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신흥무관학교’ 관전 포인트 4

올댓아트 이참슬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19.03.08 11:06 입력시간 보기
수정2019.03.08 14:07

육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2018년 9월 서울 초연 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6개월 만에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왔습니다. 전국 12개 도시에서 65회 공연을 기록하며 육군이 제작한 역대 군 뮤지컬 중 최다 지역, 최다 회차 공연이라는 기록을 남겼는데요. 지역 별로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공연 기간에 아쉬운 관객이 많았을 겁니다. 2019년, 돌아온 <신흥무관학교>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봅니다.

“1.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석, 신흥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 위키피디아

신흥무관학교는 1910년 국권 피탈 후 이회영과 6형제, 이상룡, 김동삼, 이동녕 등이 1911년 서간도 지린성에 일제의 감시를 피해 ‘신흥강습소’라는 이름으로 세운 사관양성학교입니다. 개교 후 1920년까지 김원봉, 김산 등의 인재와 2천 명이 넘는 독립군 간부, 3천5백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이들은 김좌진과 홍범도가 활양한 청산리 전투에 참여했으며, 서로군정서, 의열단, 광복군 등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습니다.

신흥학교의 초대 교장 이동녕은 1919년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취임하였으며 이상룡은 초대 국무령을 맡았습니다. 신흥무관학교는 한민족의 강인한 자주독립정신의 산물이자 항일 무장투쟁의 요람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디딤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공연 사진 | 쇼노트,육군

그러나 신흥무관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초연부터 팔도 역을 한 배우 강하늘은 “작품 전에는 나도 신흥무관학교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뮤지컬을 보고 ‘신흥무관학교’를 알아가는 관객이 많아 뿌듯하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 이름을 남기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의 주인공은 1907년부터 1920년대를 살던 신흥무관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오늘날 우리가 평화를 누릴 수 있게 희생한 청년들, 보통 사람들입니다. 대한제국 군대 해산, 경술국치, 고종 승하, 봉오동 전투, 청산리대첩 등의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이회영, 이상룡, 지청천, 이환용, 데라우치 등 실존 인물과 연결된, 희생당한 수많은 보통 사람들. 경술국치에 자결한 유생의 아들 동규와 이회영의 집안일을 하던 천민 출신 팔도, 군대 해산 당시 홍범도 부대 주둔지에 살며 나팔을 배운 나팔과 마적단이 데려다 키운 혜란. 이 네 명의 인물이 격변의 시대를 살던 보통 사람을 대표합니다.

신흥무관학교에서 공부하고 우정을 쌓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 | 쇼노트,육군

천애 고아로 태어난 팔도는 늘 혼자였지만 신흥무관학교에서 동규, 나팔, 혜란을 만나 추억을 만듭니다. 1막 넘버 ‘이건 뭐지’에서 팔도는 나라를 잃은 비통한 상황에서도 우정을 통해 느끼는 행복에 대해 노래합니다. 밝은 멜로디와는 달리 “좋은 시절, 좋은 때에 만났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는 가사를 통해 평범하기조차 어려웠던 시대적 비극이 드러납니다.

[더뮤지컬]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2019 공연 중에서 ‘가난한 유서’

1막 엔딩 넘버 ‘가난한 유서’에서는 이런 슬픔이 더 크게 다가오는데요. 독립을 위해 폭탄 의거를 감행하는 투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의 가난한 유서에 내 이름 석 자는 없다. 그저 피로 쓴 여섯 글자 대한 독립 만세”라는 가사를 통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오로지 조국을 위해 희생한 열사들의 모습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혜란 역의 배우 임찬미는 “혜란과 나팔은 각각 돌팔매와 나팔이라는 자신만의 아이템을 지니고 있다. 혜란의 돌팔매에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세상에 파장을 일으키고 그 파장이 점점 커진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라고 전했습니다.

“3. 아크로바틱부터 칼군무까지, 화려한 볼거리”

<신흥무관학교> 중 단체 군무 장면 | 쇼노트,육군

항일 독립 투쟁의 이야기를 그린만큼 학생들이 훈련하는 장면이나 전투 장면이 많습니다. 배우들이 구르고 뛰는 액션과 군무를 맞추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채현원 안무감독은 재연에서는 배우들의 장단점을 고려해 수정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아크로바틱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들이 있고, 춤을 잘 추는 배우들의 특징을 반영해 동작에 재밌는 요소를 넣었는데요. 새로 합류한 배우 조권, 이진기의 경우 몸을 너무 잘 써 어려운 군무를 잘 소화해주고 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흥무관학교>의 무술, 액션 장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사실적인 액션과 상징적인 액션인데요. 서정주 무술감독은 군사, 암살, 투척, 저격, 격투, 습격 등의 장면은 뛰거나 구르면서 사실적으로 만들고, 봉오동 전투나 청산리대첩은 드라마적으로 상징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안무팀과 협업을 했다고 합니다. 작품 초반, 단순한 기초 체력 훈련에만 매진하던 신흥무관학교 학생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현란하고 세련된 액션을 구사하는 독립군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짜릿한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더뮤지컬]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2019 공연 중에서 ‘죽어도 죽지 않는다’

화려한 군무와 액션은 <신흥무관학교>의 주제를 담은 대표곡 오프닝 ‘죽어도 죽지 않는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군대 해산 명령을 받고 홍범도가 이끄는 의병부대를 비롯해 농부,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해산 반대 시위를 벌이는 장면입니다. 앙상블의 칼군무와 텀블링 등의 아크로바틱이 돋보입니다.

청산리 전투 장면 | 쇼노트,육군

또한, 재연에서는 키네시스 모션 제어 시스템을 이용한 무대 장비를 접목해 청산리 전투 장면을 비롯해 액션 장면을 더욱 역동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수정했습니다. 김동연 연출은 초연보다 상징적인 부분을 보강에서 올리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전했습니다.

“4. 병장 지창욱! 일병 고은성! 군인 배우 집합”

(왼쪽부터) 초연부터 공연한 배우 지창욱, 강하늘, 김성규 | 쇼노트,육군

육군 본부가 제작한 뮤지컬인 만큼 군인 배우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지창욱(병장), 강하늘(병장), 김성규(일병), 조권(일병), 고은성(일병), 이진기(이병) 등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뮤지컬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특히 지창욱과 강하늘은 2010년 뮤지컬 <쓰릴 미> 이후 10년 만에 같은 무대에 섰습니다. 초연 때 원 캐스트로 공연하면서 “지창욱과 모든 합이 너무 잘 맞았다”라고 말한 강하늘은 새로운 군인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며 다른 자극을 받아 기분 좋게 공연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왼쪽부터) 재연에 합류한 고은성, 조권, 이진기 | 쇼노트,육군

지청천 역의 이진기는 “초연 배우들이 합을 잘 다져놔서 새로 합류해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멋진 합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배우들의 호흡을 자랑했는데요. 현역 군인들이 연기하는 신흥무관학교 학생의 모습은 조금 더 생생한 감동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청춘의 이야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2019년 4월 21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이어집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9.02.27~2019.04.21
기본가
5만 5천 ~ 9만 5천 원
공연 시간 160분(중간 휴식 20분)
출연
지창욱,고은성,강하늘,조권,김성규,온유,이태은,홍서영,임찬민,신혜지,김성기,김태문,오진영,진상현,이재균 외

<올댓아트 이참슬 인턴 allthat_art@naver.com>

뮤지컬 기사 더보기

이런 기사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