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오징어게임>, <기생충>으로 대표되는 K-컬처는 이제 세계에서 인정받는 영역이 됐습니다. 과거 ‘한류’라고 불렸다가 최근에는 ‘K’가 붙는 대명사로 통용되고 있는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은 어떻게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될 수 있었을까요.
경향신문의 유튜브채널 ‘이런 경향’의 뉴스 해설 콘텐츠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에서는 책 <한류 외전>을 쓴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님을 모시고 K-컬처의 산업 형성 및 발전 과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김윤지 박사는 K-컬처의 산업화 과정에 대해 ‘설계되지 않은 성공’이라고 평가합니다. 해외 연구자들이 ‘정부가 주도하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서 만들어낸 성공’이라는 해석에 대한 반박에 가깝습니다. 물론 ‘우연히 얻어 걸린 성공’ 역시 아닙니다.
김윤지 박사가 꼽는 K-컬처 산업화 성공 요인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문화산업에 자본 투입을 가능하게 한 정책 금융
- ‘팔길이의 법칙’이라고 표현되는 문화산업 지원 거버넌스 구축
- 외부 변화 적응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의식
김 박사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구체화되면서 영화 및 가요 산업에 자본이 투입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됩니다. 벤처 투자 자금이 영상 산업으로 투입될 수 있었고, 코스닥 시장을 통해 기획사가 상장되면서 K-POP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됩니다.
정책 금융의 지원 속에 ‘팔길이의 법칙’이라는 거버넌스가 구축된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팔길이의 법칙’은 유명 경제학자 케인스가 영국 예술위원회에서 언급한 말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너무 가까이, 너무 멀지 않게 지원한다는 얘기입니다. 이전 정부에서 문제가 된 ‘블랙리스트’에 문화계가 강하게 반발한 것도 ‘팔길이의 법칙’이라는 거버넌스가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공감 때문입니다.
자본 투입의 길이 열리고, 간섭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서 ‘창의성’이 꽃 피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는 IMF 이후 FTA에 따른 개방, 금융위기, 인터넷의 발전 등 외부 시장이 변화할 때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도전’이 가능하도록 만든 발판이 됩니다. IMF 이후 드라마 수출이 시작됐고, FTA 체결에 따른 스크린쿼터 축소는 오히려 한국 영화 산업의 기회로 작용합니다. K-POP 역시 위기 때마다 거꾸로 시장을 확대해가며 세계적인 상품이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에서는 K-컬처 성공에 대해 ‘정부 주도의 계획된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한국 대중문화의 역동성을 폄훼하려는 ‘오리엔탈리즘’이 묻어나는 장면입니다.
다소 왜곡된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정부 행사의 K-POP 아이돌 동원은 그런 시각을 더욱 강화시키는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행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증거’가 되는 것이죠. 이는 K-POP의 세계적 인기를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김 박사의 지적입니다.
K-컬처 성장 비결, 위기 극복의 역사 외에도 ‘어른’들은 헷갈리는 아이돌 세대 구분법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경향시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는 매주 잘 익은 뉴스를 딱 맞게 골라 상세한 분석과 전망을 전해 드리는 경향신문의 유튜브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