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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책과 삶]감정이란…뇌 속 연결지도를 찾아서
    [책과 삶]감정이란…뇌 속 연결지도를 찾아서

    “제가 왜 못 우는지 모르겠어요.” 형제들에게 등 떠밀려 응급실에 온 남자는 혼란스러워 보였다. 그는 8주 전 시골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뒤집힌 차 속에서 안전띠에 거꾸로 매달린 신혼부부의 몸이 흔들렸다. 아내와 뱃속 아이가 차갑게 식어가는 모습을 청년은 속절없이 지켜보았다. 눈물이 사라진 건 그가 한순간에 미래를 잃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사실 뇌 신경계 깊은 곳의 7번 신경섬유가 고장 난 상태였다. 얼굴 신경이라 불리는 7번 뇌 신경은 표정과 눈물샘을 지배한다.인간의 뇌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지만, 뇌세포의 전기 활성 측정 기술은 감정을 뇌세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의과대학 마지막 해 실습 중 만난 조현정동장애 환자 덕에 정신과 의사가 된 저자는 생명과학자로서 연구에도 매진해 ‘광유전학’을 창시했다. 빛을 받으면 활성화되는 단세포 녹조류의 유전자를 다른 동물의 신경세포에 이식하면, 이 조작된 신경세포는 과학자가...

    2026.01.15 21:09

  • [책과 삶]‘산책자’ 나희덕 시인, 길에서 만난 마음
    [책과 삶]‘산책자’ 나희덕 시인, 길에서 만난 마음

    시인 나희덕은 스스로를 ‘산책자’라고 부른다. 그는 생각이 한곳에 고이거나 혹은 넘쳐흘러 부침을 겪으면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여 사부작사부작 산책길에 나선다. 목적지는 없다. 두 다리를 따라 걷게 되면 어느 순간 문득 멈춰 서는 지점을 만나게 되고 그 공간은 시인의 ‘마음의 장소’로 남는다.나희덕의 신간 <마음의 장소>는 그런 산책의 결과물이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걷는 동안 마음에 남은 장면들을 기록한 산문집이자 사유 노트에 가깝다. 영국, 미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 해외 여러 도시의 골목과 거리, 그리고 회산 백련지, 전주 한옥마을, 백운동 별서정원, 소록도, 나로도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47곳의 산책길이 책 속에 담겼다. 이 책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유명 관광지나 이국적인 여행지가 아니라, 무심히 지나칠 법한 일상의 산책길을 주된 무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의 시선은 늘 낮고, 머무는 시간은 길다. 길에서 마주친 버려진 초록색 소...

    2026.01.15 21:09

  • [책과 삶]동백꽃은 왜 겨울에 필까?…파트너 때문이죠
    [책과 삶]동백꽃은 왜 겨울에 필까?…파트너 때문이죠

    제주와 남도의 들녘은 지금 동백이 절정이다. 화사한 동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로 휴대전화 화면을 바꾸며 이런 의문을 가져본다. 왜 동백은 따뜻한 계절을 마다한 채 눈과 찬 바람을 뚫고 추운 겨울에 피어나는 걸까. 복잡하고 어려운 학술적 설명 대신 조경학자인 저자는 조곤조곤 알려준다. “벌도 나비도 없는 겨울. 동백꽃은 곤충을 유혹하는 충매화가 아닌, 아주 작고 귀여운 동박새와의 전략적 제휴를 택합니다. 곤충이 사라진 세상에서 작은 동박새 한 마리를 유혹하기 위해 동백꽃은 진한 빨간색 꽃잎과 진노란 꽃술을 만들려고 진화했습니다. 동백꽃의 꿀을 열심히 빨아 먹은 동박새는 깃털과 부리에 꽃가루를 잔뜩 묻혀 동백꽃의 수분을 돕습니다. 이런 식물을 조매화라고 하지요.”바쁜 도심에서 생활하든, 자연을 오가든 사계절 내내 우리는 곳곳에서 식물과 함께 살아간다. 대체로 무심하게 지나치고 마는 꽃과 나무, 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황홀하게 봄을 밝히는 벚나무...

