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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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5.04.29
  • 로잔 콩쿠르 우승 박윤재 “두꺼운 다리와 평발 콤플렉스 있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다”
    로잔 콩쿠르 우승 박윤재 “두꺼운 다리와 평발 콤플렉스 있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다”

    “로잔 발레 콩쿠르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였어요. 지금까지도 우승했다는 사실이 안 믿겨서 매일 로잔에서 받은 상을 꺼내봅니다.”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인 남자 무용수 최초로 우승한 발레리노 박윤재(16·서울예고)는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 우승 기념 기자회견에서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박윤재는 지난 8일(현지시간) 로잔에서 열린 로잔 발레 콩쿠르 결승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 콩쿠르와 함께 세계 5대 발레 콩쿠르로 꼽히는 대회다. 15~18세만 참가할 수 있어 ‘무용수들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1985년 강수진이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박윤재는 ‘한국 발레리노 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데 대해 “로잔 발레 콩쿠르는 나와 발레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준 계기가 됐다. 내 가슴팍에 자랑스럽게 달린 이름표로 남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박윤재는 꿈의 무대에서 의외로 긴장보단 즐거움이 컸다고...

    2025.02.12 20:27

  • [설 연휴 볼만한 공연]‘마당놀이’ 즐겨보세
    [설 연휴 볼만한 공연]‘마당놀이’ 즐겨보세

    설 연휴에도 공연장은 문을 닫지 않는다. 홀로 혹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즐길 작품도 많다. 볼만한 공연을 소개한다.국립무용단은 29·3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025 축제’를 선보인다. 섬세하고 신명 나는 춤사위를 7개 작품, 3장에 걸쳐 공연한다. 한국 무용이 생소한 관객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품, 공감하기 쉬운 연출을 더했다. 궁중에서 악귀를 쫓고, 손님을 불러 잔치하고, 온 백성이 하늘에 제사 지내는 풍경을 연출했다.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 기념작인 <마당놀이 모듬전>은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등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마당놀이 대표작을 엮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이몽룡과 성춘향, 심봉사, 흥보와 놀보 이야기가 뒤섞여 웃음을 자아낸다. ‘마당놀이 원조 스타’ 윤문식·김종엽·김성녀가 특별출...

    2025.01.26 09:00

  • “라벨은 천재”···조성진이 말한 이유
    “라벨은 천재”···조성진이 말한 이유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한 첫 작곡가는 바흐, 베토벤이 아닌 라벨(1875~1937)이다. 조성진은 “라벨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가 얼마나 천재였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올해는 라벨 탄생 150주년이다. 조성진은 지난 17일 발매된 독주 전곡집과 다음달 발매할 피아노 협주곡집(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라벨을 기념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 등이 이끄는 고잉홈 프로젝트는 올해 라벨의 관현악 전곡을 연주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등 한국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도 라벨의 곡을 프로그램에 넣었다.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조성진은 20일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라벨에 빠진 순간을 돌아봤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리스트를 연주하던 초등학교 5학년 조성진은 라벨의 ‘거울’ 중 ‘어릿광대의 아침 노래’를 처음 접한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느꼈다”....

    2025.01.21 17:16

  • 14세 바이올리니스트 이현정 “관객 많을수록 안 떨려요”
    14세 바이올리니스트 이현정 “관객 많을수록 안 떨려요”

    바이올리니스트 이현정(예원학교 2년)이 지난해 9월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 참가했을 때 나이는 만 13세였다. 원래 14세부터 출전할 수 있는 대회인데 12월생이라 3개월이 모자랐다. 이현정의 어머니는 주최 측에 참가할 수 있는지 문의해 허락을 받았다. 경험 삼아 참가한 첫 성인 콩쿠르에서 덜컥 2위에 입상했다. 본선 진출 44명 중 가장 어렸고, 당연히 역대 최연소 수상이었다. 당시 1위 가나가와 마유미는 30세, 3위 기무라 와카나는 23세였다. 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이현정은 “요즘도 당시 수상한 언니들과 인스타로 연락하며 지낸다”며 “외국에서 연주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또 다른 ‘신동’인가 싶은데 지독한 노력파이기도 하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하루 10시간은 연습한다. BTS가 누군지 모를 정도로 연습 외에는 관심이 없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나 다른 취미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동하는 차에서 클래식 음악 듣...

    2025.01.08 17:16

  • ‘감시자’에서 ‘은밀한 보호자’가 된 비밀경찰···연극 ‘타인의 삶’
    ‘감시자’에서 ‘은밀한 보호자’가 된 비밀경찰···연극 ‘타인의 삶’

    동독의 비밀경찰 비즐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다. 그는 비밀경찰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심문 기법을 강의할 정도로 사회주의 체제 수호의 첨병 역할을 모범적으로 수행한다.비즐러는 유명 극작가 드라이만과 배우 크리스타 커플의 감시를 맡는다. 도청을 통해 이 커플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본다. 작품 활동, 사상의 궤적은 물론 성생활 같은 사생활까지 모두 감시 대상이다.다음달 1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하는 연극 <타인의 삶>은 동명의 영화에 기반한 작품이다. 영화는 2007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 지난 10월 재개봉하기도 했다.영화 속 비즐러와 드라이만 커플의 공간은 분리돼 있다. 비즐러는 청각만으로 드라이만 커플의 삶을 상상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연극은 달리 표현했다. 비즐러는 마치 유령처럼 드라이만 주변을 떠돌며 삶을 관찰한다. 비즐러가 드라이만의 삶을 관찰하면서 동...

