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26일 ‘운명의 날’…토레스 흥행 힘입어 부활할까

김상범 기자

공정위, KG그룹과 기업결합 승인

26일 회생계획안 최종 의결만 남아

위기 때마다 버팀목 된 신차 효과

“전기차 모델 확장해 시장 넓혀야”

쌍용자동차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가 출시 2개월 만에 24일 기준 누적 계약대수가 6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쌍용차의 지난해 국내 전체 판매량(5만6363대)을 넘는 수치다. 이번 토레스의 인기몰이가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는 상황과 맞물려 있어서다.

쌍용차는 1954년 창사 이래 잦은 주인 교체로 번번이 몸살을 앓았다. 그나마 버팀목이 돼온 건 구세주처럼 나온 인기 차종들이다.

1990년대 무쏘와 코란도는 ‘SUV 명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외환위기로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효자모델로 위기를 탈출했다. 2001년 렉스턴과 무쏘 스포츠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 때부터 늪에 빠졌다. 2009년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암흑기에 들어갔다. 이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쌍용차는 2015년 ‘티볼리’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다른 신차 효과를 못 본 상태에서 기아 니로, 현대차 코나 등 국내외 동급 경쟁모델까지 가세하자 쌍용차는 코너로 내몰렸다. 결국 마힌드라마저 경영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쌍용차의 운명을 결정지을 회생계획안 의결이 26일로 다가왔다. 채권단이 동의하면 쌍용차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는다.

일단 과정은 순조롭다. 인수 예정자인 KG컨소시엄은 지난 19일 인수대금(3655억원) 중 잔액 3319억원을 쌍용차 측에 완납했다. 마침 공정거래위원회도 24일 KG가 쌍용차 주식 약 61%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회생계획안을 최종 의결하는 관계인집회는 2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다. 이날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쌍용차가 다섯번째 주인인 KG그룹 품에 들어갈 경우 회생절차를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쌍용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5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79억원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토레스의 반짝 효과를 넘어 정상궤도에 들어서려면 상하이차, 마힌드라를 반면교사 삼아 장기 발전계획과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동화 모델로의 변신이 생존에 필수요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쌍용차는 올해 초 출시한 ‘코란도 이모션’ 외에는 이렇다 할 전기차 모델이 없다.

수출 물량 확대도 숙제다. 연 10만대에 못 미치는 내수 판매량만으로는 획기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로 인해 (현지 공장이 없는) 쌍용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은 노리기 어렵게 됐다. 유럽 등 여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전동화가 필수”라며 “근로자 재교육, 설비 현대화, 연구개발 인력 충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관계인집회의 성공 열쇠는 회생채권자들, 그 가운데서도 쌍용차 협력사 340여곳으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이 쥐고 있다. 이 협력사들은 쌍용차가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부품 대금 등을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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