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온갖 희망과 걱정과 슬픔을 안고 67명의 어린 생명들은 이 교실을 찾아올 것이다. 교사라는 내 위치가 새삼 두려워진다. 이렇게 괴로운 시대에 내가 참 어처구니없는 기계가 되어 어린 생명들을 짓밟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 견딜 수 없는 심정이 된다. 두고두고 생각해 보자. 어떻게 이 아이들을 키워 갈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세계에 파고들어 가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이오덕 일기>. 양철북교육자이자 아동문학가였으며 우리말 운동가로 활동했던 이오덕 선생의 일기를 모은 책이다. 그는 1962년부터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42년 동안 일기를 썼다. 어린아이와 가난한 이 등 사회의 약한 존재들을 품었던 저자의 따뜻한 품성이 묻어나는 글들, 우리말 운동을 하게 된 과정을 비롯해 10월 유신, 5·18민주화운동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도 생생하게 등장한다. 1962년 겨울 아이들과 풀을 따러 나가 웃고 노래 불렀던 아...
2026.04.09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