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만드는 데도 때가 있다. 너무 이르면 여리고 너무 늦으면 봄맛이 지나간다. 오는 24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지난 8일 해남 대흥사에서 만난 조실 보선스님은 “올해는 비도 알맞게 왔고 봄 날씨도 좋았다”며 갓 덖은 녹차를 권했다. 중국 남방에서 청명 무렵 찻잎을 딴다면 대흥사는 곡우를 전후해 찻잎 따기를 시작한다. 함께 마시기 위해 만드는 차라 양이 많지 않아 전통적인 방식대로 일일이 가마솥에서 차를 덖는다. 찻잔에선 맑은 향이 올랐고 뒤엔 고소한 맛이 남았다. 한국의 다도를 중흥시켜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 다맥을 잇는 본류이다보니 차를 마시는 데도 특별한 법도가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스님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다반사라는 말이 있지요? 차 마시듯 밥 먹듯 일상으로 하는 일입니다. 차는 그렇게 매일 편하게 마시는 거예요. 다구가 없으면 주전자에 넣고 끓여 마셔도 됩니다.”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수석부의장인 보...
2026.05.21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