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기사

  •  [금요일의 문장]휴대전화가 사람을 끌고 바쁘게 걷고 있다
    금요일의 문장

    휴대전화가 사람을 끌고 바쁘게 걷고 있다

    “모든 길은 바스락거리는 불씨를 품고 있다// 휴대전화가 사람을 끌고/ 바쁘게 걷고 있다/ 모든 것이 있는데/ 하나가 없는/ 내가 사는 도시/ 입술로 말하면 사뭇 쑥스러운/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스물세 살 같은 땀방울/ 열세 살 같은 새로 솟는 깃털/ 세 살 같은 반짝이는 이빨이 안 보이는 거리 - ”<그 끝은 몰라도 돼>(문정희·아침달)시 ‘빈 거리’의 일부다. 시 속 사람들은 자신의 리듬으로 걷기보다는 휴대전화에 끌려가듯 움직인다. “스물세 살 같은 땀방울/ 열세 살 같은 새로 솟는 깃털/ 세 살 같은 반짝이는 이빨” 같은 생명력 넘치는 인간적인 요소들은 이제 첨단 기기가 점령한 도시에서 굳이 언급하기 “쑥스러운” 옛것으로 전락했다.시는 다음과 같은 구절로 마무리된다. “끝내 만날 일 없는 발자국들과 발자국들이/ 누더기 햇살 속을 어른거린다/ 휴대전화끼리 속이고 사랑한다/ 휴대전화끼리 축의금과 조의금을 주고받는다/ 병원으로 화장장으로 도깨...
  •  [낙서일람 樂書一覽]상주에서 느낀 행복이란…여성 15명의 ‘정착 실험’
    낙서일람 樂書一覽

    상주에서 느낀 행복이란…여성 15명의 ‘정착 실험’

    촌촌여전상주함께걷는여성들 지음지식의편집 | 280쪽 | 1만7000원‘상주함께걷는여성들’은 인구 9만여명인 소도시 경북 상주에서 사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직업도 고향도 다르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달리는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자연, 이웃과 어우러지며 함께 걸어가는 삶을 소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촌촌여전>은 이 모임에 참가하는 여성 15명이 상주에 정착한 이유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보람을 밝힌 책이다.소도시에서의 삶이 갖는 장점은 뭘까.상주에는 노숙인도 없고 반지하방도 없다. 삶이 각박하지 않은 것이다. 변영진씨는 상주에 대해 “‘인심’이라는 인간의 마음이 마모되지 않은 곳”이라며 “새롭고 잘난 문화나 사람들과의 접촉이 적고, 이로 인한 욕망의 가파름이 덜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환경은 사람의 성품과 정서를 형성하는 것이어서 나 또한 이곳에 살면서 훨씬 편안해진 것이 느껴진다.”2020년 2월 상주로 ...
  •  [책과 삶] ‘3차 대전’이 코앞까지…우려 속 4년
    책과 삶

    ‘3차 대전’이 코앞까지…우려 속 4년

    초예측 트럼프 2.0 새로운 시대유발 하라리·폴 크루그먼·짐 로저스·폴 댄스·이안 브레머·제프리 삭스·존 볼튼·자크 아탈리 지음오노 가즈모토 엮음 | 이정미 옮김한스미디어 | 200쪽 | 2만원오는 20일부터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시대를 분야별로 전망한 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달러 강세,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무역 전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등 대부분의 주요 이슈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다.전망 반, 우려 반의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당선되면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로 인해 러시아의 승리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면 머지않아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푸틴은 ‘힘이 세다고 남의 나라를 침략해선 안 된다’는 기준을 아무렇지도 않게 깼다. ‘푸틴의 방식’이 새 기준이 된다면 각국은 군비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군사비가 늘어난 만큼 교육·건강·사회복지 재정은 줄어...
  •  [새책]우리는 은행을 털었다 外
    새책

    우리는 은행을 털었다 外

    우리는 은행을 털었다우울한 현대사회의 풍경을 담은 임정연 소설가의 단편 소설집. ‘너의 마지막 모습’ ‘마이 리틀 텔레비전’ ‘불’ ‘용산역’ 등 책에 수록된 다채로운 작품들은 가성비와 효율성, 자본이라는 현대사회의 가치에 제동을 걸고 의문을 제기한다. 산지니. 1만8000원베스트 오브 레이 브래드버리20세기 SF 문학의 입지를 주류 문학의 위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초기 단편 30편을 수록한 작품집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특유의 시적인 문장으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이주혜 옮김. 아작. 2만4800원작별의 현심해 속 미지의 생물과 육지의 인간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누구보다 바다와 해양생물의 보존을 바라는 과학자 ‘유진’과 깊은 바닷속에 서식하는 발라비 종족 ‘네하’가 우연히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강민영 지음. 네오북스. 1만6800원바다를 말하는 하...
  •  [책과 삶] 계승과 축적, 과학의 발전을 이끈 작업…우리는 ‘책’이라 부른다
    책과 삶

    계승과 축적, 과학의 발전을 이끈 작업…우리는 ‘책’이라 부른다

    책을 쓰는 과학자들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 제효영 옮김을유문화사 | 352쪽 | 2만6000원“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뉴턴의 유명한 아포리즘엔 앞선 과학자들의 발견과 이론이 있었기에 뉴턴의 발견도 가능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과학은 다른 사람의 발견과 이론을 토대로 삼아 그 위에 다른 발견과 이론을 쌓는 방식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 기능이 가능하도록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은 책이었다. 과학지식을 저장한 책이 있었기에 인류는 필요할 때마다 바퀴를 매번 새로 발명하지 않아도 됐던 것이다.<책을 쓰는 과학자들>은 2500년 전부터 과학을 전파하고 후세에 전달해 온 과학책, 그리고 그 책을 쓴 과학자들을 조명한 책이다. 한마디로 과학책을 쓰고 읽은 사람들이 일궈온 위대한 여정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  [책과 삶] 내란에 다다른 ‘인간만의 정치’…아예 판을 넓히면 어떨까
    책과 삶