    2026.01.15 21:09

  • [새책]퍼즐 바디 外
    [새책]퍼즐 바디 外

    퍼즐 바디스물여덟 나이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전전하는 ‘나’는 어느 날 일을 끝내고 가던 길 신체가 퍼즐처럼 분리되는 현상을 겪는다. 이후 연구소로 납치당하고 자신과 나이가 같은 소년과 만나 연구소의 비밀을 알게 된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선 열 번째 작품. 김청귤 지음. 현대문학. 1만5000원버라이어티<나의 토익 만점 수기> 작가의 신작 소설집. ‘재밌는 소설’을 표방하는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렸다. 수록작 ‘여행’은 텃밭에서 발견된 산낙지를 방생하기 위해 분투하는 주부의 이야기 ‘나를 충청도에 묻어주오’는 한국 노인과 젊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주인공으로 한다. 심재천 지음. 강. 1만5000원범죄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 이야기BBC 다큐 진행자인 저자가 애거사 크리스티 본인을 비롯해, 그녀를 스쳐 지나간 친지와 두 남편, 그리고 첫 데뷔와 출판사·에이전트와 함께 쌓아 올린 성공까지 애거사의 세계를 구성하는 인물과 장소를 하나...

    2026.01.15 21:09

  • [책과 삶]1960년대 자카르타, 그곳에도 광주가 있었다
    [책과 삶]1960년대 자카르타, 그곳에도 광주가 있었다

    우리는 ‘자카르타’를 알지 못한다. 세계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인도네시아가 ‘제3세계’ 국가들의 결속을 다진 ‘반둥 회의’ 개최국이라는 정도는 알 수도 있다. 하지만 반둥 회의 이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반공 대량학살의 여파가 동남아시아를 넘어 라틴아메리카까지 휩쓸며 ‘자카르타’가 학살의 은유가 됐다는 냉전사에 대해선 들어본 바 없다. 21세기 한국에도 ‘망령’처럼 남아 있는 반공 이데올로기가 은폐한 세계사적 비극이다.<자카르타가 온다>는 1960년대 인도네시아공산당(PKI) 대량학살 사건을 주제로 삼아 학살을 주도하고 실행한 세력과 그들의 배후였던 미국의 움직임, 이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한 반공주의의 흐름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지 살펴보는 역사 교양서이다.국제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2016년 브라질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극우 정치인 보우소나루의 부상과 반공 세력의 준동을 목격하게 된다. 이듬해 자카르타로 옮겨가 현대사 ...

    2026.01.15 21:04

  • [책과 삶]광물이 무기가 된 시대 한국, 어떻게 생존할까
    [책과 삶]광물이 무기가 된 시대 한국, 어떻게 생존할까

    전쟁이라고 하면 총과 미사일을 떠올리기 쉽지만 오늘날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둘러싼 싸움이다. 세계 패권을 두고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핵심광물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자원 부국들은 ‘자원 민족주의’를 내세워 자국 산업을 지키는 데 힘을 쏟는다. 과거 석유 전쟁이 총탄으로 이어졌다면 오늘날의 싸움은 ‘공급망’을 장악하는 쪽이 승자가 된다.광물자원 개발과 핵심광물 공급망을 연구해 온 저자는 광물 경쟁이 어떻게 산업과 외교, 안보를 아우르는 ‘총성 없는 전쟁’으로 번졌는지를 촘촘하게 보여주며 첨단 산업의 일상성과 지정학의 거대한 흐름을 연결한다. 우리가 매일 손에 쥐는 스마트폰,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 AI와 반도체는 핵심 광물 없이는 만들 수 없다. 문제는 단순히 ‘더 많이 캐느냐’가 아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정제·가공 단계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을 확보했고 이를 무기 삼아 ...

    2026.01.15 21:04

  • [금요일의 문장]왜 독수리는 날개 펴지도 못하는 공간에 갇혀 있어요?
    [금요일의 문장]왜 독수리는 날개 펴지도 못하는 공간에 갇혀 있어요?

