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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로렌 곁들인 두 시간짜리 북한식 선전물”이라는 ‘멜라니아’
“랄프로렌 곁들인 두 시간짜리 북한식 선전물”이라는 ‘멜라니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가 개봉과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례적인 흥행과 평단의 혹평, 지지층의 압도적 호평이 맞물리며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을 드러내는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멜라니아>는 트럼프 2기 취임식을 앞둔 지난해 1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의 20일간의 행보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멜라니아가 취임식을 준비하고 백악관 재입성을 준비하는 과정을 비롯해 그의 사적인 모습과 미공개 영상 등이 포함됐다. 영화는 개봉 첫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약 700만 달러(약 100억 원)를 벌어들이며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콘서트 영화를 제외한 다큐멘터리로는 14년 만의 최고 개봉 기록이다. 관객층은 뚜렷했다. 플로리다·텍사스 등 공화당 우세 지역의 백인 중장년층 여성이 주를 이뤘다. 예매 수치의 72%를 55세 이상 여성이 차지했으며, 인종별로는 백인 비율이...

연재

2026.02.17
  • [책과 삶]홀로는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지 말라
    [책과 삶]홀로는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지 말라

    “엠마누엘 레비나스는 신이 1941년에 떠났다고 했다. 내 신은 1975년에 떠났다. 그리고 1978년에도 1982년에도, 1990년에도 떠났다.”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사는 70대 여성 알리야는 신은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가족과 세상에서 이렇게 밀려날 수 없다고 말한다. 세상이 자신을 ‘불필요한 여자’로 여긴다는 생각에 고립을 택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지식과 사유는 놓지 않는다. 일리야는 20대 초반 이혼한 뒤 50여년간 혼자 살며 약 37권의 책을 아랍어로 번역했다.전쟁의 포화가 베이루트를 덮은 순간에도 그는 책과 함께였다. 늘 번역을 했지만, 딱히 목적이나 쓸모는 없었다. 주변인들과 담을 쌓고 지낸 그에게 책은 가장 친한 친구였고, 번역은 노년의 외로움을 이겨낼 유일한 창구였다. 자신의 집이 다른 이는 들어올 수 없는 자신만의 성이 됐다고 느낀 순간, 그의 집에 연을 끊었던 가족과 이웃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불필요한 여자>...

    2026.02.05 20:56

  • [새책]인터메초 外
    [새책]인터메초 外

    인터메초아버지의 죽음 이후 두 형제에게 찾아온 삶의 막간에 대한 이야기다. <노멀 피플> 등을 통해 불안한 현대인의 심리를 정밀한 언어로 포착해온 작가의 신작. 젊은 세대의 불안과 고뇌를 포착해온 작가는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라고 불리기도 한다. 샐리 루니 지음. 허진 옮김. 은행나무. 2만1000원프루스트 클럽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독을 목표로 모인 10대 독서 클럽 이야기. 윤오, 나원, 효은 세 아이는 길고 난해한 소설을 함께 읽고 각자가 가진 상처와 슬픔을 이해하고 보듬는다. 아이들에게 프루스트의 소설을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였을까. 김혜진 지음. 바람의아이들. 1만7800원사막의 바다어슐러 K 르 귄 등의 작품을 옮기며 번역가로서 명성을 쌓아온 이수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2056년 기후재난 시대에 다국적기업 프로젝트의 비밀을 파헤치는 두 여성의 로드무비. 탄소 중립, 전쟁 등 오늘날 가장 ...

    2026.02.05 20:55

  • [책과 삶]소리 빚는 ‘제2의 악기’ 콘서트홀, 그 내밀한 속사정
    [책과 삶]소리 빚는 ‘제2의 악기’ 콘서트홀, 그 내밀한 속사정

    콘서트홀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행위와 듣는 행위가 교차하는 장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건축작품이다.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멋진 음악은 지휘자와 연주자의 역량이기도 하지만 콘서트홀 음향설계의 ‘품질’도 한몫을 한다. 콘서트홀을 제2의 악기라고 부르는 이유다.일본 도쿄의 산토리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프랑스 파리의 필하모니 드 파리,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 필하모니, 한국 롯데 콘서트홀의 공통점 하나는 많은 클래식 거장들이 입 모아 콘서트홀의 음향을 칭찬했다는 점, 또 하나는 도요타 야스히사가 음향설계를 맡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음향설계사 도요타 야스히사와 음악평론가가 나눈 대담을 음악저널리스트가 정리한 것이다. 콘서트홀이라는 공간을 중심에 두고 음향과 음악, 건축에 관해 나눈 폭넓은 식견을 들여다볼 수 있다.또 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눈을 뜨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 배치를 보면 보통 현악기가 앞에 있고 그...

