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새별,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인공지능(AI)으로 음악을 분석읽음

윤희일 선임기자
가수 박새별. 카이스트 제공

가수 박새별. 카이스트 제공

음악 레이블 안테나 소속 가수 박새별씨(38)가 17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KAIST) 본원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석·박사학위 과정에서 공부해온 박씨는 음악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AI 분야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처럼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분석하게 만드는 ‘자연어 처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박씨는 이 기술을 활용해 언어 대신 음악을 분석하는 연구를 해왔다.

소리의 형태인 음악을 자연어 처리 방식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음표와 박자 등을 언어에서처럼 문장이나 단어의 형태로 구현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박씨는이 과정에서 ‘멜투워드(Mel2Word)’라는 알고리즘을 직접 고안해 연구에 적용했다.

‘멜로디 유사성의 정량적 측정: 자연어 처리 기법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멜로디를 텍스트로 바꿔 분석하면 단순하게 음정을 표현하는 소릿값이 아니라 단어 혹은 문장으로서 의미와 맥락을 가진 수치들로 표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씨는 “그동안 주관적인 감상과 정서의 산물로 여겨지던 음악을 객관적인 수치로 계산해 분석할 수 있는 정량적 틀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의 연구 결과는 향후 음악의 유사성은 물론 독창성·예술성·대중성까지 측정할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인간이 음악에 반응하는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실마리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4년 박사과정에 입학한 박씨는 음악 활동은 물론 강연과 대학 강의를 병행해 왔다. 2019년 학위 이수 요건을 갖췄지만 연구의 완성도를 위해 졸업을 늦춘 끝에 9년 만에 결실을 얻었다.

박 씨를 지도한 남주한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박씨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수준 있는 연구를 마무리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카이스트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한 10년여의 기간은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면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라면서 “앞으로 좋은 학자, 좋은 예술가로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박씨는 2008년 싱글 앨범 <Diary>로 데뷔한 이후 가수와 작곡가·MC·DJ 등으로 활동하면서 학업을 병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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