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은 오는 29일까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조형 예술가 다니엘 뷔렌(Daniel Buren)의 개인전을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 개최한다. 지난해 7월부터 국내 국·공립 미술관 중 처음으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인 다니엘 뷔렌은 1960년대 초부터 작품 내용과 형식 관계를 자유롭게 다루며 급진적인 작업을 선보인 작가다.
1986년 파리 팔레-루아얄(Palais-Royal)의 안뜰에 소개한 대규모 설치 작품 ‘두 개의 고원(Les Deux Plateaux)’은 그의 예술적 깊이를 보여주는 진수로 평가받고 있다.
뷔렌은 같은 해 개최한 제42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뉴질랜드·슈투트가르트·일본 등에서도 권위있는 미술상을 받았다. 작가는 정형화된 미술 제도를 비판했지만, 세계 미술계는 상을 주는 방식으로 그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뷔렌은 1961년 미국 버진아이랜드의 그레이프트리 베어 호텔에서의 커미션 워크를 시작으로 미주·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아프리카 등 60개국에서 3000회 이상의 전시를 열고 있다.
뷔렌은 파리 퐁피두센터(2002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05년)에서의 기념비적인 전시를 비롯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현대미술관(2014년), 루이비통 파운데이션(2016년) 등 국제적인 위상을 지닌 여러 기관에서 작품과 공간의 특정한 관계성을 심화시킨 ‘인-시튜(In-Situ)’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인-시튜는 ‘제자리에’ 혹은 ‘본래의 장소’라는 뜻으로, 20세기 초 고고학자들이 주위 환경의 맥락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 사물을 가리키는 뜻으로 처음 사용했다.
뷔렌의 인-시튜는 관점·공간·색상·빛·움직임·환경·분절·투영 현상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작품과 공간의 경계가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유도하는 작업이다.
대구미술관에서는 회화·영상·설치 등 작품과 공간의 특정 관계에 주목한 최근작 29점을 어미홀 및 1전시장에서 소개한다.
마동은 대구미술관 전시기획팀장은 “다니엘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라며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미술의 천진한 본성에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1000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대구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