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까지 남겨가며 깊이 있게 감상한 영화는

허진무 기자
[책과 삶] 메모까지 남겨가며 깊이 있게 감상한 영화는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김중혁 지음
안온북스 | 520쪽 | 2만4000원

작가 김중혁은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 주간지 씨네21에 2009~2010년 친구인 작가 김연수와 함께 ‘나의 친구 그의 영화’를, 2014~2015년 ‘김중혁의 바디 무비’를 연재했다. 2016~2021년에는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함께 Btv 영화 소개 프로그램 ‘영화당’을 진행했다.

김중혁이 영화 에세이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에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영화 77편에 대한 감상을 담았다. 김중혁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태블릿 PC나 노트북 컴퓨터로 보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스마트패드에 키워드 중심의 메모를 한다. 메모를 토대로 첫 문장을 떠올리고 글을 써나간다. 이 책에는 그 메모가 함께 실렸다.

기본적으로는 영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고전 영화보다는 현재로부터 10년 안쪽의 최신 영화들을 조명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같은 한국 독립영화부터 <탑건: 매버릭>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다양하다. 독자가 이미 본 영화도, 보지 않은 영화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영화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는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김중혁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분이 든다.

영화가 아닌 것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김중혁은 관심사가 다양하기로 유명한 만큼 여러 분야에 걸친 지적 즐거움이 묻어난다. 살면서 경험한 여러 에피소드들도 엮었다. ‘에어’에선 운동화에 대한 집착적인 허영심을, ‘리틀 포레스트’에선 설마다 어머니와 부쳤던 배추전의 맛을, ‘우리집’에선 상자처럼 작았던 대학 시절 자취방에서의 행복을 이야기한다.

영화와 글쓰기에 대한 곡진한 애정 자체가 감동적이다. 김중혁은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은 기쁨을 온전하게 누리고, 슬픔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고통을 피하지 않으려 애쓰고, 몰랐던 일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이라며 “자신만의 첫 문장을 떠올리고, 자신만의 결론에 도달하는 여행을 떠나면 좋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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