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따른 위기 타개책으로 ‘안방’인 독일 공장 폐쇄와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던 폭스바겐이 정리해고는 일단 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빌트암존탁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가 폭스바겐에서 일했던 직원도 있다. 나는 그들의 손자도 여전히 이곳에서 일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이날 재무 담당 이사를 교체하고 골프·티구안·투아렉 등 폭스바겐 대표 모델의 가격을 최대 2500유로(약 371만원) 인상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도 함께 제시했다.
블루메 CEO는 그러나 현재 방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긴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소 독일 내 공장 2곳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현재로선 계획대로 추진할 공산이 커 노조의 반발과 독일 정치권의 우려 등 파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2일 독일 내 공장을 최소 2곳 줄이고 1994년부터 유지해온 고용안정 협약도 해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6년까지 100억유로(약 14조8000억원)로 책정한 비용 절감 목표를 40억∼50억 유로(약 5조9000억∼7조4000억원) 더 높인다는 게 경영진 계획이었다.
독일 제조업의 상징인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내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각종 구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연방정부는 법인이 구매하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일부 되살리기로 했고, 사회민주당(SPD)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해 생산비용을 줄이거나 주4일제 근무로 정리해고를 막아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자회사 아우디의 벨기에 브뤼셀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공장의 앞날을 명확히 밝히라며 차량 약 200대의 열쇠를 훔쳤다고 dpa통신이 벨기에 벨가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아우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8 e트론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 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약 3000명이 근무하는 이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천막을 치고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다.