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차에 언제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안전’이다. 무겁거나 투박함의 동의어로 읽히지만 한편으로 세계 최초의 추돌방지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안전장치들을 경험하게 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기에 운전의 ‘재미’까지 더해지면 어떨까. 지난 주말과 휴일 시승한 2012년형 볼보 XC60(D5)는 재미와 안전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XC60은 크로스컨트리(XC)의 성능과 스포티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전달하는 볼보차의 차세대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특히 4륜구동의 강한 접지력은 겨울철에 더욱 매력을 발산한다.
디자인은 2011년형과 달라진 게 없다.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하면서도 날렵한 스포티함을 갖췄다. 정통 SUV보다 낮은 차체는 안정감을 더했다. 대형 그릴과 불룩한 보닛의 캐릭터 라인은 XC60만을 대변하는 포인트다.
센터페시아에 기능 몰려 조작 쉬워 = 대부분의 기능은 센터페시아에 몰려 있어 조작이 쉽다. 사람모양의 공조장치와 컨트롤러는 한 눈에 들어오고 매립형 모니터는 운전석과 멀지 않아 조작이 간편하다. 다만 내비게이션의 상단 화면이 일부 잘려나가는 점은 아쉬웠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를 3단계로 조절하는 기능도 이채롭다. 림 전체에 우드로 감싼 스티어링 휠은 의외로 손에 잘 감겼다. 뒷좌석까지 이어지는 선루프는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했다. 선루프를 덮는 블라인드도 전동식이다. 두가지 색깔의 내부 가죽은 심플하면서도 깨끗한 인상을 줬다.
조수석은 성인이 앉아서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로 앞 공간이 넓다. 2열 역시 성인이 앉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좌우 공간이나 헤드룸도 충분하다. 좌석의 메모리는 3가지가 자동 저장된다. 트렁크는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쉽게 열려 힘이 약한 여성도 쉽게 열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닫을 때도 터치 한번이면 족하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조용한 시동음이 전해졌다. 디젤차량이지만 귀에 거슬리는 소음은 없다. 저속주행에서는 특히 정숙성이 뛰어났다. 가속시에는 볼보만이 가지는 묵직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가속할 땐 기분좋게 엔진음이 들리는 동시에 몸의 무게중심이 뒤로 옮겨지며 힘있게 치고 나간다. 2011년형에서 업그레이드 된 D5 엔진 덕분이다. 2400㏄의 직렬 5기통 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기존 최고출력 205마력에서 215마력으로 개선됐다. 최대토크 역시 42.8㎏·m 에서 44.9㎏·m로 개선돼 출발시 밟으면 밟는대로 탄력있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다.
시속 160~170㎞로 속도를 높혔다. 스티어링은 묵직하게 고정됐고 코너링에서는 민첩하고 안정감을 더했다. 접지력 제어 시스템(DSTC) 때문이다. 무게중심이 낮으면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서스펜션 덕에 승차감도 우수해 운전의 재미를 안겨준다. 연비도 한결 나아졌다. 공인연비는 기존 11.6㎞/ℓ에서 13.9㎞/ℓ로 업그레이드 됐다.
시티 세이프티·블리스 등 안전 강조 = ‘안전’의 대명사답게 XC60에는 여러 안전장치들이 있다. 시속 30㎞ 이하로 주행할 때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 차량을 멈추는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가 있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추돌방지시스템이다. 저속에서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술로 전방 7m 이내의 추돌 위험 직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제동을 가해 차량을 세운다. 이 기능의 원리는 룸미러 앞쪽에 탑재된 레이저 시스템 덕분이다. 1초에 약 50회에 걸쳐 전방 장애물 및 거리를 측정한다. 업계 최초로 메리츠화재를 통해 자기차량손해 담보 기본보험료 5.5% 인하 상품을 선보여 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블리스(Blis)와 차선이탈감지 시스템도 있다. 블리스는 좌우 사각지대의 물체를 감지하면 운전석 왼쪽과 조수석 오른쪽에서 경고 램프가 깜빡인다. 차선이탈기능은 차선을 이탈하는 것을 감지하면 어김없이 경고음을 내줘 운전 중 졸음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XC60의 2011년형의 판매 가격은 6200여만원(부가세 포함) 수준이다. 2012년형의 가격대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