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남산 시대 50주년, 마당놀이 세 친구 ‘세종의 노래’로 뭉쳤다

허진무 기자

박범훈·국수호·손진책 ‘의기투합’

내달 29~31일 대형 칸타타 마련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세종의 노래>를 창작한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왼쪽부터).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세종의 노래>를 창작한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왼쪽부터).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의 남산 이전 50주년을 맞아 한국 공연계에서 각자 일가를 이룬 세 거장이 의기투합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초대 단장을 지낸 작곡가 박범훈(75), 국립무용단 1호 남성 무용수였던 안무가 국수호(75),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을 지낸 연출가 손진책(76)이다. 1981년부터 현재까지 여러 마당놀이 작품을 만들어온 세 친구는 다음달 29~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을 올린다.

박범훈은 지난 2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1세기의 월인천강지곡을 만들려고 ‘지금 우리의 소리’를 엮었다”고 말했다. <세종의 노래>는 세종대왕이 부인인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며 지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서양 오케스트라인 랑코르 캄머 필하모닉에 여러 합창단까지 모두 313명이 출연하는 대형 칸타타(교성곡)다.

박범훈은 2년에 걸쳐 <세종의 노래>를 작곡했다. 국수호가 국립무용단의 안무를 짜고, 손진책이 무대 연출을 담당했다. 박해진 시인이 현대 감각에 맞는 노랫말로 고쳐 작사했다. 동서양의 소리가 화합한다. 무대 중앙에 국악관현악단과 랑코르 캄머 필하모닉 97명이 자리한다. 국악기 위주로 편성하되 서양 악기로 부족한 소리를 채웠다. 국립창극단 11명이 판소리로 독창을 하고, 무대 뒤편을 채운 합창단 174명이 벨칸토 창법으로 중창과 합창을 맡는다. 무용수 31명이 원형 무대에서 줄지어 춤을 춘다.

박범훈은 “제가 쓴 곡 중에서 가장 긴 시간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세종의 시를 칸타타로 만드는 작업은 ‘소리로 쓰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작곡했습니다. 저희 세 사람이 모이면 작품을 놓고 아무 거리낌없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합니다. 두 친구 덕분에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수호는 “박범훈, 손진책, 국수호는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친구”라며 “마당놀이라는 장르를 함께 개척했고 지금은 어떻게 노추(老醜)하지 않게 살까 고민하는 예술적 동지”라고 말했다. “제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돼 준 국립극장 50주년 기념작의 안무를 맡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국립극장이 고향 같아서 이 작품을 관객의 마음에 뜻깊게 각인시켜 보자는 결의가 있어요. 이 작품은 세종이 소헌왕후에게 보내는 시이지만 인내천(人乃天) 정신으로 백성에게 다가가려는 사랑이 담겼습니다.”

박인건 국립극장장,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왼쪽부터)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세종의 노래>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박인건 국립극장장,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왼쪽부터)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세종의 노래>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손진책은 독감에 걸려 이날 기자간담회에 불참했다. 손진책은 국립극장을 통해 “이 작품은 ‘사랑과 화합’에 초점을 두고 연출했다”며 “조선 최고의 커플인 세종과 소헌왕후의 순정, 한글이 백성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세종의 애민정신을 시각화하겠다”고 전했다.

국립극장은 1950년 현재 서울시의회 의사당 건물인 부민관에서 아시아 최초의 국립극장으로 개관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대구 키네마극장으로, 서울을 수복한 뒤에는 시공관(현 명동예술극장)으로 옮겨갔다. 1973년이 돼서야 서울 남산에 자리를 잡았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50년의 창작 역량을 모두 보여드릴 만한 공연을 준비했다”며 “이 작품이 50주년 기념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해서 한국의 명곡으로 자리 잡아 많은 관객이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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