디터 박찬용의 <오래된 물건에 진심>은 중고품에 대한 저자의 오랜 애정을 고백하는 책이다.그는 ‘낡고 버려진 것들’ 앞에서 설레며, 중고품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에 끌린다. 엄마에게 떠밀리듯 받아온 낡은 자개 밥상, 3만원에 사서 20년째 고쳐 신는 영국 구두 이야기를 들려준다.북칼럼니스트 박사의 <불교에 진심>은 ‘힙불교’의 흐름에 맞는 책이다. 다만 불교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캐릭터화된 부처 이미지가 프린팅된 티셔츠를 입는 것 이...

    2026.05.25 20:31

  • [책과 삶] 모두가 평등한 낙원?···‘자유연애’에 발목 잡힌 아나키스트 유토피아
    [책과 삶] 모두가 평등한 낙원?···‘자유연애’에 발목 잡힌 아나키스트 유토피아

    네, 그런 곳이 정말 있습니다 페데리코 구스만 루비오 지음 | 조구호·남진희 옮김 | 알렙 | 340쪽 | 2만원상상해볼 수는 있다. 세상이 모조리 썩어 어떻게 해도 나아질 가망이 없다고 느낄 때 완전히 새로운 사회를 꿈꿀 수는 있다. 대부분 꿈만 꾼다. 몇몇은 종이에 무언가 끄적댄다. 토머스 모어에게 ‘유토피아’를 이야기해준 여행가의 이름은 히슬로데이(Hythloday). 그리스어 ‘hythlos’(헛소리)와 ‘daios’(전문가)를 합친 이름이다. 토머스 모어조차 유토피아는 불가능하다는 걸 전제했다.가끔 ‘헛소리’를 진지하게 세상에 실천하려는 사람이 있다. 땅이 넓은 데다 미개척지가 많은 라틴아메리카는 이들이 공상을 구현하기 좋은 땅이었던 것 같다. 멕시코의 작가 페데리코 구스만 루비오의 <네, 그런 곳이 정말 있습니다>는 라틴아메리카의 유토피아 흔적을 찾은 책이다.유토피아의 모습은 꿈꾸는 이마다 달랐다. 헨리 포드가 막대...

    2026.05.22 06:00

  • [책과 삶]왜 모든 ‘마지막’들은 힘든 것일까
    [책과 삶]왜 모든 ‘마지막’들은 힘든 것일까

    누구에게나 마지막은 어렵다. 몇 해간 준비했던 은퇴도, 연인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도, 언젠가는 꼭 끊고 싶었던 술과 담배와의 마지막도 각기 다른 이유로 괴롭다. <마침표의 순간들>은 인간의 인생에 다가오는 수많은 마지막 순간을 고찰한다. 왜 모두에게 마지막은 어려운지, 더 현명하게 끝을 맞이할 방법은 무엇인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철학적 논의를 펼친다.1990년생인 저자 소피 갈라브뤼는 2022년 출간한 첫 책 <분노의 얼굴>로 당해 ‘고등학교 철학 도서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프랑스의 젊은 철학자다. <마침표의 순간들>은 저자의 세 번째 저서로 우리가 인생에서 맞는 ‘마지막 순간’을 바탕으로 인생의 희로애락과 삶의 전환점이 되는 순간들을 살핀다. 저자 자신의 경험은 물론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같은 책이나 수필, 팟캐스트, 영화 에피소드 등을 인용해 다양한 철학적 사고를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전달한다....

    2026.05.21 20:14

  • [책과 삶]‘웹의 아버지’, 데이터 주권을 묻다
    [책과 삶]‘웹의 아버지’, 데이터 주권을 묻다

    1989년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일하던 젊은 엔지니어 팀 버너스리는 서로 다른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흩어진 정보를 자유롭게 연결할 방법을 고민했고, 그렇게 월드와이드웹(WWW)이 탄생했다. 그는 이 발명에 특허를 걸지 않았다. 웹은 특정 기업의 소유물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공재여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은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 하지만 웹의 모습은 버너스리가 처음 꿈꿨던 이상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하고, 거대 플랫폼 기업은 데이터를 독점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며 개인정보와 데이터 통제 문제는 거대한 논쟁거리가 됐다.‘웹의 아버지’로 불리는 저자는 자신의 창조물이 어떻게 변질됐는지 돌아보며 뒤틀린 디지털 생태계를 다시 인간 중심으로 되돌리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책은 웹의 탄...

