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공연장에서 작지만 꽉 찬 울림이 펼쳐진다

문학수 선임기자

성남 티엘아이아트센터 ‘제3회 실내악 축제’ 11일부터 19일까지

티엘아이 실내악 축제의 예술감독 이예린(플루티스트·왼쪽)과 프로그래머 겸 캐스팅 디렉터 송영민(피아니스트).  티엘아이아트센터 제공

티엘아이 실내악 축제의 예술감독 이예린(플루티스트·왼쪽)과 프로그래머 겸 캐스팅 디렉터 송영민(피아니스트). 티엘아이아트센터 제공

적게는 두 명, 많아야 열 명 안팎 앙상블…연주자 숨소리까지 교감 기회
주제 ‘더 클래식’…이예린 감독 “본질에 충실한 영원한 멋 들려 드릴 것”

‘작지만 강한 공연장’으로 불리는 경기 성남의 티엘아이아트센터가 실내악 축제를 연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티엘아이 실내악축제’가 11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다. 250석 남짓한 규모의 홀에서, 실내악에 최적화된 음향과 연주자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축제다.

‘실내악’(Chamber Music)이란 적게는 두 명, 많아야 열 명 안팎의 앙상블이다.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범주 중에서도 고급스럽고 세련된 장르로 손꼽히지만, 그에 비해 대중적 인기가 떨어지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 까닭에 민간 공연장이 3년째 실내악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박평준 티엘아이아트센터 대표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축제를 사랑하는 고정팬들이 늘었음을 실감한다”면서 “좋은 음향과 실력 있는 연주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서도 모든 연주회 입장료는 3만원이다.

축제의 타이틀은 ‘The Classic(더 클래식)’이다. 이예린 예술감독(플루티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음악의 본질에 충실한, 영원한 멋을 품고 있는 곡들을 연주하겠다는 의미에서 붙인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축제를 총괄 감독하고 피아니스트 송영민이 프로그래머와 캐스팅 디렉터를 맡아 9일간 이틀 간격으로 열리는 축제의 내용들을 채웠다.

첫날 콘서트를 꾸미는 연주자들은 피아니스트 김규연과 정지원,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첼리스트 김민지와 김정아, 플루티스트 유채연이다. 카푸스틴의 ‘플루트, 첼로, 피아노를 위한 3중주’,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을 연주한다. 13일 연주회는 플루티스트 이예린과 김은기·이수민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송영민·이선호, 바이올리니스트 이근화, 첼리스트 오유진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예술감독과 디렉터가 신예들과 함께 펼치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3중주 ‘둠키’(Dumky)가 이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다.

15일 연주회는 ‘성악’에 초점을 맞췄다. 201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홍혜란,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활약하는 테너 최원희가 노래한다. 넷째날인 17일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교육자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그의 제자인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무대다. 슈베르트가 ‘네 손’(Four Hands)을 위해 작곡한 곡들을 사제가 함께 선보인다. 모두 네 곡을 연주하는데, 그중에서도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던 해에 작곡했던 ‘f단조 환상곡 d.940’이 이날 프로그램의 절정이다.

마지막 날 연주회에는 ‘Back to the Classic(백 투 더 클래식)’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음악감독과 디렉터가 비올리스트 겸 지휘자인 이승원, 윤이상 국제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이상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정하나 등과 함께 꾸민다. 하이든의 피아노 트리오 G장조 ‘집시’, 모차르트의 플루트 4중주 1번, 드보르자크의 현악4중주 12번 ‘아메리카’를 연주한다. 앞서 연주회들보다 훨씬 출렁거리는 분위기다. 이 감독은 “잔칫날 같은 느낌으로 축제를 마무리하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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