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남자친구를 따라 무작정 런던으로 갔던 넬(지나 로드리게즈)은 5년 만에 그에게 차인 뒤 캘리포니아로 돌아옵니다. 다행히 일하던 ‘소컬 인디펜던트’ 신문사에 복직은 했지만 모든 게 예전 같지 않습니다. 사무실에 있던 자리는 없어졌고, 동료들은 어느새 팀장이 됐죠. 친구 샘(한나 시몬)은 넬과 함께 욕하던 낙하산 상사 렉시(로렌 애쉬)와 절친이 돼 있습니다. 렉시는 돌아온 넬에게 부고란을 맡깁니다. 특집 기사 등 1면에 실릴 만한 기사를 써 존재감을 다시 증명하고 싶은 넬에게 부고 기사 쓰기는 시시한 일입니다.
첫 번째 업무는 몬티 왁스버그의 부고입니다. 몬티는 ‘냠냠 풍선껌’이라는 CM송을 만든 작곡가입니다. 부고에는 관심도 없던 넬이 퇴근해 냉장고를 여는 순간, 눈 앞에 왁스버그가 나타납니다. 웬 노인이 집에 침입한 줄 알고 “가까이 오면 죽여버린다”고 말하는 넬에게 왁스버그는 “괜찮아요. 전 벌써 죽었어요”라고 답합니다. 그는 유령이거든요.
부고 기사를 쓸 인물을 배정받을 때마다 넬 앞에는 새로운 유령이 나타납니다.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학교 퀸카, 어릴 적 아빠와 자주 보던 TV중계프로그램의 야구해설가, 완벽한 이상형의 남자 등이 계속 넬을 따라다니며 말을 겁니다. 이들은 넬 말고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스스로가 엉망이라고 여기는 넬의 하루하루가 좀 더 예측불허해집니다.
넬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살아있는’ 부고를 써냅니다. 부고가 감동적이라는 독자들의 메일을 받고, 신문 1면에 실릴 만큼 주목받는 기사를 써내기도 합니다. 일상도 바뀝니다. 넬은 유령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유령들이 마음대로 넬의 일상에 대해 왈가왈부할 때가 더 많지만요. 그들에게 조언을 들으면서 넬은 어떤 선택들을 합니다.
매 화 드라마를 여는 타이틀 시퀀스에는 넬이 스스로에게 할 만한 말들이 ‘아직 안 행복해(Not Happy Yet)’ ‘아직 준비가 안 됐어(Not Ready Yet)’ ‘아직 결혼을 못 했어(Not Married Yet)’ ‘아직 부족해(nNot Fulfilled Yet)’ ‘돈이 없어(Not Rich Yet)’ ‘아직 덜 왔어(Not There Yet)’ 등이죠.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제목인 ‘나 안 죽었어!(Not Dead Yet)’이 등장합니다.
‘아직(yet)’이란 말들은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듯 보이지만 오히려 자신의 오늘을 부정하게 해 내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드라마 <나 안 죽었어!(Not Dead Yet)>는 스스로를 실패자로 여기고, 자신이 별 볼 일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넬이 죽은 이들을 만나며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넬은 유령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거나, 현재를 다르게 보거나, 미래를 꿈꿉니다.
가볍게 보기 좋은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제인 더 버진> 등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지나 로드리게즈가 주인공 넬을 연기합니다. 시즌1을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회당 22~24분의 러닝타임으로 짧고, 총 13회가 공개돼 있습니다.
‘밥 친구’ 지수 ★★★★★ / 짧은 러닝타임에 거북한 장면도 없음
‘케미’ 지수 ★★★★★ /괴짜 친구와 괴짜 상사, 괴짜 룸메까지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