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기미가요·뒤집힌 태극기’라니…KBS에 국민 분노

김송이 기자

오페라 ‘나비부인’ 편성 뭇매…시청자들 비판에 결국 사과문

KBS가 광복절에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일지라도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주인공과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주요하게 등장하는 작품을 굳이 광복절에 방송한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KBS는 15일 0시부터 <KBS 중계석>을 통해 지난 6월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녹화본을 방송했다.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나비부인>은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성의 사랑을 다룬다. 극중 주인공의 결혼식 장면에선 배경음악으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고 주인공이 붉은색 기모노를 입고 나온다.

방송 직후 KBS 시청자상담실에는 “공영방송이 광복절에 기미가요를 방송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시청자는 “제2의 일제강점기냐”며 “광복절에 기미가요, 기모노가 방송으로 송출되는 것도 기함할 판에 그 주체가 수신료를 받는 KBS라니”라고 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광복절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무슨 짓이냐”며 “도대체 누구 보라고 튼 건지 불쾌하다”고 했다.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에 동의가 쏟아졌다.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 건가 싶다’는 제목의 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만1800여명이 동의했다.

KBS는 이날 일기예보 방송에서 잘못된 태극기 그래픽을 사용한 방송사고도 냈다.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안내할 때 광복절이란 걸 알리기 위해 등장한 태극기 그래픽이 좌우가 반전돼 있었다.

논란이 일자 KBS는 사과문을 내고 “당초 6월29일에 공연이 녹화됐고 7월 말 방송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며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BS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KBS는 이날 밤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를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했다.

KBS는 일기예보 방송에서 잘못된 태극기 이미지가 사용된 데 대해선 “실수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수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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