    2026.05.21 20:14

  • [책과 삶]항상 근심·걱정…당신 ‘불안 중독’일 수도
    [책과 삶]항상 근심·걱정…당신 ‘불안 중독’일 수도

    어떤 광고에서 ‘불안’은 약을 먹으면 떨쳐낼 수 있는 불청객처럼 묘사된다.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불안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모두의 내면에 있는 ‘불안한 자아’가 작동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심리치료사이자 정신건강 전문가인 저자는 불안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불안은 ‘안전하지 않은 느낌’이나 ‘불확실한 느낌’에 대처하는 데 일시적으로 도움을 준다. 미리 걱정하면 덜 위험할 것 같고, 최악에 대비하면 안전해질 것 같아서 잠깐의 안도감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불안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자아’로 규정한 이유다.불안할 때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은 흥분 상태일 때 분비되는 것과 유사하기도 하다. 이런 점 때문에 불안에 중독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불안 중독은 쾌감이나 만족감이 수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중독과는 다르다”면서도 “불안은 우리를 경계 상태로 몰아넣고, ...

    2026.05.21 20:13

  • [책과 삶]소소하고 수수한 너에게 반했다, 이끼
    [책과 삶]소소하고 수수한 너에게 반했다, 이끼

    우연히 남편이 읽던 책에 나온 료안지의 명상정원 사진을 보고 교토를 찾은 저자는 정원의 정교한 조경보다 바닥을 온통 녹색으로 뒤덮은 이끼에 매료된다. 늘 발치 아래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이끼에서 “뽐내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 쉽게 모습을 바꾸지 않는 성실함과 고고함”을 발견한다.정원에서든, 자연에서든 이끼는 주인공이 아니다. 그늘진 땅과 바위에서 자라나는 이끼는 ‘부산물’에 가깝다. 하지만 저자에게 이끼는 “작고 우아한 식물”이며 “위로 그 자체”다. 저자는 남편이 설계한 주택 ‘선요재’에 이끼가 오롯이 주인공이 된 ‘이끼정원’을 꾸민다.책은 저자가 남편과 함께 손수 이끼정원을 가꿔나가는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놓으면서 저자가 직접 관찰하고 손으로 그린 이끼 53종 그림을 함께 실었다.이끼 사진 대신 일러스트를 수록한 이유가 있다. 이끼를 바라보는 시간과 이끼를 보며 느끼는 감정과 마음까지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이...

    2026.05.21 20:12

  • [새책]우리 세희 外
    [새책]우리 세희 外

    우리 세희화자인 ‘연주’가 런던에서 일본계 영국인 예술가 ‘제이비 류’를 취재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 자이니치인 연주의 어머니, 제주 4·3을 다룬 류의 작품이 연결되며 한국과 런던, 일본을 오가면서 역사의 아픔을 다룬다. 핀 시리즈 소설선 58번째 작품. 조해진 지음. 현대문학. 1만5000원교실에 떨어진 폭탄어느 날, 교실에 폭탄이 떨어진다. 터지지 않고 교실에 박힌 폭탄을 찾으러 온 장군은 “실수”라 말하고 떠나고 아이들은 폭탄 옆에서 생활한다. 일상이 된 폭력 속에 살아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 파얌 에브라히미 지음. 하디 바그다디 그림. 제님 옮김. 책과콩나무. 1만4000원겨울통언어장애로 말을 할 수 없는 작가 ‘인하’와 그에게 다가가는 인물 ‘동하’의 이야기. 살가운 동하의 행동에 벽을 세우고 살아가는 인하의 마음이 열릴 즈음, 동하가 ‘겨울통’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실존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것이 ...

    2026.05.21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