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한 미사 시간. 신부가 건네는 하얗고 동글납작한 무언가를 신자들이 받아 조심스럽게 먹는 장면은 비신자라도 한번쯤은 보았음직하다. 이 하얀 물체의 이름은 ‘제병’이다. 말 그대로 제사에 사용하는 떡(혹은 빵)이다. 밀가루에 물만 섞어 반죽한 뒤 납작하게 구워낸 소박한 이 밀떡은 미사에서 사제의 축성을 통해 ‘성체’, 즉 예수의 몸이 된다. 이 때문에 아무 재료로 아무렇게나 만들어 사용할 수 없다.전국 최대 곡창지대인 전북 김제. 지난 13일 부량면에선 이색적인 예식이 거행됐다. 제병을 만드는데 사용될 전용 밀을 파종하고 이를 기념하며 축복하는 ‘밀밭 축복식’. 직접 농사를 짓는 한마음 영농조합 장수용 대표와 도정·제분 등 제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정을 전담하는 우리농촌살리기공동네트워크 심상준 대표 등 10여명의 관계자들이 모였다.흰색 제의인 ‘카파’(cappa) 차림의 유정현 대건 안드레아 신부(전주교구 농촌사목 담당)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룰 밀알을 심는 귀한...
2025.11.19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