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분홍빛 철쭉 사이에 낮은 묘비 하나가 놓여 있었다. 영국 미들섹스연대 소속이던 라일리 중위는 1951년 1월, 스물네 살의 나이에 낯선 한국 땅에서 숨졌다. 한국전쟁에는 유엔 깃발 아래 22개국이 참전했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 이곳에 묻혔다. 공원은 1951년 유엔군사령부가 조성했고, 현재는 12개국에서 온 2328구 시신이 안장돼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인 이곳은 부산이 단순한 후방 피란지가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전시 수도’였음을 보여준다.오는 7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부산은 이 기억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50년 8월18일부터 서울 환도 때까지 부산은 1023일 동안 대한민국의 피란수도였다. 부산시가 2030년 등재를 추진하는 ‘피란수도 부산’은 수도 기능 유지와 피란민 보호, 국제협력의 흔적을 담은...
2026.05.27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