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EV6, 미국 판매 급감···IRA 충격파 내년에 온다읽음

박순봉 기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그룹 제공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의 미국 판매량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지난 7월부터 미국 판매량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선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이 현실화됐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판매 감소에는 아직 IRA 여파는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은 공급 물량이 줄었고 신차 효과까지 떨어진 탓이 더 크다. 8월16일 시행된 IRA 충격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8월 이후 계약 물량이 그때쯤 인도되기 때문이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의 11월 미국 판매량은 전달 대비 급감했다. 아이오닉 5 11월 판매량은 1191대로 10월달(1579대) 대비 24.6% 감소했다. EV6 11월 판매량은 641대로 10월(1186대) 대비 46% 줄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체 판매량이 1년 전보다 각각 43%, 25.1% 늘어난 6만3305대, 5만6703대씩으로 신기록을 달성한 것과 대조된다.

사실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은 올해 6월 2853대로 정점을 찍고 이후 7월(1978대)부터 급감했다. EV6도 정점을 찍은 건 올해 3월(3156대)이다.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서 최근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러한 판매 감소세는 IRA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상당수는 IRA 시행 이전에 계약돼 보조금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를 사는 미국 고객은 적어도 5~6개월 정도 대기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미국 공장 지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미국 공장 지도 현대차그룹 제공

IRA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조건을 달았다. 전기차가 북미에서 생산돼야 하고, 배터리 원자재도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생산 혹은 가공돼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한국에서 전기차를 대부분 생산하기 때문에 미국 고객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려고 최근 기공식을 했다.

이에 IRA 여파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걸로 예상돼 그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IRA 시행 이후 계약된 물량이 판매량으로 집계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IRA로 인한 영향이 더 빨리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이 담긴 IRA 조항이 개정될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IRA 관련 질문에 “미국과 나는 사과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다만 법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정이 필요한 작은 결함이 있다”고 밝혔다. 동맹국들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라 중국산 공급망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IRA 취지를 설명했다. 바이든은 “근본적으로 유럽국가들이 IRA에 참여하거나 독자적인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미세한 조정 사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IRA 2차 의견서를 미국 재무부에 제출했다. 복잡한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 상업용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우리 기업이 최대한 활용 가능하도록 적용범위를 확대 해석 해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달 4일 1차 의견서에는 친환경차 세액공제 기준 적용은 3년간 유예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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