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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민희진 ‘어도어 대표직 재선임 요구’ 가처분 신청 각하

정대연 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이브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이브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자신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29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닌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민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하이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 중 ‘하이브는 민희진이 2021년 11월2일부터 5년 동안 어도어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도어 이사회에서 하이브가 지명한 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하이브 측이 이사회에서 하이브가 지명한 어도어 사내이사 3명에게 자신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하도록 지시하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이사들에게 신청 내용과 같은 업무집행을 지시하더라도, 이사들은 독립적으로 안건에 관한 찬반 여부를 판단·결정해야 하고, 하이브의 지시에 따라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신청 내용과 같은 가처분을 명한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법적 효과가 생기지 않아 신청의 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주가 자신이 지명한 이사에게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정한 주주 간 계약의 규정인 ‘프로큐어(procure) 조항’이 “이사 및 회사 사이의 관계에 관한 상법상의 기본 원리에 반한다는 점에서 계약 당사자 사이의 효력에 관해 논란이 있다”고도 밝혔다. 주주는 주식회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일단 선임된 이사는 주주의 뜻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의 유효성은 본안 소송에서의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현 단계에서 이 사건 조항의 유효성을 전제로 그 이행을 명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프로큐어 조항의 채권적 효력을 인정하더라도 그 조항의 내용을 강제로 이행할 것을 구하는 청구가 가능하다는 법령, 법원 선례, 학계 논의 등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이 사건 신청과 동일한 내용의 청구가 본안소송에서 인정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와 동일한 내용의 단행적 가처분을 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지난 5월31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전 대표 해임을 추진했지만, 법원이 민 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민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다만 대표이사 해임 의결에 필요한 이사회 구성원은 기존 민 전 대표 측 인사에서 하이브 측 인사들로 모두 바뀌었다. 어도어는 지난 8월27일 이사회를 열고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어도어는 지난 17일 임시주총을 열고 민 전 대표를 일단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민 전 대표는 다음달 1일 사내이사 임기 3년 만료를 앞둔 상황이었다. 하이브의 이 같은 조치는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직은 유지시키되 대표는 맡길 수 없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열린 가처분 사건 심문기일에서 민 전 대표 측은 “아이돌그룹 뉴진스와 어도어를 위해 대표직 복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하이브 측은 “지금도 뉴진스에 대한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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