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주원 “7년 만에 돌아온 무대…‘놀 줄 아는 배우’란 평가 듣고 싶어요”

올댓아트 강나윤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20.10.05 18:11 입력시간 보기
수정2020.10.05 18:15

배우 주원이 오는 2020년 10월 뮤지컬 <고스트>로 7년 만에 무대를 찾는다. 2019년 제대 이후 드라마 <앨리스>에 이어 그가 선택한 두 번째 복귀작이다. 뮤지컬 <고스트>는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죽음을 초월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 멜로 로맨스물이다. 주원은 죽음을 맞이한 이후에도 사랑하는 여자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랑꾼 ‘샘 위트’ 역을 맡았다.

대중들에게는 드라마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주원은 사실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해 <그리스>,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에 출연한 바 있다. <고스트>는 무대 위의 주원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각시탈>, 그리고 <굿닥터>까지, 브라운관에서 연달아 큰 히트를 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던 그가 다시 무대로 돌아왔던 작품이 2013년 <고스트> 초연이었기 때문이다. 7년 만에 샘 위트 역으로 다시 뮤지컬에 도전하는 주원. 그를 지난 2020년 9월 21일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배우 주원ㅣ신시컴퍼니

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오는데 또 뮤지컬 <고스트>를 선택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고스트>는 막연하게 내 작품이라는 생각이 항상 강하게 들어요. 제가 정말 좋아했던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하기도 하고요. 제가 초연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또, 7년 전 <고스트>를 같이 준비했던 배우들과의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너무 많았어요. 그때 배우들과 ‘전역하고 다 같이 공연 또 하자’라는 말을 나눴었는데 저는 저 말 한마디가 기억에 남았었거든요. 그래서 진심으로 다시 할 날만을 기다려 왔고 마침 좋은 기회가 와서 참여하게 됐어요. 과감하거나 특별한 결정이 아닌,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번에도 ‘샘 위트’ 역을 맡게 됐는데요. 7년 전과는 또 달라진 샘을 기대해도 될까요?
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웃음) 사실 샘을 다르게 표현한다기보다는 다양하게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전에는 ‘샘이라면 이런 행동은 어울리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연기 디테일들에 집중하고 있어요. 7년 전에도 샘에 대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고민의 질과 방향이 달라졌어요. 막연하게 열심히 한다기보다는 무대 위에서 더 자유롭게 샘을 표현할 예정입니다. 때문에 공연할 때마다 샘의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초연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이번에도 대거 참여했어요. 연습 현장이 더 즐거울 것 같은데요.
맞아요. 연습이 너무 즐거워요. 우선 초연 때 함께했던 배우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더 훌륭한 사람들이 됐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각자의 역할을 더 잘해내는 것 같아서 대단하더라고요. 다들 진짜 의미 있는 7년을 보내고 왔나 봐요. 연습은 처음부터 어색함 없이 합이 정말 잘 맞았어요. 저희는 그냥 다시 만나서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하염없이 좋은가 봐요. 또 공연에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어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특히 다시 만난 아이비, 김우형, 그리고 박지연 배우와의 호흡도 궁금해요.
이번에 (김)우형 형과 특히 더 많은 대화를 했어요. 대화를 통해 샘의 캐릭터를 더 깊게 이해하기도 했고 저만의 샘을 구축할 수도 있었어요. 형과는 일종의 선의의 경쟁이죠. 형이 저런 식으로 샘을 표현하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표현해볼까? 이런 생각을 끊임없이 해요. 따라서 성숙한 대화, 좋은 효과, 그리고 올라가는 작품의 퀄리티.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지죠.
몰리 역을 맡은 아이비와 박지연 배우는 그냥 몰리 그 자체예요. 가만히 있어도 몰리의 기운이 느껴지고 그걸 무대에서 표현하는 힘이 진짜 강해요. 그래서 연기를 할 때 저도 샘으로서 훨씬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요. 또, 이분들의 힘을 보면서 두 분이 7년간 무대 위에서 그리고 그 뒤에서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항상 느껴요.

뮤지컬 <고스트> 컨셉 사진ㅣ신시컴퍼니

7년 전 <고스트>를 보지 못한 관객들이 있는데요. 이들을 위해서 본인이 생각하는 뮤지컬 <고스트>의 명장면을 알려주세요.
우선 뮤지컬 <고스트>는 무대 세트가 진짜 화려해요. 신기하고 마법 같은 무대 연출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으실 거예요. 실제로 7년 전 <고스트>를 사랑해 주신 많은 분이 무대가 멋지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었어요. 제 개인적인 명장면을 꼽자면, 영혼으로 이승을 떠돌던 샘이 저승으로 가기 직전 몰리와 작별인사하는 부분이요. 그때의 대사와 감정이 진짜 마음에 들어요.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궁금하시면 직접 와서 확인해 주세요.(웃음)

원작인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래도 좋아했다고 하셨어요. 언제 처음 보셨나요?
고등학생 때요. 이 영화를 보고 한동안은 정말 이 작품에 빠져 살았어요. 샘과 몰리의 사랑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거든요. 한편으로는 저도 나중에 사랑을 하게 된다면 꼭 저렇게 하고 싶다고 꿈꿨고요. 사실 저때는 유독 멜로 영화를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사랑과 영혼>처럼 제가 빠져 있었던 영화가 두 편 정도 더 있는데요. 그게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노트북>이에요.

