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범하지 않아도 넌 소중해"...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의 한 장면. 마드리갈 가족은 저마다 각기 다른 마법 능력이 있다. 미라벨만 예외다.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사람이 마법을 부리는 일이 흔하다. 24일 개봉한 <엔칸토: 마법의 세계> 역시 그렇다. 동물하고 대화하거나, 날씨를 기분대로 바꾸거나, 당나귀를 세 마리씩 드는 사람이 나온다.

흥미롭게도 <엔칸토>의 주인공은 극중 가장 평범한 사람이다. 모든 가족이 마법을 쓰는 가문에서 태어났는데 유일하게 아무런 능력이 없다. 다른 가족들과 달리 안경을 썼고, 외모 역시 평범하다.

콜롬비아의 시골 마을 엔칸토의 중심에는 마드리갈 가족이 있다. 이 가족은 다섯 살이 되면 각기 다른 마법 능력을 받는다. 할머니 알마의 지휘 아래 마드리갈 가족들은 마법으로 마을 사람들을 돕고 존경받는다. 미라벨만이 마법 능력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조차 알 수 없다. 미라벨은 가족과 마을에 도움이 되길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급기야 마드리갈 저택에서 마법이 사라지고 붕괴할 조짐이 나타난다. 미라벨이 그 원인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피어난다.

<엔칸토>는 디즈니의 6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근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성취를 보여주는 수작 <주토피아>(2016)의 바이론 하워드와 자레드 부시가 함께 연출했다. 최근 디즈니와 산하 픽사 스튜디오는 문화 다양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 3월 개봉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동남아시아, <코코>(2017)는 멕시코, <모아나>(2016)는 폴리네시아를 배경으로 했다. <엔칸토>는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 보고타, 바리차라 등 여러 장소를 취재해 그곳의 의상, 식물, 음악, 춤, 건축 등을 담아냈다. 라틴계의 가족 유대가 강하다는 점도 영화 주제와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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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역시 명확하다. 비범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주눅들어 있는 이가 사실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 수 있는지 다독인다. 더 높은 성취를 강조하는 기성세대와 제 능력에 맞는 삶을 추구하는 청년세대의 갈등도 그려졌다. 온 가족을 위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과격한 파국을 추구하지 않으리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인 더 하이츠> <해밀턴> 등으로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뜨거운 뮤지컬 작곡가로 떠오른 린 마누엘 미란다가 음악을 맡았다. 마드리갈 가족의 각기 다른 마법에 어울리는 다양한 노래들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