    내란에 다다른 ‘인간만의 정치’…아예 판을 넓히면 어떨까

    제4부의 상상력안병진 지음 문학과지성사 | 193쪽 | 1만8000원12·3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사건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처벌과 탄핵 절차와 별개로, 작금의 위기를 배태한 한국의 정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미국 정치 전문가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희망적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더 크고 담대한 제안을 한다.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의 삼권분립에 근거한 민주주의에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이 참여할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 팬데믹, AI가 일으키는 새로운 문제점 등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압도적인 문제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기존의 정치와 경제 정책, 사회 제도로는 현재의 위기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다.삼권분립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비인간 생명의 정치 참여’는 이...
  •  [책과 삶] 딸 호원숙이 기억하는 여행가 박완서
    책과 삶

    딸 호원숙이 기억하는 여행가 박완서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박완서 지음문학동네 | 248쪽 | 1만6800원작가 호원숙이 기억하는 어머니 박완서는 자주 그리고 가볍게 떠나는 여행가였다. 여행을 갈 때면 언제나 빨간 크리스마스 리본이 달린 캐리어를 챙겼다. 짐은 간단하게 쌌다. 여행 전날 밤이나 가는 날 아침에 했고 늘 간결했다. 박완서는 가깝게는 집 근처 남한산성부터 강원 강릉, 멀게는 티베트와 에티오피아까지 그렇게 다녔다. 그리고 일부를 글로 남겼다.<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은 한국 문단의 거장 박완서 14주기를 기념하는 여행산문집이다. 2005년 발간된 <잃어버린 여행가방>을 재편집하고, 지금껏 책으로 엮인 적 없는 미수록 원고 다섯 편을 더했다. 호원숙 작가가 어머니와 여행에 관해 쓴 글 ‘엄마의 여행 가방’도 함께다.총 14편으로 이뤄진 책에서 박완서는 부지런히 여행을 다닌다. 뛰어난 작가는 남들 다 가는 여행지에서도 특별한 것을 포착해낸다. 남...
  •  충북 대표 맛집은 어디?…<충북의 맛> 책자 만든 충북도

    충북 대표 맛집은 어디?…<충북의 맛> 책자 만든 충북도

    충북 대표 맛집을 소개하는 책자가 발간됐다.충북도는 지역 맛집과 대표 음식을 소개하는 책 <충북의 맛>을 펴냈다고 5일 밝혔다.205쪽 분량의 이 책에는 대물림 음식업소 51곳, 밥맛 좋은 집 157곳에 대한 설명과 주소, 전화번호, 영업시간, 휴무일 등 자세한 정보가 음식사진과 함께 수록됐다.또 충북의 음식특화거리에 있는 음식점 정보도 책에 담겼다. 충북의 음식특화거리는 청주 삼겹살거리와 충주 꿩요리거리, 제천 약선음식거리, 보은 산채음식거리, 옥천 생선국수음식거리, 영동 자연버섯음식거리, 진천 붕어찜거리, 괴산 매운탕거리, 단양 쏘가리거리 등이다.이 책을 통해 1997년부터 시작된 충북도 음식경연대회 역대 수상업소와 지난해 음식문화페스타 입상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충북도는 강과 호수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민물고기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이는 음식점 106곳과 주변 카페 115곳도 이 책에 담았다.충북의 맛은 충북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고 정아은 작가 “12·3 계엄, 처단받지 않은 전두환 쿠데타의 후과”

    고 정아은 작가 “12·3 계엄, 처단받지 않은 전두환 쿠데타의 후과”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지켜본 많은 이들이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를 떠올렸습니다. ‘전두환’과 ‘전두환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을 분석한 책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은 2023년에 출간됐지만, 지금도 한국사회에 숙제를 던집니다. 주간경향은 지난해 12월 17일 이 책의 저자인 정아은 작가를 만났습니다. 정 작가는 인터뷰를 마친 그날 저녁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정 작가의 마지막 목소리를 독자들에게 전합니다.“전두환을 우상화하는 것은 가벼운 후과라고 봤어요. 그가 퇴임 후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냈으면 윤 대통령이 계엄을 했을까요? 윤 대통령의 경우엔 제대로 사법적 단죄가 이뤄져야 하죠.”[주간경향]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12·3 비상계엄 사태’는 ‘전두환의 그림자’를 현현하게 했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벌인 1979년 12·12 군사반란,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 그리고 시민에 총...
  •  [책과 삶] 민주콩고 할퀴는 코발트 쟁탈전
    책과 삶

    민주콩고 할퀴는 코발트 쟁탈전

    아프리카 중부 국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세계 최대의 코발트 생산지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72퍼센트에 해당하는 총 11만1750톤이 민주콩고에서 생산됐다. 코발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재료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민주콩고는 이외에도 구리, 철, 아연, 게르마늄, 텅스텐, 우라늄, 금, 은 등이 풍부하게 매장된 ‘자원 부국’이다. 그러나 민주콩고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최하위권이다. 풍부한 자원과 극심한 빈곤의 공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현대판 노예제 연구자인 영국 학사원 교수 싯다르트 카라에 따르면 민주콩고에서는 코발트를 더 많이, 더 빨리 추출하기 위한 “절대적 착취 시스템”이 국가를 재앙으로 몰고 가고 있다.“2022년 현재, 깨끗한 코발트 공급망 같은 것은 콩고에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콩고 출처의 코발트는 모두 노예제, 아동 노동, 강제 노동, 채무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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