갑자기 주원이 배우가 되는데 영향을 준 작품도 궁금하네요.
제가 연기자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연극 <굿닥터>에 참여했을 때부터예요. 중학교 때 클럽 활동으로 연극을 시작했는데요. 그때 연극 <굿닥터>로 무대에 오르면서 막연하게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어요. 물론 드라마 <굿닥터>와는 다른 내용이지만, 지금 생각하니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네요.

영화 <사랑과 영혼>에 대한 주원의 애정이 느껴져요. 그렇다면 뮤지컬 <고스트>에서 영화 속 장면을 가장 잘 구현했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나요?
영화에서 영혼으로 떠도는 샘이 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동전을 움직여요.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그 동전을 편지지로 대체했어요. 무대 위에서 보면 그 편지지가 혼자서 움직이고 접히는데요. 단순하게 마법 같은 장면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의미가 있는 매우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화 속 소품을 편지지로 대체하고 이것이 혼자서 움직이는 연출적인 부분까지 더해져 해당 장면이 의미 있게 잘 구현된 것 같아요. 또, 영화 속 유명한 지하철 장면이 있잖아요. 영혼이 된 샘이 자유자재로 지하철 안으로 뛰어들었다가 나갔다가 하는 그 장면이요. 영화에서는 사실 다 CG이지만 무대에서는 제가 액션 영화배우 못지않게 뛰어다녀요. 이때 진짜 숨이 너무 차요. 하지만 이 장면 또한 궁금하시다면 공연장에서 확인해 주세요. (웃음)

배우 주원ㅣ신시컴퍼니

드라마, 영화와 비교해 뮤지컬 공연을 준비할 때의 과정이 많이 다르게 다가오나요?
드라마와 영화는 혼자서 준비하는 시간이 많아요. 대본을 읽으며 스스로 고민하고 이를 촬영장까지 끌고 가죠. 물론 다른 배우들에게 질문도 하고 조언도 얻지만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왜냐하면, 드라마와 영화는 대본 속 이야기 그대로 촬영을 이어나가지 않거든요. 그래서 촬영하는 그때마다 순간적인 감정에 빠져 장면을 완성 시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끝없는 고민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해요.
반면에 뮤지컬은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두 달이나 주어져요. 다 함께 연습하면서 서로의 연기를 보고 의견을 제시할 시간이 있죠. 결국, 그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은 제 몫이지만 그 캐릭터의 완성은 다른 배우들과 연습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거죠. 다 함께 작품 속 모든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것 같아요.

뮤지컬 <고스트>가 6개월간 진행돼요. 긴 여정 끝에 얻고 싶은 수식어나 평가가 있을까요?
무대 위에서 놀 줄 아는 배우가 됐다. 이런 평가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부담감 때문에 확실히 무대를 즐기지 못했어요. 그래서 후회로 남았고요. 제대 이후 요즘은 제가 이렇게까지 무대를 좋아했었나 싶을 정도로 연습도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그게 무대에서까지 다 표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가 무대 위에서 즐기고 있다면 그건 분명 관객들에게도 전달될 거라고 믿어요.

배우 주원ㅣ신시컴퍼니

코로나19로 문화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요. 공연계는 특히 타격이 큰데요. 주원 씨는 어떻게 적응하고 계시나요?
우선 너무 마음이 아파요.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사실 참 낯설고요. 연습실에 들어갈 때 정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어요. 열 체크는 물론이고 개인 소독, 연습실 소독도 철저하게 진행하고요. 사실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상황도 정말 빠르게 변하고요. 그래서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공연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도 이겨내야죠.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고스트>가 보여주는 진정한 사랑으로 관객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마지막으로 주원의 공연을 기다린 팬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정말 감사해요. 제 무대에서의 모습을 좋아해 주시고 기다리시는 우리 팬분들이 많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뻐요. 저도 무대를 통해 데뷔했고 언제라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배우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데요. 이렇게 저만큼 저의 무대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게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꼭 모두 안전하게 공연장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뮤지컬 <고스트>

2020.10.06 ~ 2021.03.14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8세 이상 관람가

주원, 김우형, 김진욱, 아이비, 박지연, 최정원, 박준면, 김승대, 백형훈 등 출연

자료ㅣ신시컴퍼니

<올댓아트 강나윤 인턴 allthat_art@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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