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영국의 한 민간 재난 관리 업체에 근무하고 있던 저자에게 한 가지 임무가 맡겨진다. 이라크 파병 군인들의 사망을 대비하기 위한 안치소를 짓는 일이다. 시신 운반용 가방 500개, 관 700개, 관 안감 750개, 국기 750개, 화학적으로 오염된 시신 운반용 가방 250개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비밀이다.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2003년의 일이고, 당시 영국 정부는 이 전쟁과 자국 군대의 파견을 미리 예상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안치소를 미리 짓는다는 건 재난 대응 차원에서는 훌륭한 계획이었지만, 반전 시위가 한창이었던 당시에 알려졌다간 호된 비판”을 받을 일이었다. 저자는 해당 업무에 대해 가족에게조차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준비에 들어간다.영국의 재난 복구 전문가인 저자가 9·11테러, 코로나19 팬데믹 등 자신이 경험한 재난 현장의 기록을 개인적인 이야기와 엮어 풀어낸 에세이다. 전쟁처럼 시작과 끝을 인간이 결정하는 어떤 의미에서 준비가...
2025.09.25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