    2026.02.05 20:54

  • [책과 삶]분노·교만…생물학적 문제일 수도
    [책과 삶]분노·교만…생물학적 문제일 수도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 기독교의 ‘일곱 가지 대죄’다. 저자는 이 죄악들이 “도덕적 문제라기보다는 생물학적 문제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임상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를 설득한다.인간의 뇌 영역은 대형 유인원보다 3배 크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과 유인원의 차이는 뇌 크기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뇌 영역이 어떻게 조직돼 있는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미국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던 젊은이 게이지는 폭발 사고로 뇌 손상을 입었다. 예의 바르고 사려 깊은 성격이던 그는 사고 이후 화를 잘 내고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저자는 게이지와 비슷한 뇌 손상을 입은 이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이마엽 손상이 분노를 불러왔다고 판단한다. 이마엽은 눈 바로 위쪽부터 뇌 중심점까지 뻗어 있는 영역으로, 충동성과 분노를 비롯한 본능들을 조절하고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2026.02.05 20:54

  • [책과 삶]유배지에서 배곯았던 \'명문가 미식 선비\'···허균, 고통 속에서 써내려간 그리운 맛
    [책과 삶]유배지에서 배곯았던 '명문가 미식 선비'···허균, 고통 속에서 써내려간 그리운 맛

    인생이 고난에 처하거나 황혼기에 들어서면 홀연히 과거가 그리워진다. 그때 함께 따라오곤 하는 것이 추억의 음식들이다. 그 음식들에는 십중팔구 그리운 사람, 장소, 일화 등이 배어 있다.모함일 가능성이 다분한 죄를 뒤집어쓰고 유배당한 <홍길동전>의 허균도 그랬을 것이다. 막 귀양살이를 시작한 마흔한 살의 허균에게 허기가 밀려오듯 추억의 먹거리들이 떠올랐다. 방풍죽, 석이버섯떡, 대만두, 참외, 모과, 홍합, 방어, 석화, 곤쟁이새우… 그는 유배 시절을 “쌀겨마저도 부족하여 밥상에 오르는 것은 상한 생선이나 감자·들미나리 등이었고 그것도 끼니마다 먹지 못하여 굶주린 배로 밤을 지새울 때”라고 했다. 명문가 출신으로 진귀한 것을 많이 먹고 자란 미식가 허균은 먹거리 100여가지를 테마로 <도문대작>이라는 음식 노트를 썼다.사실 <도문대작>은 형식상 짤막한 정보나 단편적인 기억을 적어 놓은 일종의 메모이다.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인 ...

    2026.02.05 20:53

  • [책과 삶]법률가의 미국, 공학자의 중국…최후 승자는?
    [책과 삶]법률가의 미국, 공학자의 중국…최후 승자는?

    ‘법률가가 이끄는 나라 VS 공학자가 만드는 나라’<브레이크넥>에서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의 작동 방식이다. 그동안 미·중관계를 설명해온 학술적 논의의 틀은 패권 경쟁, 체제 경쟁, 기술 패권, 공급망과 디커플링 등으로 비슷했다. 미국의 패권에 중국이 도전한다는 구도 속에서 군사력과 동맹, 이념과 제도 등 거시적 구조 차원에서 논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책의 질문은 시작부터 다르다. ‘왜 중국은 이렇게 빨리 만들 수 있었고, 미국은 점점 만들지 못하게 되었는가.’‘브레이크넥(breakneck)’이라는 제목은 ‘목이 부러질 만큼 위험한 속도’, 파국을 예감하는 질주를 뜻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고속 성장과 대규모 인프라 건설 등 압도적인 속도를 가리키는 동시에 그러한 방식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남긴 균열까지 비춘다. 1992년생인 저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해온 기술·산업 분석가로, 중국의 제조 현장과 기술 생태계를 관찰해...

    2026.02.05 20:53

  • [새책]중요한 몸 外
    [새책]중요한 몸 外

    중요한 몸주디스 버틀러가 성과 관련된 수많은 질문을 야기한 <젠더 트러블>로부터 3년 뒤, 몸과 물질에 관한 논의를 다룬 책. 몸이 단지 생물학적 실체가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규범 속에서 구성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몸의 ‘정상성’은 권력과 정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승준 옮김. 알렙. 2만8000원언어의 본질주류 언어학 주변부에 머물던 ‘의성의태어’와 인간 특유의 ‘가설형성 추론’을 축으로 언어 학습 과정을 조명한다. 의성의태어를 신체 감각과 소리를 연결해 기호를 현실에 뿌리내리게 하는 ‘언어의 출발점’으로 재정의한다. 이마이 무쓰미·아키타 기미 지음. 김경원 옮김. 아르테. 2만8000원겸재 정선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화인열전>을 전면 개정해 조선 화가들을 다루는 시리즈의 첫 권. 겸재의 예술을 진경산수의 모색기, 화풍 확립기,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원숙기로 나눠 살펴본다. 올바른 삶을 중시한 이들이라는 뜻에...

