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4·3 알리기 나서
제주도는 21일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유적지를 활용한 역사탐방(다크투어)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 생존자 이야기를 통해 아픈 과거사를 조명한 작품이다. 당시 ‘해안에서 5㎞ 이상 들어간 중산간지대를 통행하는 자는 폭도로 간주해 총살한다’는 조치(소개령)와 계엄령 선포에 따른 중산간 마을 초토화 작전 등으로 인해 희생된 주민의 이야기를 다뤘다.
주인공 인선의 집이 있던 제주 중산간 마을은 4·3 당시 군경토벌대에 의해 불타 없어지거나 재건되지 않아 ‘잃어버린 마을’이 됐다. 제주엔 이런 ‘잃어버린 마을’이 109곳 있다.
여기에 학살 터인 정방폭포 인근 소남머리·성산일출봉 주변 터진목, 수용시설인 주정공장 터, 주민들이 동굴로 숨어든 큰넓궤·다랑쉬굴 등이 기존 역사탐방 유적지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한강 작가가 본인과 관련된 지자체 연계 사업 등에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한강 작가의 소신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