    2024.12.23 12:10

  • 오페라 투란도트 연출자, 공연 몇 시간 앞두고 하차 ‘발칵’
    오페라 투란도트 연출자, 공연 몇 시간 앞두고 하차 ‘발칵’

    “서울에서 공연할 ‘어게인 투란도트’ 프로덕션의 예술적 결과물과 완전히 결별한다.”국내 최대 규모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 오페라 ‘어게인 투란도트 2024’(투란도트)의 연출가가 공연을 수 시간을 앞두고 하차했다.22일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막한 ‘투란도트’ 공연 수 시간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다비데 리버모어는 “서울에서 공연할 ‘어게인 투란도트’ 프로덕션의 예술적 결과물과 완전히 결별한다”며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리버모어는 “제작진과 연출가 사이의 건설적인 대립은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러한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협력이 아닌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수준의 권위주의적 강요였다”고 주장했다.이어 “특히 제작진은 장이머우 감독의 공연 무대 동선을 복사하도록 강요받았으며, 이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현준 총예술감독이 합의된 계약상의 지급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2024.12.22 22:10

  • 임윤찬이 그림 그리듯 연주한 쇼팽 협주곡
    임윤찬이 그림 그리듯 연주한 쇼팽 협주곡

    임윤찬 연주회가 열리는 공연장 로비에는 시작 전부터 늘 묘한 흥분감이 감돈다. 어려운 티케팅에 성공한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그날의 연주를 기다린다. 관객은 연주 후 박수 치며 환호할 만반의 대기를 마친 상태다.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공연이 열렸다. 1부 협연자가 임윤찬이었다. 올해 해외 교향악단의 내한 공연 중 사실상 마지막 메인 이벤트라 할 행사였다.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서곡으로 예열을 마치자 피아노가 준비됐고 곧 임윤찬이 나타났다. 기다리던 관객들은 아낌없는 환성으로 만 20세의 젊은 피아니스트를 맞이했다. 임윤찬은 언제나처럼 엉거주춤하게 꾸벅이는 인사로 관객에게 화답한 뒤 곧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다.이날 레퍼토리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쇼팽은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는데, 통상 자주 연주되는 곡은 1번이다. 시기적으로는 2번이 1번보다 먼저 작곡됐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에서 관현악은 피아...

    2024.12.19 17:29

  • 한강 “소년이 온다... 5·18 광주 이해하는 진입로 되길”
    한강 “소년이 온다... 5·18 광주 이해하는 진입로 되길”

    “우리가 이렇게 말을 건네고 글을 쓰고 읽고 귀 기울여서 듣는 과정 자체가 결국은 우리가 가진 희망을 증거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한강 작가는 11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출판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언어가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한 줄도 쓸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반복되는 폭력이 초래하는 좌절과 ‘연결’의 어려움에 관해 묻자 “아주 개인적으로 보이는 글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언어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쓰기 시작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10일(현지 시간) 열린 노벨상 연회에서도 그는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라며 문학의 ‘연결’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소년이 온다>를 두고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이해하는 ‘진입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과거 인터뷰에서 “<...

    2024.12.12 01:47

  • ‘겨울나그네’를 첼로로 연주한다면
    ‘겨울나그네’를 첼로로 연주한다면

    잘하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열심히 하려면 좋아해야 한다. 모든 일의 기본이다.첼리스트 박유신(34)은 출강하는 대학교 학생들에게 늘 이 말을 강조한다. 당연하지만 실천하는 이는 드물기 때문이다. 박유신은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한다. 연주회하고, 음반 내고, 가을에 잇달아 열리는 페스티벌 2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도 “몸은 하나지만, 더 잘하는 능력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최근 슈베르트 <겨울나그네>를 첼로로 연주한 음반을 낸 박유신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겨울나그네>는 작곡된 지 200년 가까이 되도록 사랑받은 연가곡이다. 수많은 전설적인 성악가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다만 인간의 목소리를 악기로 대체해 연주하겠다는 발상을 한 사람은 거의 없다. 아름다운 목소리, 목소리에 담긴 시적인 가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박유신은 가사 대신 멜로디에 집중했다.“<겨울나그네>는 시적인 옛 독일어로 쓰였기 때문에 한국인이 ...

    2024.12.10 11:23

  • 사라 장 “아이작 스턴이 준 바이올린, 정경화의 조언 잊지 못해”
    사라 장 “아이작 스턴이 준 바이올린, 정경화의 조언 잊지 못해”

    이제 40대 중반인데 벌써 데뷔 35주년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44)이 5년 만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연다.사라 장은 9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오케스트라, 큰 공연장에서 연주한다고 완벽히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휘자, 오케스트라, 동료 연주자와 호흡이 잘 맞고 관객의 에너지가 전기처럼 전해질 때 너무 신나고 마법 같이 기억에 남는 연주가 된다”클래식 음악계의 수많은 ‘신동’ 중에서도 사라 장은 원조였다. 만 9세였던 1990년 1월13일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필하모닉 신년음악회에서 고난도의 파가니니 협주곡을 협연하며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EMI 레이블의 최연소 레코딩 기록을 세웠고, 1994년에는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 베를린필하모닉과 협연했다. 쿠르트 마주어, 리카르도 무티, 마리스 얀손스, 사이먼 래틀 등 저명한 지휘자와 호흡을 맞췄다.사라 장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음악관에도 조금의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2024.12.09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