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감독 오드리 디완의 <해프닝>이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해프닝>은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수상했다. <해프닝>은 196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대생의 이야기를 그렸다. 학업, 사회생활에 닥칠 어려움 때문에 주인공은 쉽지 않은 선택에 내몰린다.
디완은 수상 소감에서 “분노와 욕망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 용기, 감정, 이성도 필요했다”며 “난 <해프닝>이 체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완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여섯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지난해 <노매드랜드>로 수상한 클로이 자오에 이어 2년 연속 여성 감독 수상기록도 남겼다. 디완뿐 아니라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여성 영화인이 고루 두각을 나타냈다. <파워 오브 더 독>을 연출한 제인 캠피언은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았다. 캠피언은 심사위원장인 봉준호 감독, 심사위원 클로이 자오 감독 등을 보며 “당신들로부터 상을 받다니 정말 대단하다. 당신들은 영화의 기준을 높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출 데뷔작 <로스트 도터>를 선보인 배우 매기 질런홀이 각본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중 한 편인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질런홀은 “여성으로서 우리는 침묵에 동의하며 태어난다. 페란테는 그 동의를 깨트렸다”면서 “나는 고등학생 시절 <피아노>(감독 제인 캠피언)를 보며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의 손>은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았다. 스페인 명장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패러렐 마더스>에 출연한 페넬로페 크루스가 여우주연상, 필리핀의 범죄 스릴러 <온 더 잡: 더 미싱8>에 출연한 존 아실라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심사위원단) 마음이 끌리는 대로 갔다. 마음 끌리는 대로 갔는데 수상작을 보니 여성 감독들이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