    독수리사 앞에서 나는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독수리는 겨울철새이며 몽골이 번식지입니다. 주로 먹이경쟁에서 밀린 어린 독수리들이 한국에 오지요. 봄이 되면 다시 몽골로 돌아갑니다.” 수달사 앞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수달의 세력권은 강을 따라 40킬로미터 이상이고 포식자로서 자신의 영역을 알리기 위해 높은 바위에 똥 자리를 만듭니다.” … 몇몇 아이가 아기 낙타처럼 계속 질문을 했다. “선생님! 그럼 왜 독수리는 날개를 펴지도 못하는 좁은 공간에 갇혀있어요?” “선생님! 그럼 왜 수달은 작은 욕조에 살아요? 똥 눌 바위는 왜 없어요?” 아이들의 궁금증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 어크로스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갈비 사자’로 불린 ‘바람이’를 구조한 수의사이다. 그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야생동물을 구조해 야생 복귀를 돕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은 동물원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록 애쓴다. 그의 글은 자신이 ...

    2026.01.15 21:04

  • [그림책]상처를 가능성으로 만드는…이토록 무해한 상상
    [그림책]상처를 가능성으로 만드는…이토록 무해한 상상

    집 안을 날쌔게 돌아다니다가 꽝! 넘어진 아이의 머리엔 혹이 생겼다. 거울을 확인한 아이는 ‘알’이 자란 이마를 보며 놀란다. 그러곤 볼록 솟아오르는 알만큼 호기심도 부풀어 오른다. 만약 주변에 걱정 많은 어른이 있었다면 괜찮냐고 달려왔을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는 알로 보이는 혹 앞에서 울음 대신 질문을 꺼낸다.이 알에선 누가 태어날까? 아이는 백과사전에서 온갖 알들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타조가 나오기엔 너무 크고 벌새가 나오기엔 너무 작은 알. 누나는 악어알 아니냐고 끼어든다. 수탉이 나올 것 같다는 말도 들었는데, 아이는 아침부터 울어대는 수탉은 원하지 않는다. 책을 아무리 뒤져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알. 아이는 결국 수건으로 머리를 칭칭 감아 따스한 등불 밑에서 알을 부화시키려 한다. 한숨 자고 눈을 떠보니 “꼬꼬 꼬꼬꼬!” 자그마한 병아리들과 암탉이 방을 돌아다닌다. 아이는 다행히 수탉은 아니라고 안심한다.포르투갈 작가 주아나 바라타는 혹 또는 ...

    2026.01.15 21:04

  • [새책]저우언라이 外
    [새책]저우언라이 外

    저우언라이중국 초대 총리로, 내정·외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저우언라이의 평전.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미·중관계 정상화와 한국전쟁 등 세계사적 사건들을 관통하며 그의 일생을 추적한다. 생애 전반에 투영된 중국 공산주의 혁명의 명암을 그린다. 천젠 지음. 이성현 옮김. 아르테. 7만8000원블루의 세 가지 빛깔전설적인 재즈 명반 <카인드 오브 블루>(1959)가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등 재즈 거장을 조명한다. 각기 다른 ‘블루’인 이들의 인생을 따라가며 예술적 고민과 음악적 성취, 삶의 굴곡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제임스 캐플런 지음. 김재성 옮김. 에포크. 4만2000원뿌리 왕국지구라는 생태계를 공유하는 인간과 식물의 공진화(여러 개의 종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진화하는 것) 역사를 안내한다. 한발 더 나아가 ‘한계 위기’에 봉착한 지구를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는 방법으로 ‘식물로부터 배우기’를 제...

    2026.01.15 21:04

  •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자 인터뷰…김남주 시인·이정원 소설가·박상현 평론가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자 인터뷰…김남주 시인·이정원 소설가·박상현 평론가

    문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그 과정에 기꺼이 손길 하나 보탤 이들이 모였다. 올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남주 시인, 이정원 소설가, 박상현 평론가가 주인공이다. 한국 문학의 차세대 동력이 될 이들을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 7일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낮엔 돈 버는 글·밤엔 돈 안 되는 글…악독같이 써온 날들…현재에 집중▲김남주 시인김남주 시인은 당선 전화를 받고는 “정말 내가 맞느냐”고 몇 번을 되물었다. ‘왜 믿지 못하냐’는 기자의 말에 “너무 오래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예창작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한 뒤 마케팅 회사에 취업했다.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을 하면서도 시를 쓸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주 4일제 근무인데, 낮에는 돈 버는 글을 쓰고 밤에는 돈 안 되는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정말 악독같이 썼다”고 말했다.당선작 ‘졸업반’은 ‘엄숙함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시적 태도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2026.01.14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