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박정민 “흥행 비결은 토론거리 던져주기 때문”읽음

유경선 기자

“가려운 부분 긁어주는 작품”

“다양한 해석 나오는게 매력”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배우 박정민이 연기한 배영재 PD. 작품의 4~6화는 배영재 부부의 아기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며 전개된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배우 박정민이 연기한 배영재 PD. 작품의 4~6화는 배영재 부부의 아기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며 전개된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박정민은 넷플릭스에서 흥행 중인 <지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야기 소재와 토론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이라고 봤다. 작중 신흥 종교 ‘새진리회’와 맹신집단 ‘화살촉’에 관한 다양한 해석이 분출하는 게 작품의 매력이라고 했다.

박정민은 30일 오전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걸 보며 드라마가 의도했던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기 시작하고, 신흥 종교가 사람들의 두려움을 먹고 자라나고, 이 종교가 세상사에 관한 해석을 독점하고, 맹목적 신념을 가진 집단이 득세하는 과정이 한국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시각이 많다.

연상호 감독의 원작 웹툰부터 작품의 팬이었다고 밝혔던 그는 <지옥> 단행본 출간 당시 추천사에 “혐오와 배타, 그 비교적 편하고 드문 감정을 이용해 편을 가르려는 누군가와 쓸려가는 누군가. 그리고 그 모두에게 마녀가 되어 버린 누군가. 얼핏 봐도 만화 속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며 “이 시대의 불안을 명확하게 드러낸다”고 썼다.

박정민은 이날도 “(사회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지옥>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현상에 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지옥의 사자들, 새진리회, 화살촉 혹은 그 안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각자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입하면서 보시는 것 같더라”며 “참 많은 관점들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들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지옥>이 종교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보진 않았다. 그는 “자기 손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위주로 작품을 봤다”며 “종교는 없지만 신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종교보다는) 세상을 바꿔 가고 있는 단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배우 박정민이 연기한 배영재 PD. 작품의 4~6화는 배영재 부부의 아기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며 전개된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배우 박정민이 연기한 배영재 PD. 작품의 4~6화는 배영재 부부의 아기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며 전개된다. 넷플릭스 제공

그가 연기한 배영재 PD는 세상의 반이 새진리회에 잠식당한 현실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상사가 지시한 새진리회 홍보 영상 제작을 마지못해 하는 인물이다. 배영재의 모습에서는 짜증이 자주 보인다. 배영재와 송소현(원진아) 부부의 갓 태어난 아기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는 것이 작품의 후반부(4~6화)를 이끈다.

박정민은 “새진리회가 활개를 치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언론인이고, 그런데 위에서 시키니까 그들을 위해 뭔가를 만들어줘야 (해서) 하긴 한다”며 “그런 데서 오는 감정이 보통 짜증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그들(새진리회)에게 지기 싫어서, 지고 싶지 않아서 한 연기에 (짜증의) 감정들이 묻어났다”고 했다.

배영재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신념이 강하거나 현재를 굉장히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로 해석하지 않았다”며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만 살아가던 사람에게 갑자기 불행이 닥치면서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과정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배우 자신도 “소신과 신념을 갖고 일을 하려고 하지만 유혹들이 많다”며 “그 사이에서 과연 내가 어디까지 양보를 해야 하는지 하루에도 12번은 고민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의 특징이 강한 인물보다는 주위의 ‘보통 사람’을 연기하는 게 더 재밌다는 박정민은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하는지 유심히 보는 편”이라며 평범한 인물을 계속 잘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해서는 “감독님에게 슬쩍 물어봤는데 배영재는 안 살아난다고 했다”고 했다. 욕심이 났던 인물은 배우 김도윤이 연기한 화살촉 유튜버라고 말했다.

<지옥>의 인기에 대해 박정민은 “한국 작품은 이전부터 정말 좋았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플랫폼이 원래 좋았던 한국 작품을 전 세계 시장으로 끌어주고 있고, 그런 장이 열린 게 고무적”이라고 말을 맺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배영재 PD 역할을 맡은 배우 박정민.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배영재 PD 역할을 맡은 배우 박정민. 넷플릭스 제공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부활절 앞두고 분주한 남아공 초콜릿 공장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