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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기능만 입은 도시, 감정을 불어넣자
    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기능만 입은 도시, 감정을 불어넣자

    토마스 헤더윅, 요즘 이른바 건축계에선 이 이름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헤더윅이 쓴 책 「Humanise」가 최근 국내에 <더 인간적인 건축>이란 제목으로 번역돼 나왔다. 이 책은 마치 혁명기 대중의 각성을 선동하는 팸플릿 같다. 이 혁명에서 칼 마르크스의 지위는 안토니 가우디(1852~1926)가 맡는다. 혁명가의 손에 <공산당 선언>이 있다면, 건축가의 눈은 ‘까사 밀라’를 향해야 한다. 가우디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지은 이 집은 외벽이 물결치듯 굴곡져 전체적으로 조소 작품 같은 기운을 풍긴다. 헤더윅은 가우디의 디자인에 경외심을 감추지 않는다.반면 르코르뷔지에(1887~1965)와 미스 반데어로에(1886~1969)는 타도 대상이다. 헤더윅이 보기에 두 사람의 건축 디자인은 너무 밋밋하고 직선적이며 단조롭다. 특히 르코르뷔지에는 ‘따분함의 신’, 그의 수많은 저작에서 정립된 모더니즘 건축은 ‘컬트’다. 건축계가 헤더윅에 언짢은...
  •  [오마주]1년에 한 번,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을 보는 즐거움
    오마주

    1년에 한 번,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을 보는 즐거움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12월이 되면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크리스마스 영화, 애니메이션들을 체크해뒀다가 하나씩 봅니다. 제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방식입니다.이때 나오는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 중 한 명은 성격이 나쁩니다. 남들을 무시하고 자기만 압니다. 그러다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대체로 작고 아담한 시골마을로요. 주인공은 거기서 만난 누군가와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진 뒤 이전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크리스마스 매직’이죠.당연히 이런 영화를 볼 땐 큰 기대감이 없습니다. 서사는 단순하고, 대사는 유치하고, 결말은 똑같으니까요. 그럼 왜 보냐고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 넉넉한 크리스마스 음식은 언제 봐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
  •  한강, 스웨덴서 첫 기자회견 “2024년 계엄, 큰 충격”

    한강, 스웨덴서 첫 기자회견 “2024년 계엄, 큰 충격”

    “그날 밤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서 멈추려고 애를 쓰셨던 분들을 보았고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또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는데요.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사진)는 6일 오후 1시(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국의 ‘비상계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목된 이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 한국 언론은 물론 스웨덴 현지 언론, 해외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한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에 견주어 지난 3일 밤 벌어진 한국의 ‘비상계엄’ 상황에 대해 한 작가의 의견을 묻는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
  •  [속보] 한강 “2024년에 다시 계엄…큰 충격 받아”
    속보 

    한강 “2024년에 다시 계엄…큰 충격 받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한강은 6일(현지시간) 계엄령과 관련해 “충격을 받고 뉴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한강은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롬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난 며칠 동안 아마 많은 한국분들이 그랬을텐데, 2024년에 계엄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지난 10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한강 작가가 공개적인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언론은 물론 스웨덴 현지 언론, 해외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특히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한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에 견주어 지난 3일 밤 벌어진 한국의 ‘비상계엄’ 상황에 대해 한 작가의 의견을 묻는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서 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상황에 대해 공부를 했었다”면서 “2024년에 다시 계엄상황을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
  •  한강, 노벨 박물관에 찻잔 기증한 이유는

    한강, 노벨 박물관에 찻잔 기증한 이유는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공식 일정은 평소 사용하던 찻잔 기증으로 시작됐다. 한강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진행된 ‘노벨상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에서 옥색빛이 감도는 찻잔을 메모와 함께 전달했다.그가 쓴 메모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어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 2.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번 이상 걷기 / 3. 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잔씩만 마시기”라고 쓰고 있다. 또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시 내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마무리했다.그는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찻잔을 기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내게 굉장히 친밀하면서 소...
  •  영화 ‘러브레터’ 주연 배우 나카야마 미호 사망

    영화 ‘러브레터’ 주연 배우 나카야마 미호 사망

    영화<러브레터>(1995)로 유명한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54)가 사망했다.6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은 나카야마 미호가 이날 일본 도쿄 시부야구 에비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소속사 관계자가 연락이 닿지 않자 자택을 찾아 욕실에 쓰러진 나카야마를 발견했다. 나카야마는 이날 오사카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콘서트를 취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은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나카야마 미호는 1980년대 일본에서 아사카 유이, 쿠도 시즈카, 미나미노 요코와 함께 ‘아이돌 사대천왕’이라고 불렸던 인기 가수 출신이다. 1995년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에 주연으로 출연해 배우로서도 유명해졌다. <러브레터>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라는 대사가 널리 인용됐다. 2002년 유명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결혼했고 2014년 이혼...
  •  [오늘도 ‘툰툰’한 하루]애인에게 차이고 시작한 달리기···내일이 기다려진다
    오늘도 ‘툰툰’한 하루

