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의 뜻’ 이어 나갈 것…꿈밭극장 개관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르코꿈밭극장에서 열린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한 어린이·청소년극 중심의 공연장 ‘아르코꿈밭극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위원장은 17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아르코꿈밭극장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학전의 역사성과 방향성을 계승하면서 김민기 대표가 학전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뜻을 더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고민과 노력을 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적인 장소였던 학전은 지난 3월 김민기 대표의 건강상의 이유와 경영난 등으로 문을 닫았다.

예술위는 올해는 예산편성이 끝난 관계로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와 협업해 극장을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방지영 아시테지코리아 이사장은 “다음주 대관 공고가 나갈텐데, 영유아·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연을 우선적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어린이극 <고추장 떡볶이> 등 학전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작품들을 공모해 본격적으로 ‘학전 계승’의 의미를 살려간다는 계획이다. <지하철 1호선>과 <고추장 떡볶이> 등 학전의 레퍼토리를 정기적으로 공연할 계획도 세웠으나 이는 김민기 대표가 극구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은 “김 대표께서 ‘내가 만들어놓고 내가 뿌린 씨앗은 내 선에서 정리하고 가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전하셨다”라고 말했다.

뛰어난 신예를 발굴한다는 취지로 매년 학전에서 열렸던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는 김광석추모재단과의 협의를 통해서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건물 1층에 학전의 역사를 전시하는 아카이빙 공간도 마련된다. 정 위원장은 “가능하면 학전이 갖고 있던 흔적들을 지우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학전 측이 보관하고 있는 부조물이나 간판 등은 추후 1층에 만들어질 라운지에 전시하는 방법도 논의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술위는 이와 함께 펀딩을 통해 리모델링 예산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