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와 아홉 남매의 시끌벅적 일상읽음

오경민 기자

KBS1 ‘인간극장’

조그마한 체구로 아홉 남매를 먹여 살린 오연옥 할머니(93). 사람들은 할머니를 다섯 손가락 중 가장 단단한 엄지손가락을 닮았다며 ‘엄지 어멍’이라 불렀다. 22일 KBS 1TV <인간극장>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와 아홉 남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할머니는 3년 전 치매 판정을 받았다. 방금 마신 커피를 또 달라고 하고, 은행에서 찾아온 돈을 어디 두었는지 까맣게 잊어버린다. 평생을 살아온 동네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아홉 남매는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어머니를 모시기로 했다. 월요일은 첫째, 화요일은 넷째, 수요일은 아홉째, 목요일은 다섯째, 금요일은 여섯째, 토요일은 일곱째, 일요일은 여덟째…. 마을 이장인 아들은 짬짬이 들르고, 서울 사는 둘째는 1년에 두어 번 와 형제들에게 휴가를 준다. 아홉 명의 오누이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 덕분에 할머니네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자식들은 사라져가는 어머니의 기억을 붙들기보다 어머니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데 힘쓴다. 오전 7시5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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