    애인에게 차이고 시작한 달리기···내일이 기다려진다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저는 ‘초보 러너’입니다. 초가을 무렵 시작했으니 이제 꼭 3개월이 되었네요. 겨우 주 1회, 걷는 것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30분 남짓 달릴 뿐이지만 자발적으로 뛴다는 것 자체가 제겐 기적입니다. 몸 쓰는 일엔 평생 재주가 없었는데 그중에서도 달리기를 제일 싫어했거든요. 학창 시절 체력장 오래달리기는 늘 전교 꼴찌였던 기억이 선명합니다.웹툰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의 주인공 ‘태수’도 과거의 저만큼이나 달리기를 질색하는 인물입니다. 스포츠웨어 전문 회사에 다니는데 운동과는 거리가 멀고 라면, 과자를 입에 달고 살죠. 당연히 과체중에 저질 체력입니다. 그런 태수에게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합니다. “솔직히 태수씨랑 다니면 재미없어. 그냥…지겨워.”무료한 일상에 변화를 주기에 실연만 한 게 없죠. 태수는 이 기회에 달라져 보기로 합니다. 소꿉친구 ‘바람’처럼 달리기를 하면서요.바람은 뛸 ...
  •  뉴진스 “어도어 소송 유감···우린 투자금 초과하는 이익 돌려줬다”

    뉴진스 “어도어 소송 유감···우린 투자금 초과하는 이익 돌려줬다”

    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가 자신들을 상대로 한 어도어의 전속계약확인 소송에 대해 “저희는 더이상 어도어 소속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뉴진스는 6일 입장문을 통해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2024년 11월29일부터 더이상 어도어 소속이 아니다”라며 “어도어는 저희 활동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멤버들은 “전속계약에는 어도어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저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분명히 기재돼 있다”며 “저희에게 5년 더 일을 강요하는 것은 비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말했다.어도어는 전날 ‘뉴진스와 어도어 간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전속계약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뉴진스처럼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다면, 회사의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는 현 K팝 아이돌 시스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는 “저희는 이미 투자금을 초과하는 이익을 어도...
  •  사라져 가는 ‘전통 매사냥’ 진안서 만나다

    사라져 가는 ‘전통 매사냥’ 진안서 만나다

    7일 진안군 매사냥체험홍보관·백운면 일대서 공개 시연회전북 진안군은 6일 전북 무형문화재 20호 매사냥 공개 시연회를 7일 진안군 매사냥체험홍보관과 백운면 일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한국민속매사냥보존회가 전통 매사냥을 알리기 위해 2007년부터 해마다 열어온 행사다.매사냥은 길들인 매로 꿩이나 토끼 등을 잡는 것으로, 고구려를 중심으로 삼국시대부터 성행했다. 일제강점기에도 매사냥을 허가받은 민간인이 1740명에 달할 정도로 전통을 이어왔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기간 왕실에서 민중에 이르기까지 전해왔던 놀이문화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8년 박정오 응사를 보유자로 전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대전시도 2000년에 매사냥을 시무형문화재 8호로 지정했다.매사냥은 보통 12월에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한다.이날 시연회가 열리는 전북 진안은 전북 동부 내륙의 산악지대다. 특히 백운면 일대는 지세가 높고 산세가 험해 골짜기...
  •  [책과 삶] “힐링이란 누군가의 감정을 소모해 얻는 것 아닐까”
    책과 삶

    “힐링이란 누군가의 감정을 소모해 얻는 것 아닐까”

    두리안의 맛김의경 지음|은행나무|292쪽 |1만6800원마흔한 살이 되던 해, ‘나’는 혜수에게 호캉스를 가자고 한다. 서른살 때 ‘나’와 혜수는 마흔이 되면 유럽으로 우정여행을 떠나자고 약속한 적이 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졌으니, 최고급 호텔에서 2박3일을 보내고 싶었다. 1박에 100만원이 넘는 숙박비는 평소 같았으면 부담스러웠을 금액이었다. 하지만 ‘나’는 마침 달갑지 않은 공돈이 생긴 터라 호캉스로 빨리 이 돈을 써버리고 싶기도 했다. 주저하는 혜수를 설득해 떠난 대망의 호캉스 날, 적당히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호텔은 기대 이상이었다. 통창과 대리석 바닥, 넓은 침대, 방 안에 자리 잡은 자쿠지와 습식 사우나끼지. 호텔은 ‘힐링’을 위한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혜수는 좀처럼 호캉스를 만끽하지 못하고, ‘나’ 또한 그런 혜수를 보며 짜증과 우울감이 몰려 오기 시작한다.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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