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창간 78주년을 맞아 버려진 물건들의 생애사를 조명하는 ‘쓰레기 오비추어리’전을 엽니다. 한 사람의 궤적이 담기는 오비추어리(부고 기사)와 같이 버려진 옷과 신발, 구두의 처음과 끝을 따라가는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A국의 원료가 B국에서 제품이 된 뒤 C국에서 소비 후 버려져 D국으로 수출되고, 다시 E국에서 폐기되는 전지구적 과정에 우리는 함께 개입하고 있습니다. 전시를 통해 생산자, 운반자, 구매자, 중고 수출업자, 폐기업자로 분절된 개입의 순간들을 하나로 이으려 합니다.
물건들의 생애사는 ‘짧은 생, 긴 죽음’에 가깝습니다. 생산과 소비, 폐기 사이 시간은 짧아지고 이동 거리는 늘었습니다. 처음과 끝을 동시에 인지할 때, 연결과 순환의 감각이 열릴 수 있다고 믿으며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물건들의 전 생애가 건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동명의 기획기사 시리즈는 지면과 홈페이지에서 오는 7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합니다. 오는 7~12일, 지구와사람 갤러리홀(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66).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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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인(정치부) 고희진(전국사회부) 이홍근(정책사회부) 최혜린(국제부) 정지윤·한수빈(사진부) 박채움(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