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패 쥔 현대차…고? 스톱? 딜레마

박순봉 기자

중국시장, 유지하자니 적자 심화되고 철수하자니 기회비용 크고…

중국패 쥔 현대차…고? 스톱? 딜레마

지난달 현대차·기아 점유율 1.7%
작년 2~3%에서 입지 더 좁아져

중, 자국 전기차 사업 집중 육성
윤 정부 미국 위주 외교도 부담

대형 시장, 철수 후 재진입 힘들어
“제네시스 등 고급 모델 주력해야”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 사업 적자를 메꾸기 위해 계속적인 자금 수혈을 해야 하는 데다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하고 있는 전기차도 중국 내 자체 브랜드 육성 정책으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미·중 경제 전쟁 등 외교적 환경도 부담거리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은 몇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왔다. 20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중국에서 1.7% 수준이다. 지난해 2~3% 수준에서 더 줄었다. 2011년에는 9.8% 수준이었다.

기아가 지난 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어려움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중국 합작법인인 장쑤위에다기아는 지난 3분기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부채총액이 2조2792억원인데, 자산총액은 2조1240억원이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다. 장쑤위에다기아는 지난해 3분기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기아는 앞서 올해 초 7200억원을 증자했다.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긴급 수혈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라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기아는 연간 65만대를 중국에서 판매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6만8000대 정도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에선 후발국이었던 중국이 자체 브랜드 육성에 집중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전기차 선도 전략을 내세웠지만 중국 내 브랜드는 국가적 지원을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선 경쟁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중국 법인은 현지회사와 합작 형태로 운영 중이다. 기아는 위에다그룹과, 현대차는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합작한 상태다. 두 그룹 모두 중국 국영기업이다. 국가적으로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상황에서 국영기업이 온전히 현대차그룹의 성공을 위해 힘을 쓰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미·중 줄타기 외교 전략에서 미국을 중심축으로 한 외교로 전환한 상황도 부담이 되는 지점이다.

현재 중국에서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중국 시장은 철수하면 다시 들어가기가 어렵고 또 포기할 수도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도 중국 내 사회적 책임(CSR) 분야 최고 기업으로 7년 연속 선정됐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 여전히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전 세계 친환경 자동차 절반이 판매되는 소비대국이다. 포기할 수는 없는 나라”라면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서 중국 기술이 아직 쫓아오지 못한 프리미엄급인 제네시스 모델을 위주로 판매하는 전략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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