    2026.02.05 20:48

  • [그림책]이상한 나라의 보통 사람은 이상한 사람인가, 보통 사람인가
    [그림책]이상한 나라의 보통 사람은 이상한 사람인가, 보통 사람인가

    거리를 걷는 사람의 배낭 위엔 흰 새가 올라타 있고, 카페에 앉은 사람은 떡하니 ‘가짜뉴스’라고 적힌 신문을 읽는다. 옆집 굴뚝엔 바나나가 꽂혀 있다. 그 집 아저씨가 가꾸는 정원엔 낙타가 보인다. 아이가 가는 곳곳마다 이상한 사람들, 그리고 조금씩 어긋난 풍경들이 지나간다.이 그림책은 이렇게 노골적인 장면들로 독자를 맞이한다. ‘이상함’은 처음부터 책장 한가운데에 놓인다. 일러스트레이터 카타리나 소브럴이 그린 세상에선 보라색 나무가 자라고 자전거 안장은 핫도그로 만들어진다. 현실을 닮았지만 현실 같지 않은 일상의 모습들은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는다. 왜 여기에 이게 있지?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 피식 미소가 새어 나온다.웃음기 가득한 장면들 속에서도 아이의 시선은 진지하다. 작가 빅터 D O 산토스는 예리한 아이의 눈을 빌려 이상한 사람들을 바라본다. 아무도 믿으면 안 된다고 당부하며 자신의 말을 꼭 명심하라는 남성, 남들을 신경 쓰다 보면 상상력이 사라진다...

    2026.02.05 20:47

  • [금요일의 문장]문학은 항상 시대의 전위에 서야 한다
    [금요일의 문장]문학은 항상 시대의 전위에 서야 한다

    “문학은 언제나 영원한 희망을 추구하며, 그러려면 영원한 청춘의 자세로 항상 그 시대의 전위에 서야 한다. 따라서 전위주의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항상 가장 절실한 미학 사상의 등대가 된다. 오늘날 문학 역시 이런 전위주의를 탐구해야 될 처지임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모든 시대는 전위주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상처와 화살, 인문학으로 세상 읽기>, 보리동서양 고전을 넘나들며 문학을 비롯해 철학, 역사, 예술, 사회, 종교, 미학에 이르는 인문학 명저 200여권을 바탕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책이다. 책의 제목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필록테테스의 이야기에서 따왔다. 상처를 딛고 날아가 트로이 전쟁을 끝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그의 화살처럼, 인문학은 언제나 세상의 상처 속에서 더욱 빛난다는 뜻이다. 저자인 문학평론가 임헌영은 “정치학이 인간의 행위를, 경제학이 의식주를, 철학이 사색을. 과학이 육체를, 종교가 영혼을 다룬다면, 문학은 인간의 모...

    2026.02.05 20:46

  • [책과 삶]그들의 머니게임 안에 평등이란 규칙은 없다
    [책과 삶]그들의 머니게임 안에 평등이란 규칙은 없다

    위기의 순간을 서두에서 대뜸 보여주는 책은 흥미진진한 요즘의 넷플릭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나’는 진땀을 흘린다. 과거 대형 은행 트레이더였던 누군가가 ‘감히’ 직장을 먼저 관두려고 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다. 은행은 쉽게 그를 놓아주지 않았단다. 거래명세 등을 모조리 조사했고 트집을 잡아 소송을 걸었다. 그 트레이더는 끝내 파산했다.‘나’인 저자가 불안해한 건, 그 역시 씨티은행 영국 지부의 트레이더이며 ‘감히’ 안전한 퇴사를 꿈꿨기 때문이다. 실제로 훗날 씨티은행은 그를 집요하게 잡았다. 하지만 저자는 은행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책은 2008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영국 금융계에 입성한 저자가 6년 만에 그곳에서 무사히 나온 얘기를 풀어 쓴 회고록이다.‘백만장자를 꿈꾸는 춥고 배고픈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서문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식의 성공담을 기대하게 되지만, 저자는 런던 빈민가 출신일 뿐 탁월한 수학 천재다. 그는 능력을 숨길 생각...

    2026.02.05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