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홍 시인의 동시집 <골목길 붕어빵>(상추쌈)이 제15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권정생문학상 심사위원회(이창건, 황수대, 김종헌)는 17일 “올해 수상작은 ‘관계’를 중심 주제로 한 권의 동시집을 낸 서정홍 시인의 <골목길 붕어빵>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간된 <골목길 붕어빵>은 시인이 식구들과 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먹먹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가만히 들어주고, 천천히 물어”서 한 편 한 편 써 놓은 동시집이다.
심사위원회는 선정 이유에 대해 “작품성뿐만 아니라 권정생의 문학관을 잘 반영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특히 시에 어린이 화자의 삶이 들어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심사위원회는 “이 작품집에 있는 대부분의 동시에는 어린이들의 생활과 고민이 녹아 있다. 타자의 눈물에 아파하고 나를 달래는 성숙한 화자가 여러 편의 동시에 등장한다. 사람살이에서 여유를 찾고 타자와 진정성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동시로 잘 형상화했다”고 말했다.
서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고 권정생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을 다시 펴보았다”며 “권정생문학상은 권정생 선생님의 뜻을 따라 배우고 깨달으며 살아가려는 모든 사람의 것으로 생각한다. 내내 잊지 않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990년 제1회 마창노련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서 시인은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시집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못난 꿈이 한데 모여>, 동시집 <윗몸일으키기> <우리 집 밥상>, 산문집 <농부 시인의 행복론> <부끄럽지 않은 밥상> 등을 출간했다. 현재 경남 합천군에서 ‘열매지기공동체’ ‘담쟁이인문학교’를 열고 시인이자 농부로 살아가고 있다.
권정생문학상은 2010년부터 고 권정생 작가의 삶과 문학을 잇는 작품을 매해 분야를 달리해 선정해왔다. 올해는 지난 3년 사이 국내에서 출간된 동시집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가렸다. 수상 작가에게는 창작기금 1000만 원이 함께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