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시즌2 우승자는 크로스핏 선수 출신 아모띠(본명 김재홍)였다. 2위는 707특수임무단과 소방관 출신 홍범석이, 3위는 한국 럭비 국가대표 출신 안드레 진(김진)이 차지했다. 장호기 PD는 시즌3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경기장을 넓힐 포부를 밝혔다.
장호기 PD는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즌3는 ‘아시아’라는 콘셉트를 갖고 기획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콘텐츠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시즌2가 끝나자 이어진 예고편 영상에선 복싱, 태권도, 스모, 무에타이 등의 이미지와 ‘피지컬: 100 아시아’라는 제목이 나왔다.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논의 중입니다. 더 많은 국가가 참여해 국제적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시즌3이 확정된다면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의 전설적인 프로복싱 선수)나 일본 프로 스모의 요코즈나(최고 서열) 두 분께는 러브콜을 보내야 하지 않나 상상하고 있어요.”
시즌1·2 모두 여성 참가자는 우승권에 들지 못했다. 시즌1에선 장은실·심으뜸 등이 빛났지만 시즌2에선 여성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남녀 운동능력의 격차가 큰 근력과 지구력 중심의 경기가 많았고, 남녀 격차가 적은 균형감이나 유연성을 겨루는 경기가 적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장 PD는 “근육맨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성별의 차이보다 체급의 차이로 접근했다”면서도 “저도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신체능력이 활약할 수 있게끔 치밀하게 설계했지만 강력한 남성 참가자들이 팀장이 돼 강점이 부각되면서 경기가 그런(여성이 활약하지 못한)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면 ‘힘 센 사람이 유리하다’는 생각이 바로 들지 않게끔 더 많이 고민할 생각입니다.”
아모띠, 홍범석, 안드레 진은 참가자 100명 중에서 1~3위를 차지했다. 아모띠는 ‘가장 힘들었던 경기’로 팀내 경쟁인 선착순 롤러 레이스를 꼽았다. 아모띠는 “제 운동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리더십이 부족해 제 팀이 떨어졌다”며 “정지현(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형님이 팀원으로 저를 선택해 탈락 위기에서 살려주셨는데 그런 형님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 미안했다”고 말했다.
홍범석은 팀 경쟁이었던 광산 운송전, 안드레 진은 결승전 2라운드였던 무한 스쿼트를 꼽았다. 홍범석은 “제가 1등을 하지 않으면 팀이 떨어질 위기여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안드레 진은 “처음부터 자신이 없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피지컬: 100>은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공개 첫주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시리즈 부문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장 PD는 “전 세계와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자막이나 배경지식은 최대한 배제하고 몸을 이용한 경기에 집중했다”며 “아메리카에선 ‘작은 사람들끼리 장난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어느 나라에서 봐도 한국인이 절대 약하지 않다’는 마음을 살짝 가졌다”고 말했다.
아모띠는 “인스타그램에 외국인들의 댓글이 많아졌고, ‘한번 붙어보자’는 DM(메시지)도 많이 받았다”며 “우승 상금 3억원은 서울에 정착할 전세금에 보태겠다”고 말했다.
홍범석은 “누군가를 지키는 군인과 소방관으로 16년 근무하며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며 “한국 특수부대, 소방관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방송 프로그램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안드레 진은 “운동은 웃으면서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럭비의 성장에 기여해 나중에는 국가대표 감독까지 되는 큰 꿈을 꾸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