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출 조선시대 서화 ‘500년 만의 귀향’

김종목 기자

학고재 갤러리, 10년 전부터 사들인 30점 첫 공개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됐던 조선시대 문화재급 고서화들이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강세황의 수묵담채화

강세황의 수묵담채화

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는 4일 “일본에서 구해온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회화 30점을 공개하는 조선시대 회화전 ‘500년 만의 귀향-일본에서 돌아온 조선 그림’을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전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전시 작품은 중국 고사와 관련한 고사도(故事圖)와 준마(駿馬)·맹호(猛虎)·영모(翎毛)·서수(瑞獸) 등 동물화가 중심이다. 학고재 우찬규 대표가 명지대 미술사학과 이태호 교수의 조언을 얻어 10년 전부터 사들인 작품들이다. 사료 가치가 높은 작품은 말들이 목장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노닐고 있는 모습을 수묵채색으로 묘사한 ‘방목도(放牧圖·작자 미상)’다. 이 교수는 “조선시대 방목 그림 중 가장 앞선 시기의 것으로 태조나 태종 때 서울 아차산 기슭 목장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고재는 15~16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응방도(鷹坊圖)’도 가장 앞선 매사냥 그림이라고 밝혔다. ‘까치호랑이(작자 미상, 17~18세기)’도 이후 호랑이 그림에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평가된다.

고사도 중에는 조선 중기 문인화가 양송당 김시(1524~93)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누각산수도(樓閣山水圖, 16~17세기)’가 최초 공개된다. 달천(達川)의 ‘풍림정거도(風林停車圖, 16~17세기)’, 이인문(1745∼1821)의 ‘어촌추색도(漁村秋色圖)’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강세황의 수묵담채화도 공개된다.

이 교수는 “중국 역사와 유교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 많다. 사대성으로 비칠 수 있지만 당시 동아시아 지역 문인들이 공유하던 문화”라며 “일본이 중국에 대한 애정과 열망을 조선 작품을 통해 충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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