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플러스 첫 한국 콘텐츠 ‘닥터 브레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경쟁 가능할까

오경민·유경선 기자
애플TV플러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 1화가 4일 전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퍼스트룩 제공.

애플TV플러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 1화가 4일 전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퍼스트룩 제공.

애플TV플러스가 4일 국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인 <닥터 브레인>을 공개했다. 오는 12일 한국 진출을 앞둔 디즈니플러스는 올 연말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런닝맨)을 시작으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이어 공개할 예정이다. 새로 한국에 입성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하며 ‘K-콘텐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TV플러스는 한국 드라마를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인기가 검증된 웹툰·소설 등을 원작으로 했으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배우들이 출연한다. 4일 서비스 출시와 함께 1화가 공개된 <닥터 브레인>은 홍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SF 스릴러로,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만든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이선균이 주인공인 뇌과학자 고세원 역을 맡았다. 윤여정과 이민호가 출연하는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도 제작을 마치고 편성을 앞두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닥터 브레인> 기자간담회에서 김지운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지운 감독, 배우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퍼스트룩 제공.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닥터 브레인> 기자간담회에서 김지운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지운 감독, 배우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퍼스트룩 제공.

지난 3일 오후 <닥터 브레인>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흥행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힙하고 섹시한 디지털 세상을 구축한 애플과 작업을 하는 만큼 근사하고 멋진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작업에 임했다”며 “한 편이 끝날 때마다 다음 편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소를 고민하면서 작품을 만들었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닥터 브레인>은 뇌과학자 고세원이 뇌 동기화 기술을 통해 타인의 기억과 의식에 접속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의학판타지다.

매주 한 회씩 공개되는 6부작 드라마 <닥터 브레인>이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독특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 긴장감과 몰입감이 부족하다. 작품이 뇌 속 기억과 의식을 재현하는 화면 방식은 흥미롭지만, 장면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뿐 극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 예로 1화에서 뇌 동기화 후 세원의 눈에 보이는 끔찍한 괴물들은 잠시 시청자를 놀래킨 이후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세원을 둘러싸고 등장하는 다양한 조력자와 악역도 역할이 불분명하다. 이들이 왜 세원을 돕거나 방해하는지 설명이 부족하고, 왜 이 장면에 나타나서 이 순간에 사라져야만 하는지 알기 어렵다. 세원은 아무런 계기 없이 성장하고, 깨닫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장르 드라마로 문을 연 애플TV플러스와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작한다. 오는 12일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비전>으로 한국에서 첫 방송을 하는 디즈니플러스는 연내에 <런닝맨>, 블랙핑크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더 무비>, 드라마 <설강화>를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가 공개 계획을 발표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현재까지 총 7편이다.

내년에 공개되는 한국 작품들은 좀더 캐스팅이 화려하고 규모가 크다. 드라마 <비밀의 숲>을 쓴 이수연 작가가 참여한 스릴러 드라마 <그리드>에는 서강준, 김아중, 김무열, 김성균, 이시영 등이 출연한다. 동명의 강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무빙>도 기대작이다. 강풀 작가가 직접 각본을 쓰고 <킹덤> 시즌2의 박인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등이 캐스팅 된 히어로물이다. 윤계상과 서지혜가 출연하는 <키스 식스 센스>와 강다니엘, 채수빈 주연의 <너와 나의 경찰 수업> 같은 로맨스 드라마도 내년 공개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는 SBS 간판 예능인 <런닝맨>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을 연내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디즈니플러스는 SBS 간판 예능인 <런닝맨>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을 연내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첫 술에 배부르긴 어렵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진출 첫 해에 기대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고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지속해 4년째가 되는 2019년 <킹덤>을 내놓았다. 한국형 좀비 사극 <킹덤>이 국제적으로 인기를 얻자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확인한 넷플릭스는 더 많은 자본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더 큰 투자는 더 큰 성공으로 이어져 ‘선순환’을 만들었고, 그 결과 올해의 화제작 <오징어 게임>이 탄생했다. 넷플릭스는 국내 상륙한 뒤 지난해까지 5년간 투자한 22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5500억원을 올 한해 한국 콘텐츠에 쏟아부었다.

오상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14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오는 12일 출시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즈니코리아 제공

오상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14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오는 12일 출시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즈니코리아 제공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는 이제 막 한국에 진출해 한국 창작자들과 협업을 시작하는 단계다.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인하는 한국 작품을 만들기까지는 당분간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파트너사 및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오랜 기간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 온 디즈니의 노력을 한 단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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