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독주회 갖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프로코피예프·쇼송 등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스토리 있는 곡 골라”
3년 전 바흐와 베토벤 소나타 전곡 도전을 마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조금 더 개인적인 곡으로 돌아온다.
클라라 주미 강은 9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9월 리사이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타르티니, 프로코피예프, 쇼송, 프랑크를 연주한다. 곡 사이의 연결성을 생각하기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고 스토리가 있는 곡”을 골랐다.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은 그가 네다섯 살 때 처음 연주한 곡이다. 타르티니가 꿈속에서 듣고 지었다는 이 곡에는 제목이 보여주듯 바이올린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테크닉이 망라됐지만, 그는 “곡의 아름다움을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1번 역시 트릴(두 음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연주하는 주법)로 시작하지만, 작곡 배경은 크게 다르다. 클라라 주미 강은 “프로코피예프가 2차 대전 당시 작곡한 것이다. 오늘날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2부에 연주할 쇼송의 ‘시’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프랑스 작곡가의 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관객이 위로와 용기를 느끼고 좋은 상상의 날개를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클라라 주미 강은 “공개적으로는 처음 해보는 얘기”라며 “물론 전 음악을 사랑하지만,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신경이 쓰이고 음악인으로서 어떻게 기여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의 힘은 즐거움을 줄 때보다 위로와 용기를 줄 때 더 크다”며 “음악이 가진 선한 영향력을 널리 떨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사고의 구체적인 내용이라든가 지역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연주하면서 호텔과 공연장만 왔다 갔다 하는 삶을 살았다. 연주자로서의 사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클라라 주미 강은 지난해 여름부터 기아의 후원으로 170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튜니스’를 연주하고 있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대여받지 않으면 이런 명악기를 사용할 길이 없다. 그것이 항상 숙제”라며 “이전에 삼성문화재단이 후원해주셔서 연주했던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였다면, 지금 악기는 깎지 않은 원석 같다”고 했다.
클라라 주미 강은 이번 여름 전 세계에서 연주한다. 당장 레너드 번스타인이 생전에 만든 일본 삿포로 퍼시픽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 서기 위해 10일 출국한다. BBC 프롬즈 재초청 무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데뷔 무대도 준비하고 있다. 클라라 주미 강의 전국 리사이틀은 9월1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시작해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